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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성택 해임 공식 발표…중국, 100만 달러 대북 식량 지원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사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동향과 앞으로의 파장 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북한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당에서 출당시켜 제명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주재로 어제(8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3일 실각설이 제기된 이후 엿새 만에 장 부위원장의 숙청 사실을 북한이 공식 발표한 겁니다.

진행자) 장 부위원장이 숙청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장 부위원장이 당의 유일 영도체계를 저해하는 반당, 반혁명적 종파 행위를 감행했다고, 북한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또 장 부위원장이 사법검찰과 인민보안기관에 대한 당적 지도를 약화시켰다고 밝혀, 이번 조치가 당 행정부와 조직지도부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됐음을 시사했습니다. 아울러 장 부위원장이 여성들과 부당한 관계를 맺고 마약과 해외도박장을 출입하는 등 부정부패를 일삼았다며 사적인 비리 문제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한국 정부는 장 부위원장의 해임 발표를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 중심으로의 유일영도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외견상 김정은 체제가 공고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 부위원장의 제거에 따른 부작용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사태가 체제 권력 공고화로 이어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북한이 내부 결속을 다지는 차원에서 대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서는 장성택 숙청 이후 어떤 움직임이 예상되고 있나요?

기자) 장성택의 추종세력을 뿌리뽑기 위한 대대적인 색출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범죄 주체를 ‘장성택 일당’이라고 지목한 것은 대대적인 후속 숙청 작업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장 부위원장 세력이 제거된 뒤 생긴 공백을 신진 관료그룹들이 차지하면서, 김정은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태가 전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장 부위원장과 함께 김정은 체제를 떠받친 인사로 평가됐던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의 약진도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군부를 책임지고 있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장 부위원장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올 들어 김 제1위원장을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이 최 총정치국장이며, 이는 그만큼 최 총정치국장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장성택은 결국 반혁명 분자의 낙인이 찍힌 채 권력에서 제거됐는데요, 그동안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간단하게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1946년 1월 함경북도 청진에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장성택은 김일성 주석의 사위가 된 이후 출세가도를 달렸습니다. 1978년부터 1980년대 초까지 ‘혁명화 교육’을 받았고, 2004년에는 한직으로 좌천되는 등 시련도 있었지만, 2006년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 복귀했습니다. 2008년 여름, 처남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국정을 장악하기도 했고요, 2011년 12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장성택은 김정은 정권의 후견인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2013년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나는 조짐을 보였고요, 결국 모든 직무에서 해임되고 당으로부터 출당, 제명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장성택이 지금까지 두 차례 권력에서 밀려나는 불운을 딛고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혁명의 적'으로 규정된 만큼 다시 권력으로 복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장성택 숙청 사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북한 내부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9일) 정례브리핑에서 장 부위원장 사태에 대해 이같이 밝히면서 북한이 국가 안정과 경제발전, 인민 행복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전통적인 중-조 우호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한반도 뉴스 브리핑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는데요, 계속해서 이 소식 살펴보죠?

기자) 한국 정부가 어제(8일) 이어도와 마라도, 홍도를 포함하는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습니다. 중국이 지난 달 23일 제주도 남단의 한국 방공식별구역과 중첩되고 한국 관할수역인 이어도가 포함된 중국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지 15일 만입니다. 동해와 서해 방공식별구역은 그대로 두고 거제도 남쪽과 제주도 남쪽의 방공식별구역을 인근 비행정보구역과 일치시키는 형태로 방공식별구역을 조정한 건데요, 새로운 한국 방공식별구역은 오는 15일부터 발효됩니다.

진행자) 중국이 대북 식량 지원에 나섰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의 대북 사업에 100만 달러를 기부한 건데요, 이 돈은 어떻게 쓰이게 되나요?

기자) 세계식량계획은 자강도를 제외한 북한 8개 도 85개 군에서 239만3천 명의 취약계층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데 이 자금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지원 대상은 탁아소와 유치원, 소아병동, 기숙학교, 인민학교 어린이들, 임산부와 수유모들입니다. WFP는 현재 대북 식량 지원 사업과 관련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요, 올해 7월 시작해 2년간 진행하는 사업에 약 2억 달러가 필요하지만 12월6일 현재 전체 예산의 9.3%인 1천8백53만 달러 밖에 모금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희소자원인 희토류 개발을 위해 국제 사모펀드와 합작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마지막으로 이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국제 사모펀드 ‘SRE 미네랄스’는 평안북도 정주에서 희토류를 개발하기 위해 북한의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4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북한과의 계약에 따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합작회사인 ‘퍼시픽 센추리’가 앞으로 25년 간 정주 지역의 모든 희토류 개발권을 갖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SRE 미네랄스는 이번 계약에 따라 정주에 희토류 가공공장을 세울 수 있게 됐다며, 이미 정주에서 예비조사를 실시했고, 내년 3월에 추가 탐사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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