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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퀘어 새해맞이 행사...2014년 미국 경제 전망


미국의 주요 소식을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백성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미국의 새해맞이 표정 알아보겠습니다. 또 올해 미국의 정치와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도 전망해 보겠습니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미국의 건강개혁보험법, 오바마 케어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소식도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새해를 맞는 미국 표정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미국의 대표적인 새해맞이 행사는 뉴욕에서 열리는 ‘볼 드롭’ 축젭니다. 공중에 매달려있던 공이 땅으로 떨어지면서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죠. 저도 몇 번 참여해 봤는데, 번쩍 번쩍 빛나는 거대한 공이 하늘에 떠 있는 듯 해서 아주 장관입니다. 행사가 열리는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발전용 자전거가 여러 대 설치돼서 시민들이 공에 불을 밝히는데 힘을 보탠다고 하네요.

진행자) 새해가 되는 그 순간에 공중에 매달린 공을 떨어뜨리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새해가 1분 남았을 때 60초를 세는 거죠. 현장에 나온 뉴욕 시민들, 관광객들이 모두 함께 동참해서 매년 그렇듯 이번에도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 매년 공을 떨어뜨리는 버튼을 누가 누를 것인가가 관심의 대상인데요. 이번엔 소니아 소토마요르 미국 연방 대법관이 이 행사를 이끌었습니다. 뉴욕 브롱스 출신으로 어려운 가정 환경을 이겨내고 첫 히스패닉계 대법관에 임명된 인물입니다.

진행자) 워낙 유명하고 상징적인 행사라 사람들이 많이 모였겠네요.

기자) 예, 이 행사를 보려고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엔 무려 1백만 명 가까이 모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올해도 아주 일찍 현장에 도착하지 않으면 타임스퀘어 근처에 진입조차 못 할 정도로 붐볐습니다. 따라서 군중들에겐 일대 축제이기도 하지만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10시간 이상 서 있어야 하는 힘든 시간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마지막 60초를 즐기기 위해 그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는거군요.

기자) 예. 경비 요원들의 지시에 따라 12시간 미리 입장한 사람들은 음식도, 온기도, 거기다 화장실도 전혀 없는 바깥에서 자정까지 버텼습니다. 현장엔 테러 방지 겸 인명 보호를 위해 철책이 둘러쳐졌구요. 곳곳을 보안 경찰과 테러 방지 수사관들이 누비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런 오랜 기다림 끝에 새해를 알리며 공중에서 공이 떨어지자 광장을 빽빽하게 메운 군중들이 호각을 불고 모자를 날리며 기뻐하는 장관이 연출됐습니다.

진행자) 뉴욕 타임스퀘어의 새해맞이, 한때는 세계 새해 축제의 대명사였는데요. 오히려 소박한 측면이 더 많은 것 같은데요?

기자) 화려함으로 말하자면 오히려 중동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새해맞이 행사가 더 성대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대신 뉴욕 행사는 상징성이 큰 거죠. 또 미국인들이 새해를 맞는 방식도 대체로 소박합니다. 대부분이 가족과 함께 조용히 시간을 보냅니다. 최근 미국 AP 통신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83%가 가족과 함께 새해를 맞겠다고 답했습니다. 54%는 자기 집에서 새해 전야 파티를 한다고 답했고, 25%는 친구나 다른 가족 구성원이 사는 집으로 간다고 답했습니다. 술집 또는 다른 장소에서 새해 전야를 보낸다고 답한 사람은 13%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83%면 10명 중 8명이 새해맞이를 가족과 함께 한다는 거군요. 자, 미국인들이 이렇게 새해를 축하하는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움직임을 보였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신년을 맞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달 20일부터 고향인 하와이에서 17일 동안의 겨울 휴가에 들어갔는데요. 호놀룰루의 카일루아 해변의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백악관이 새해를 맞아 오바마 대통령 부부 사진 한장을 공개한 게 눈에 띕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인 미셸 오바마를 뒤에서 안은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두 사람 다 밝은 표정이구요. 백악관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며 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사진 속 오바마 대통령은 환한 모습인데 지금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집권 2기 첫해 각종 국내외 악재에 시달렸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국정 운영에 필요한 동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구요. 지난해 의욕적으로 실행에 옮긴 건강보험개혁안이 사이트 작동 오류 등으로 차질을 빚은 것도 큰 이유입니다. 이때문에 미국 언론들은 지금 오바마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노출되는 모습을 최대한 자제하는 행보를 보인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워싱턴 정가, 각종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시끌벅적했습니다. 새해 미국 정치계 현안과 방향 전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무엇보다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지 않습니까?

