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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근 핵 농축 시설 확대 중단…"필리핀 태풍 사망자 4460명"


세계 각국의 주요 움직임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이 지난 석달간 핵 농축시설의 확충을 중단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가 밝혔습니다. 필리핀 태풍 사망자 수가 4천4백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이집트와 러시아가 첫 외교,국방장관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일본의 아베 총리가 적극적인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오늘은 이란 핵문제부터 살펴볼까요?

기자)네, 이란 핵문제와 관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4일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의 핵심은 이란이 지난 석달간 핵농축 시설을 확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좀더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기자) 우선 국제사회는 그동안 이란 남부 아라크 원자로를 주목해 왔는데요. 핵 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의심받는 시설입니다. 그런데 보고서는 8월 이후엔 중수로 장치를 추가 설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핵 활동과 관련된 또 다른 정황도 있나요?

기자)이란의 나탄즈에는 핵 폭탄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 농축 시설에 있는 곳인데요. 지난 석달간 새로 설치된 원심분리기가 4대 뿐이다, 이렇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또 또다른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포르도 핵 시설에도 원심분리기가 추가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전문가들은 또 새 원심분리기 설치 여부를 중시하고 있는 것같은데, 이걸 좀 쉽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기존에 설치된 원심분리기는 IR-1 모델인데요.
IR-2M이라고 하는 새 원심분리기는 이보다 우라늄 농축 속도가 최고 5배나 빠릅니다. 무기급 우라늄 생산 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그만큼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시설이구요.

진행자) 지금까진 핵시설에 초점을 맞춘 보고로 들리는데요. 이란이 그렇다고 농축 활동까지 그만둔 건 아니겠죠?

기자) 물론 그건 아닙니다. 이란이 여전히 20% 수준의 농축 우라늄 제조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IAEA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현재 이란의 우라늄 비축분은 8월에 비해 5% 가량 늘어났다고 합니다. 모두 1백96kg을 갖고 있다는데요. 핵 무기 제조를 위해 필요한 양이 2백50kg 이거든요. 잠재적으로 위험하긴 하지만 아직 선을 넘은 건 아니라는 거죠.

진행자) 그런 상황이군요. 어쨌든 핵 농축 시설 확충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얘기인데, 협상의 청신호로 불 수 있겠습니까?

기자) 이게 오는 20일 제네바에서 재개되는 핵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입니다. 다만 이런 긍정적인 조짐들이 나타난 게 8월 이후라는 걸 유념해야 합니다. 바로 하산 로하니 대통령 취임 시기거든요. 따라서 이란 새 정부가 경제 제재를 풀기 위해 서방과의 신뢰 구축에 나선 걸로 보는 관측이 많습니다.

진행자)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오바마 대통령은 ‘좀더 지켜 보자’는 입장입니다. 이미 제재가 효과적으로 작동 중이고, 그래서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 앉은 거 아니냐,이런 상황에서 새 제재를 추가할 필요는 없다는 논립니다.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이란이 핵 포기 의사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 때 제재를 강화해도 늦지 않다고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 상원은 지금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 중이구요. 이스라엘 역시 불만이 많은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IAEA 보고서에 별다른 인상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 뿐 아니라 이스라엘 국민들도 이란과의 핵 핵 협상에 반대 입장입니다. 14일 이란 핵 협상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이스라엘 국민중 반대가 65%, 찬성 16%로 압도적인 다수가 이란 핵 협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초대형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필리핀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사망자 수가 늘어났군요?

기자) 예.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이 밝힌 내용인데요.필리핀 중부 피해지역 사망자 수가 4천4백60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최대 피해지역인 타클로반 시 당국도 4천명 가량 사망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시신처리와 수습을 담당한 직원들의 보고를 인용한 건데요. 하지만 인근 사마르 등 다른 지역을 포함하면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필리핀 당국이 밝힌 사망자 수와는 차이가 많이 나네요.

기자) 필리핀 정부가 밝힌 희생자 수는 정확히 3천6백21명입니다. 유엔 측이 같은 날 공개한 사망자 수에 크게 못미치죠? 필리핀 당국은 그나마 이날 오전만 해도 사망자 수를 2천3백60명으로 발표했습니다. 당초 1만명이 희생됐을 것이라는 관측과는 차이가 너무 컸죠.

진행자) 그래서 필리핀 당국이 태풍 하이옌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고의로 축소하고 있는 거 아니냐, 그런 의혹이 있었어요.

