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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파키스탄 정상회담, 무인기 논란 등 현안 논의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파키스탄의 나와즈 샤리프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무인기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미국 정보당국이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했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돼 양국 관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건강보험개혁법의 의무 가입 기간을 조금 더 연기했습니다. 미국에서 또 다시 학생이 교사를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미국을 방문중인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어제(2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지난 2009년 이후 양국 정상이 얼굴을 맞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가 갈등을 빚은 상황에서 이뤄져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파키스탄은 미국 무인기 공격에 대해 불만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그 문제가 논의됐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샤리프 총리는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파키스탄에서 무인기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Pakistan and the United States have a strong ongoing counterterror…”

샤리프 총리는 미국측에 무인기 공격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파키스탄 정부가 미국의 무인기 공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이 24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파키스탄 정부가 사실은 수년동안 자국 내 미국의 무인기 공격을 승인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심지어 정기적으로 미국 정보 당국의 보고도 받았다고 이 신문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근거가 있는 주장인가요?

기자) 네.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미 중앙정보국(CIA)의 일급 비밀 서류들과 파키스탄의 외교 문서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는데요. 이에따르면 미 중앙정보국은 적어도 65차례의 무인기 공격을 파키스탄 대사관 정례 브리핑 등을 통해 설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2010년 작성된 한 서류에는 파키스탄의 요청으로 특정 지역을 공습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진행자) 샤리프 총리는 그 같은 상황을 몰랐던 걸까요?

기자)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이번에 분석한 서류들은 지난 2011년 5월에 들어선 샤리프 총리 정권 이전의 것들입니다. 따라서 현재 양국 정부사이의 협력 관계는 없었다 하더라도, 전 정권의 이 같은 상황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따라서 분석가들은 파키스탄 내부의 정치적 상황이 샤리프 총리 이후에 급격히 변화된 것이 미국 무인기 사용 논란의 주된 요인일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내용을 강조했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무인기에 대한 언급은 자제한 채, 샤리프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경제 문제와 함께 양국 외교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We believe that if Pakistan is secure and peaceful and prosperous…”

오바마 대통령은 파키스탄에서 안보와 평화, 번영이 이뤄진다면 이것은 파키스탄은 물론 주변 지역과 전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은 샤리프 총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파키스탄에 대해 원조를 재개하겠다는 뜻으로 봐도 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파키스탄의 안보와 경제 문제를 강조한 것도 그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미국 정부는 앞으로 파키스탄에 수 년간에 걸쳐서 치안 활동과 사회기반시설 건설, 교육 등을 지원하기 위해 모두 16억달러를 집행할 계획입니다. 이제 의회의 최종 승인이 나오면 내년 초부터 원조를 시작할 예정인데요. 우선 파키스탄의 전력과 도로, 교육 등의 프로젝트에 3억 달러를 지원할 방침입니다.

진행자) 양국간 정상회담에서는 또 어떤 논의들이 진행됐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과 샤리프 총리는 파키스탄의 인접국인 아프가니스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군이 철수한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또 파키스탄과 인도 간의 고질적인 카슈미르 분쟁 해소 방안 등도 다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샤리프 정부의 경제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이슬람 극단주의 소탕 작전을 계속 전개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미 국가안보국(NSA)의 해외 감시활동과 관련된 소식인데요. 매일같이 새로운 의혹들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이번에는 독일과 관련된 소식입니다. 사실 독일은 지난 6월 처음 미 국가안보국의 과도한 민간인 사찰 의혹이 불거졌을 때에도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크게 반발했던 곳인데요. 이번에는 미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메르켈 총리실 대변인은 어제(23일) 미국 정보기관이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 문제로 오바마 대통령과 직접 전화통화까지 했다죠?

기자) 네. 메르켈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따지듯 전화를 걸어서 미 정보기관의 전화 도청 관행은 양국간 신뢰를 심각하게 파괴하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과거 도청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오바마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에게 현재 휴대전화를 엿듣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도청하지 않겠다는 점을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정황만을 놓고 보면 과거에는 휴대전화를 도청했다는 것처럼 들리는 군요?

기자) 네. 이번 폭로는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한 것인데요. 슈피겔은 앞서 지난 7~8월에도 미국 기밀폭로자 에드워드 스노든의 기밀 유출 사실을 자세히 보도한 바 있습니다. 슈피겔은 그 뒤에도 계속 취재에 나서면서 얼마 전에는 멕시코 전현직 대통령들의 전자우편이 감시됐다는 내용에 이어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 도청 의혹까지 제기한 겁니다.

진행자) 독일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공식 항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 정부가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 도청 의혹과 관련해 오늘(24일) 오전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 항의했습니다. 독일 외무부는 이번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존 에머슨 독일 주재 미국 대사를 불렀다고 밝혔는데요. 한 국가에서 자국에 파견돼 있는 외국의 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일은 외교적인 마찰이 빚어질 때 종종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요즘 외국 정상들에게 불법 감시 의혹을 해명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것도 미국과 가까운 동맹국들과 이 같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져서 더욱 곤란할 텐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항간의 의혹들을 그대로 인정하기 보다는 과장되거나 호도된 주장들은 바로잡고, 테러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감시의 목적과 상황 등을 설명하는 모습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프랑스와 멕시코, 이탈리아로부터도 해명과 사과 요구 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어렵사리 출범시킨 건강보험개혁법이 계속 진통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이 뜻하지 않게 홈페이지의 접속 장애로 출발부터 애를 먹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이용자들의 신청이 원할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복지부가 돌연 이 법의 주요 시책 가운데 한 가지를 뒤로 미뤘는데요. 이 법의 특징은 모든 미국인들이 건강보험 가입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는데요. 그 시한을 좀 더 뒤로 미룬 겁니다.

진행자) 벌금 유예 기간이 얼마나 더 길어졌습니까?

기자) 당초 내년 3월까지 일반인들이 반드시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했는데요. 이를 6주간, 그러니까 한달 반 가량 뒤로 더 미뤘습니다. 이에 따라 미 보험 가입자들은 내년 4월 중순까지만 정부 주도의 건강보험이나 다른 일반보험의 적용을 받으면 벌금을 피할 수 있습니다. 보건부는 그러나 벌금 유예가 최근 논란이 되는 웹사이트 장애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학생이 교사를 살해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군요?

기자) 네. 미 동부 매사추세츠 주 댄버스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인데요. 이 학교 수학교사 콜린 리처 씨가 학교 인근 숲속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 당국이 수사에 나섰는데, 용의자는 같은 학교 남학생인 필립 치즘 군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이 현재 이 학생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앞서 이틀전인 지난 21일에는 네바다주 리노에 있는 중학교에서 학생이 총을 쏴 교사를 살해한 뒤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경찰은 숨진 리처 교사가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분명하다고 밝혔지만 치즘 군의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범행 도구로 문구용 칼이 이용됐다고 하는데, 치즘 군 측은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이한 점은 숨진 교사와 용의 학생 모두 거의 동시에 실종 신고가 이뤄졌는데요. 경찰은 숨진 교사가 20대 젊은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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