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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SA 해외감시 활동 의혹 일파만파...미 국무장관, 시리아 아사드 정권 비난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해외 감시활동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습니다. 미군이 주축이 된 아프가니스탄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군이 철수시 러시아 기지를 이용하려던 계획을 포기했습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기고문을 통해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비난했습니다. 콜롬비아 반군에게 억류돼 있던 미국인이 4개월 만에 석방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해외 정상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계속 확산되고 있군요?

기자) 네. 지난 주말 여러 폭로가 있었는데요. 미국 정보기관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전화를 10년 이상 도청해 왔다는 의혹이 한가지고요. 이를 오바마 대통령이 진작에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독일 정부는 미국에 분명한 해명과 함께 이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책임자 처벌까지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독일 총리에 관한 추가 의혹은 어떻게 나온 겁니까?

기자) 네. 독일의 주간지인 ‘빌트 암 존탁’지가 보도한 내용인데요. 키스 알렉산더 국가안보국장이 지난 2010년에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청내용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 같은 보고를 받고도 도청을 중단시키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것을 계속하도록 방치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진행자) 미 국가안보국은 이를 인정하고 있나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안보국 측이 즉각 이를 부인했는데요. 바니 바인스 국가안보국 대변인은 성명에서 알렉산더 국장은 지난 2010년뿐 아니라 그 전후로도 메르켈 총리를 포함한 해외 정보활동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바인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일부 다른 주장을 하는 언론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독일 총리의 도청 사실을 언제 알았냐 여부는 결국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언론은 당초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이 지난 여름에야 이 사실을 알고 즉각 중지하도록 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반면, 독일 언론은 3년 전부터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알고도 도청을 계속 묵인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가안보국은 즉각 이를 반박했지만 만일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게 된다면 오바마 행정부의 도덕성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외교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스페인에 대해서도 도청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미국이 스페인에 대해서도 대규모 전화 감청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지난 6월에 미 국가안보국의 감시 활동을 최초로 보도했던 영국 가디언지의 글렌 그린왈드 기자가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국가안보국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스페인에서 전화 통화 등 6천만 건 이상을 감청했다는 것인데요. 결국 스페인 정부가 자국 주재 제임스 코스토스 미국 대사를 불러 항의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참고로 그린왈드 기자는 최근에 가디언 신문사에서 퇴직한 뒤에도 에드워드 스노든이 유출한 기밀 서류의 분석 내용들을 토대로 추가 폭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면 자연 국제 여론로 악화될 것같은데, 어떻습니까?

진행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정보 수집 행위가 도를 넘는다고 판단한 국제사회가 제재 움직임에 나서고 있는데요. 유엔 차원에서 결의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온라인 인권 보호에 대한 유엔 결의안’인데요. 지난 25일 열린 초안 작성 회의에 독일과 브라질을 포함해 모두 21개국이 동참했습니다. 참가국 가운데는 쿠바나 베네수엘라처럼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도 있지만 프랑스와 멕시코 등 전통적인 우방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결의안의 내용을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이 결의안에는 미국이나 국가안보국 등이 직접 언급되 있지는 않은데요. 그 주체가 누구든지 간에 유엔 회원국들에 대한 감시활동이 이뤄질 경우 반드시 법적 검토를 요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초안에는 각국에 대해서 유엔의 시민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을 존중하고, 이같은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중단하는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참고로 유엔 국제규약은 누구도 사생활이나 가족, 가정, 통신 등에 임의 혹은 불법적 간섭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며, 명예나 명성에 부당한 공격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권에서는 정보기관을 두둔하는듯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정보수집은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주장인데요. 가령 공화당의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어제(27일) CNN방송에 출연해서 만약 미국 정보기관들이 해외 정보수집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대체로 보수 성향의 공화당 출신 정관계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는데요. 그러나 민주계 인사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어제(27일) 뉴욕의 한 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방들도 국가안보를 위해 미국의 정보력에 의존하고 있으며 종종 정보 수집에 협력하기도 한다고 주장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주둔 나토군이 철수하는데 다른 나라의 중간 기지가 필요한가 보죠?

