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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 “북한 붕괴시 핵무기 제거 불가능…한-중 갈등 심각할 것”


북한이 6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제시된 과업 관철을 다짐하는 평양시 군중대회를 열었다.
북한이 6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제시된 과업 관철을 다짐하는 평양시 군중대회를 열었다.
북한의 붕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 초빙교수가 전망했습니다. 주민들의 저항은 물론 내부 권력경쟁도 위험 수위에 다다르지 않았다는 겁니다. 다만 붕괴가 현실화할 경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제거는 불가능하며, 북한 문제 처리를 놓고 한국과 중국 간 심각한 갈등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위트 교수는 북한 전문사이트인 ‘38노스(38north.org)’를 운영하고 있으며, 반관반민 회의 등을 통해 북한 외교 관리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습니다. 위트 교수를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급변사태 논의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위트 교수) “Well, I think even in the aftermath of his execution, it’s a real long shot…”

급변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현재로선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급변사태 예측이 오랫동안 반복돼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상황이 벌어지길 바라는 희망 때문에 자꾸 이런 예측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기자) 장성택 처형이 김정은 권력 공고화와 더 관련이 깊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분석하시는 건가요?

위트 교수) “You know honesty I don’t know the answer to that. I would tend to think it shows the consolidation of power…”

개인적으론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만, 솔직히 정확한 답은 모르겠습니다. 소위 북한 전문가들이 섣불리 예측하곤 하는데, 6개월만 지나서 되돌아봐도 터무니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기자) 북한이 거듭되는 붕괴론과 달리 여전히 건재한 이유를 뭐라고 보십니까?

위트 교수) “You know this is a government that has been in power for six decades and it’s of course highly regimented and…”

북한 정권은 60년 간 권력을 지켜왔습니다. 통제가 점점 느슨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정부 권력이 나라 전체에 미치고 있구요. 일반 북한 주민들의 삶이 어렵긴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현 정부에 애착이 남아있습니다. 이게 그렇게 쉽게 바뀌긴 힘듭니다. 따라서 만약 북한이 붕괴된다면 그건 지배계층 내의 권력투쟁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권에 균열이 갈 수준엔 이르지 못했구요. 북한 붕괴론은 옛 소련이 붕괴되던 시점부터 20년 넘게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희망 섞인 관측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기자) 그래도 미국과 한국 정부로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위트 교수) “I think there are already plans for how the U.S. would intervene and the plans I think are very limited…”

미국의 개입과 관련한 준비가 이미 갖춰진 걸로 압니다. 하지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제거에 초점을 맞춘 매우 제한적인 계획이죠. 저는 그런 혼란 상황 속에서 대량살상무기 관리 또한 불가능할 걸로 봅니다. 게다가 북한 붕괴 이후 상황을 안정시키려면 엄청난 준비가 필요한만큼, 지금 같은 제한적 대비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한국을 돕기 위해선 미국이 훨씬 더 깊숙히 개입해야 할 겁니다.

기자) 한국이 단독으로 북한의 급변사태를 관리할 역량은 없는 걸로 보시는 거군요.

위트 교수) “More recently there was an article written by two experts that basically said if North Korea collapses, the need to impose security…”

북한이 붕괴될 경우 인도주의 구조와 정치,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엄청난 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보고서들이 이미 발표되지 않았습니까? 북한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50만 명 수준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구요. 한국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닙니다. 적어도 미국의 지원이 따라야 합니다. 다시 말해 북한의 붕괴는 한국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 나라의 안정까지도 흔들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기자) 그런데 아무리 준비해도 비상사태 발생시 북한의 핵물질이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긴 힘들 것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위트 교수) “Absolutely. Because, you know, we have experience with this kind of thing in the past. You know when the war happened in Iraq and as the war…”

확실히 그렇습니다. 과거에 이미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미국은 이라크전쟁 때도 대량살상무기를 찾기 위해 현지에 특수병력을 투입했지만 실패했죠. 물론 이라크의 경우엔 그런 무기의 존재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정확히 추적할 수도 없었던 이유도 있었습니다. 대량살상무기 저장소를 확신할 수도 없었구요. 북한의 경우에도 엄청난 혼란 속에서 원자로처럼 감출 수 없는 시설들 말고 대량살상무기 역량은 결국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자) 북한 정권의 붕괴는 중국에도 위중한 상황이 될 겁니다. 중국이 그럴 경우 어떤 반응을 보일 걸로 전망하시나요?

위트 교수) “Here is another important point. As we all know, from a South Korean perspective…”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반도가 본질적으로 한 나라라고 여기는 한국은 당연히 북한의 붕괴가 통일의 첫 단계라고 믿을 겁니다. 그리고 운전석에 앉아 그 과정을 주도하려 할 겁니다. 한국은 분명히 그럴 것이고 저도 그런 의지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이 운전석에 앉는 데 반대할 것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중국은 북한 붕괴와 관련해 나름대로의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과거에 중국인들로부터 유엔 안보리에서 그런 상황을 다뤄야 한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한국은 거기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중국이 북한 문제 처리와 관련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한-중 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고, 거기엔 미국도 연루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초빙교수로부터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과 대비 현황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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