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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장성택 처형, 북한 내 반대파 많다는 점 시사'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하루 앞둔 16일,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 대한 군의 충성 맹세 대회가 열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하루 앞둔 16일,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 대한 군의 충성 맹세 대회가 열렸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북한이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전격 처형한 데 대해 연일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주요 언론들의 사설을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장성택의 처형을 공개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보기보다 불안하며 내부에 반대파가 많이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15일 ‘동지였던 장성택의 처형’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앞으로 서방세계는 북한 내부의 이런 모순을 증폭시키기 위해 현금에 대한 북한 정권의 접근을 더욱 제한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당근이나 채찍으로 달랠 수 없으며, 강력한 압박을 가해 붕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신문은 북한 정권의 생존은 무슨 수를 쓰던 권력을 유지하려는 강력한 의지와 북한 내부의 공포를 애써 무시해 온 서방의 태도가 함께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세계는 수 십 년 동안 북한에 식량과 현금을 제공하면서도 북한 내부의 공포를 무시했으며, 심지어는 한국마저 탈북자 대규모 유입 사태를 우려해 북한 정권교체 전략에 저항했다는 겁니다.

이런 의미에서 장성택과 측근들이 처형된 것은 그 같은 공포를 애써 무시하려 했던 서방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신문은 15일 ‘북한의 숙청’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한에서 새로운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장성택 처형이 올해 30 살인 김정은의 권력을 강화시키는 조치라는 견해가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북한이 수많은 장성택의 측근을 제거하고 주민들의 지지를 결집하기 위해 대남 도발 등 과거의 전술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북 관리정책이 또 다른 시험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습니다.

이어 그동안 중국의 대북정책은 변덕스러운 북한의 행동을 관리해 미국이나 한국의 과잉대응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고, 지금까지는 그런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격변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지금은 그 같은 대북정책이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14일 ‘ 북한 2인자 처형 이후 긴강 고조’란 제목의 사설에서, 장성택을 처형한 북한이 앞으로 더욱 잔인한 통치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장성택의 처형은 북한이 공포통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권력 기반이 아직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으로서는 더 잔인한 정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어 신문은 북한 정권은 앞으로 필요하다고 느낄 경우 국제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할 가능성도 있다며, 일본과 다른 관련국들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문은 이어 장기적으로 볼 때 독재와 공포통치, 경제 침체 등은 이미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한을 결국 붕괴시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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