기자) 예, 올해 가장 중요한 정치 일정입니다. 11월로 잡혀있는데요. 임기 6년의 상원의원은 전체 1백석 중 3분의 1인 35석을 새로 뽑고 임기 2년의 하원의원은 전체 4백35석 전체를 다시 선출하게 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권력 누수 현상에 시달리느냐, 아니면 집권 2기 구상을 밀어붙일 힘을 얻느냐가 이 중간선거 결과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중간선거는 통상 현직 대통령과 여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걸로 아는데요.

기자) 과거에 주로 그래왔습니다. 따라서 여당이 현재 의석수만 지켜도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민주당이 상원 55석, 그러니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걸 공화당이 얼마나 공략하느냐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상원 선거가 치러지는 35개 지역구 가운데 21곳이 현재 민주당 소속 의원이 현직으로 있기 때문에 공화당이 6석만 빼앗으면 다수당이 되는 겁니다.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간선거 때문에라도 미국 정치권이 대립각을 세울 공산이 크겠네요.

기자) 예. 국가 부채 한도를 재조정하는 문제, 이민 개혁안, 또 중요한 건강보험 개혁안, 이런 현안에서 여전히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미국 의회가 오는 6일 다시 문을 여는데요. 장기 실업수당의 연장 지급, 연방정부의 부채 상한을 재조정하는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맞설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초기의 인기를 회복하느냐, 이것도 관심사 아니겠습니까?

기자) 현재 지지율이 워낙 낮아서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40% 초반대로 상당히 낮은 편인데요.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은 새해 1월28일로 예정된 국정 연설을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계기로 삼으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건강보험개혁안이 잘 정착하느냐 여부도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과 중간선거 판세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새해 미국 정치계 전망 들어봤구요. 이어서 미국 경제를 전망해 볼까요. 몇 년째 침체됐던 미국 경제, 슬슬 회복이 되는 겁니까?

기자) 일단 전망은 괜찮은 편입니다. 미국 경제가 점차 자생력을 회복해 나갈 것이다, 그런 관측이 많습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선진국에선 보기 드문 3%대 성장을 예상했습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도 성장률 상향조정을 예고했구요.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실업률도 지난해 7%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6%대로 내려갈 전망입니다.

진행자) 실업률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소비도 늘어나는 거 아닙니까?

기자) 직장을 다니면서 돈을 벌게되면 물건 살 여유도 많아지는 건 당연한데요. 국내총생산의 70%를 소비가 차지하는데, 말씀하신대로 실업률이 떨어지면 소비가 본격 살아나 성장세가 완연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물가인상은 상대적으로 낮아서 초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뉴욕 증시가 50일 이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하는 것도 이런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구요.

진행자) 낙관론이 감지되곤 있지만 장미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죠?

기자) 예, 여전히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는 상황입니다. 여전히 실업률이 높다는 게 빠른 경제 회복을 늦출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앞서 연방준비제도가 3%대 성장률을 자신한다고 전해드렸습니다만, 올해도 2% 중반에 그치는 거 아니냐, 그런 회의론도 만만치 않구요. 여기에 통화, 재정정책의 불확실성도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건강보험개혁법, 오바마케어라고도 불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정책인데요. 그동안 논란이 많았는데, 가입자가 갑자기 많이 늘었군요.

기자) 예. 오바마 케어에 따른 건강보험을 구입한 미국인들이 12월에 한꺼번에 몰려서 지난 석달간 2백10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월과 11월 두달동안 가입자를 합해도 13만7천명 수준이었는데요. 12월에만 97만5천명이 쇄도하면서 석달간 1백10만명 이상 가입했구요. 주별 보험거래소에서도 90만명 가까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월 23일과 24일 단 이틀동안의 가입자가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의 가입자 숫자 보다 더 많았을 정도라고 합니다.

진행자) 오바마 케어가 성패의 기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그래도 원래 목표했던 수준엔 못 미치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정부는 당초 석달 동안의 가입자가 3백30만명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현재 1백만 명 넘게 미달하는 거죠. 하지만 두달치를 단 이틀만에 넘어서 버린 12월 급증세를 보면 목표달성이 불가능하지 않다, 그런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방정부는 올해 3월말까진 당초 목표치였던 7백만명 보험 가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운영 주도권을 가질 가능성도 생기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예. 미국에서 일어난 다양한 소식들을 알아 보는 워싱턴 24시,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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