기자) 특히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의 CNN 인터뷰가 문제가 됐습니다. 자체 파악한 사망자 숫자는 2천명 또는 2천5백 명 수준인데, 언론이 정확히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겁니다. 여기에 당초 1만명이 희생됐을 것이라는 관측을 언론에 흘린 경찰 간부 1명이 전격 전보 조치됐다는 소식도 들려서 의혹을 부채질 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태풍 피해를 입은 현지 주민들에게 세계 각국에서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중국의 지원 규모가 도마 위에 올랐다구요?

기자) 경제력에 비해서 지원금이 턱없이 작은 거 아니냐, 그런 지적이 나왔습니다. 당초 중국 정부가 인도주의 차원에서 필리핀에 10만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2천만 달러, 영국은 1천6백만 달러를 지원키로 했거든요. 여기 1백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그런 비판을 받은 겁니다.

진행자) 따가운 눈총 때문일까요? 원조 규모를 바로 늘렸더군요.

기자) 예. 3일만에 텐트와 담요와 같은 구호물자 형태로 1백60만 달러를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필리핀 주재 중국 대사관이 이렇게 밝혔습니다. 앞서 제공하겠다고 한 10만 달러와 비교하면 16배나 늘어난 거죠. 중국이 이처럼 필리핀 지원에 인색한 건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 때문이다, 그런 분석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최근 40년 만에 관계 회복에 나선 두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이집트와 러시아 입니다. 두 나라 대표들이 만났죠?

기자) 예. 14일 이집트와 러시아의 첫 외교,국방장관회의가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열렸습니다. 두 나라는 원래 1950년대와 60년대엔 주요 동맹이었습니다. 당시 이집트의 가말 압델 나세르 대통령은 아랍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구소련과 견고한 관계를 유지했었죠. 그러나 나세르 사망 후 집권한 안와르 사다트가 친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양국 관계가 멀어졌구요.

진행자) 그러다가 요즘 양국 관계가 해빙 분위기를 타고 있는 건데요. 두 나라를 다시 가깝게 만들고 있는 배경은 뭔가요?

기자) 미국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집트 군부가 지난 7월 무르시 정권을 축출하지 않았습니까? 당시 미국이 이를 비판했구요. 이집트로선 이게 불편했던 겁니다. 게다가 미국은 전투기와 전차와 같은 대형무기 제공과 자금원조 동결을 잇따라 결정했습니다. 이집트에 민주화 촉진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집트 과도 정권은 여기 크게 반발했고, 결국 미국과의 관계를 재검토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결국 미국 대신 러시아와 손을 잡겠다, 그런 신호군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집트로선 미국의 군사 원조 중단에 불만이 쌓인 거구요, 러시아는 중동 내 영향력을 강화하고 싶어하는 데서 두 나라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겁니다. 이번 외교,국방장관회의에서도 두 나라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다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앞서 이집트가 러시아산 최첨단 무기를 대규모로 구매하고 자국 내 항구를 러시아군에게 제공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구요.

진행자)끝으로 최근 악화된 한국-일본 관계를 살펴볼까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 측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예. 한-일 관계가 최근 눈에 띄게 악화되지 않았습니까? 아베 정권이 들어선 이후 일본이 우경화 노선을 뚜렷이 하면서 한국 뿐 아니라 중국과도 정상회담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아베 총리가 적극적인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속 사흘 한국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구요.

진행자) 한일협력위원회 모임에도 깜짝 참석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리가 이 회의에 참석한 건 처음이라고 합니다.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이 모임의 초대 회장이었다는 인연도 언급했구요. 한-일 관계의 중요성, 특히 같은 미국의 동맹국임을 거듭 강조한 자리였습니다. 아베 총리는 15일 도쿄에서 한일협력위원회 한국 측 국회의원들과 만나서 한국말로 인사까지 했는데요. 한-일 정상회담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올해 안에라도 성사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화해 손짓을 하고 있긴 한데, 사석에선 한국 비하 발언을 했다, 그런 보도가 나왔어요.

기자)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이 그런 보도를 했는데요. 발언 내용은 이렇습니다. “중국은 어처구니 없지만 이성적인 외교 게임이 가능하며 한국은 단지 어리석은 국가”, 이런 말을 했다는 건데요. 한국에선 그 여파가 큽니다. 모처럼 일고 있는 한-일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거 아니냐, 그런 지적인데요. 하지만 일본 정부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 관련 보도 내용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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