기자) 네. 그것을 전문용어로 ‘환적기지’라고 합니다.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 연합군에는 여러 회원국들이 포함돼 있는데요. 지난 12년간 아프간에서 이용하던 모든 시설과 물자들을 철수하려면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유럽 회원국들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안전한 철도 이용이 유리한데요. 지정학적인 위치로 볼 때 그동안 러시아 남부 도시 울리야노프스크의 기지가 최적의 장소로 떠올랐었습니다.

진행자) 환적기지로 이용되려면 시설 규모가 커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1983년 건설된 울리야노프스크의 보스토치니 비행기지에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길이의 활주로가 있는데요. 길이가 5킬로미터가 넘고 폭도 100여 미터에 달하는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토군은 아프간에서 울리야노프스크까지 항공기로 물자를 수송한 뒤 이곳에서 열차로 환적해 나토 회원국가들로 실어나른다는 구상을 세웠던 겁니다. 급기야 러시아와 지난해 2월부터 울리야노프스크에 환적기지를 건설하는 협상을 벌여서 협정이 발효되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러시아 기지 이용 계획을 포기한 건가요?

기자) 네. 러시아 일부 정치권의 반발에서 비롯됐는데요. 좌파 계열의 러시아 야권은 러시아 혁명을 주도했던 레닌의 고향인 울리야노프스크를 적에게 내줘서는 안된다며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큰 수익과 나토와의 대테러 협력 원칙 등을 고려해 기지 임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었는데요. 결국은 러시아 측이 지나치게 높은 기지 사용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협정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다른 대안은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윌리엄 프레이저 미군 수송단 사령관은 최근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여러 나라들과 아프간 철수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울리야노프스크 대신 흑해 연안의 그루지아 등을 환적기지로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은 그러나 아프간 물자 철수에서 러시아 영공을 이용하는 노선은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관련 시리아 사태에 대해 언론에 기고를 했군요?

기자) 네. 케리 미 국무장관이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에 기고를 했는데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어려움에 처한 시리아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정책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정권이 국제구호단체들의 도움을 외면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이미 국제인권단체들로부터 그 같은 불만과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는데요. 케리 장관은 이번 기고문에서 시리아 국민은 겨울을 앞두고 먹을 것이 없어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시리아의 이번 내전을 ‘아사드의 굶기기 전쟁’이라고 명명한 뒤 최근 영국 런던에서 만난 반군 지도자의 증언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시리아 주민들이 먹을 것이 없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 먹으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시리아 정부가 왜 외부의 도움을 마다하는 걸까요?

기자) 국제구호단체 대부분이 서방국가들에 본부를 둔 곳이 많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규탄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반감일 수 있고, 정부군의 비인도적인 무력 행동이나 시민들의 참혹상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을 꺼릴 수도 있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은 실제로 구호단체의 법적 등록을 거부하고 국경 진입을 막거나 구호물자 수송 경로를 우회하도록 하는 등 방해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케리 장관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콜롬비아 반군에게 붙잡혔던 미국인 인질이 결국 석방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콜롬비아 남부 정글지역에서 지난 6월에 납치됐던 미국인 케빈 스콧 수테이 씨가 최근 풀려났는데요. 콜롬비아 반군조직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에게 지난 4개월동안 억류돼 있었던 겁니다. 그동안 콜롬비아 반군과 정부의 평화협상을 쿠바와 노르웨이가 중재해 왔었는데요. 이들 중재 당사국들은 반군으로부터 수테이 씨는 넘겨 받아 콜롬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 인계했다고 밝혔습니다. 수테이 씨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처음부터 미국인이 어쩌다 콜롬비아 반군에게 납치됐던 겁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해병대원으로 참전한 경험이 있는 수테이 씨는 반군의 활동지역으로 접근이 금지된 콜롬비아 과비아레강 유역의 정글 탐험에 나섰다가 그 같은 변을 당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가 지난달 쿠바에서 만난 콜롬비아 반군 측 대표에게 수테이 씨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결실을 맺지는 못했습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수테이 씨가 석방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콜롬비아 정부와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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