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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국정연설 '중산층 지원 정책' 강조...북한 언급 없어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새해 국정연설에서 올해를 ‘행동하는 해’로 만들자며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내용을 집중적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예상대로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28일)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새해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밤 9시부터 10시 20분까지 약 1시간 20분 가량 연설을 통해, 올해를 “행동하는 해”로 만들자고 말했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당파적 교착상태에 벗어나 경제적 기회를 회복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며 만일 의회가 협조하지 않으면 자신이 독자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연설 내용을 하나씩 짚어보죠.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행동하는 해’는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말 그대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의회와 행정부가 함께 노력하자는 겁니다. 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한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Let's make this the year of action. That's what most Americans…” 올해를 ‘행동하는 해’로 만들자며 이는 대부분의 미국민들이 원하는 것이고 의회와 함께 우리 모두가 국민들의 삶, 희망, 열망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의회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조치를 취하겠다는 대목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국정연설에서 눈여겨 볼 대목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각종 지원정책과 소득불균형 해소,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경제 현안들을 제안하면서 일단 의회의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는데요. 이 부분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But America doesn't stand still and neither will I. So whenever…”

미국은 가만히 있지는 않고 나 역시 그럴 것이다. 따라서 미국인 가족들에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 의회 입법 과정 없이도 언제든, 어디서든 내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일을 하겠다는 뜻인가요?

기자) 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 직전에 여러 행정명령을 내렸는데요. 대표적인 한 가지는 연방정부의 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한 시간당 최저 임금을 현행 7달러 25센트에서 10달러 10센트로 올린 것입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요구해 온 연방 최저임금법의 개정 작업을 거치지 않고도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겁니다.

진행자) 또 어떤 행정명령을 내렸습니까?

기자)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퇴직후 생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부 주도의 퇴직연금계좌인 ‘마이알에이(myRA)’를 만들도록 명령했습니다. 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6개의 생산연구소를 설립하고, 연방 직업훈련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서 고용주들의 요구에 따른 이른바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설하도록 명령한 것도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의회를 향해 100만명 이상의 장기 실업자에게 적용되는 실업수당 지급 프로그램을 3개월 이상 연장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문제 이외에 또 어떤 국내 현안들이 다뤄졌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으로 언급한 것은 의회 상원은 통과했지만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중인 이민개혁법 문제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잘못된 이민제도를 고치는 일이야 말로 경제 회복과 직결된다고 말했는데요. 이 부분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Independent economists say immigration reform will grow our economy…”

경제 전문가들은 이민개혁이 미국의 경제를 성장시키고 앞으로 20년간 1조 달러의 적자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미국에 이민 와서 그들의 꿈을 실현할 뿐 아니라, 학업에 임하고, 연구 개발을 통해 미국에 공헌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또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총기규제와 관련해서도 의회의 협조를 요청해 오지 않았나요?

기자) 네. 미국 내에서 벌어지는 총격 사건들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보다 엄격한 총기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지론인데요. 연설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Citizenship means standing up for the lives that gun violence steals from us…”

시민권은 생명을 옹호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총기 폭력은 그것을 강탈해 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회가 함께 하든 그렇지 않든 더 이상 무고한 시민들이 비극을 겪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 도중 여성들로부터 일제히 환호를 받기도 했는데요,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기자) 여성의 역할과 남녀 평등을 강조한 대목이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능력있는 여성들이 직장에서 같은 조건의 남성들에 비해 대부분 보수가 적은 상황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Today, women makeup about half our workforce. But they still make 77…”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들이 오늘날 미국 노동 인구의 절반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이 1달러를 벌 때 77센트 밖에 벌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외교 안보 분야에서는 어떤 현안들이 언급됐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의 핵개발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지금은 제재보다 외교가 필요한 국면임을 역설했습니다. 이 부분도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And it is American diplomacy, backed by pressure, that has halted the…"

진전이 없던 이란의 핵 문제가 10여년 만에 정상으로 되돌려 지는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미국의 외교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만일 의회가 이 시점에 대화를 망칠 수 있는 추가 제재안을 내놓는다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북한이나 한반도 문제는 언급이 없었습니까?

기자) 이번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이나 한반도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다만 아시아-태평양 중시 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고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올 연말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를 마무리하겠다는 일정을 재확인했습니다. 또 아프간 정부가 새 안보협정에 서명할 경우 소수의 미군을 주둔시켜 정부군을 훈련하고 지원하겠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일일이 주요 참석 인사들을 거론하기도 하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거나 강조하기 위해 각 주제에 맞게 주요 참석 인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극적인 효과를 연출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셸 오바마 여사의 옆자리에는 미군 상이 용사인 코리 렘스버그 중사가 자리해서 주목을 받았고요. 교육 문제와 학자금 등을 언급할 때 그 자리에 초청된 학생의 이름을 호명하기도 했습니다. 또 주요 법안을 제안한 의원들이나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관료들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이 때마다 촬영용 카메라가 정확히 관련자들의 얼굴 모습을 비추고 이름과 직책을 자막으로 내보내는 등 사전에 준비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국정연설에는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가족들도 참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저희 VOA방송이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인데요. 케네스 배 씨의 어머니 배명희 씨와 여동생인 테리 정 씨가 민주당 소속 찰스 랭글 하원의원의 주선으로 국정연설이 진행된 하원 의사당에 초청돼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비록 오바마 대통령 연설 도중에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배 씨의 가족들은 같은 날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도 면담하는 등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배씨 석방 노력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직후에 공화당의 입장 발표도 있었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해마다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있은 뒤에는 곧바로 상대당의 대응 연설이 진행되는데요. 공화당에서 올해 연설자로 나선 인물은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하원의원입니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민을 더욱 힘들게 하고 미국 경제를 뒷걸음질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공화당은 자유 시장을 존중하며 정부가 국민을 위해 결정을 해주는 게 아니라 국민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권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의회와의 정면 대결을 예고한 셈이 됐는데요. 앞으로의 정국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그리 밝지 않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특히 공화당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6년간 지속해 온 ‘대결의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미국 정치권 갈등이 올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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