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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일성, 1965년 제2의 남침 준비...중국에 파병 요청'


지난 1987년 5월 중국을 방문한 북한 김일성 주석. (자료사진)
지난 1987년 5월 중국을 방문한 북한 김일성 주석. (자료사진)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65년 제 2의 한국전쟁을 준비한 사실이 중국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고 중국의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일종의 협상전략이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일성 주석이 1965년 제2의 한국전쟁을 준비하며 중국에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샤오허 중국 인민대 교수는 24일 한국 평화문제연구소 창립 30주년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해 이런 내용을 중국 외교문서에서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청 교수는 김 주석이 1965년 북한주재 중국대사에게 북한이 조만간 전쟁을 일으킬 것이며 전쟁을 하게 되면 중국에서 군대를 파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청 교수는 기밀 해제된 중국 외교부 문서 ‘북한주재 조선인민공화국 대사 하오더칭의 김일성 주석 담화 현장’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녹취: 청샤오허 중국 인민대 교수] “China is also…”

김 주석은 하오 대사에게 전쟁을 하지 않고서는 분단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남조선 인민들도 계급투쟁이 고조되고 갈등이 증대돼 전쟁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 교수는 1960년대가 사실상 북한이 최후의 수단으로 다시 무장통일을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였지만 김 주석이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내 북한 전문가인 신종대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청 교수의 주장처럼 북한이 실제 전쟁을 일으키려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인 1965년 3월, 한국 내 게릴라 조직을 만들어 침투하라는 중국 마오쩌둥의 요청에 대해 당시 김일성 주석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 이유로 한국에는 해안선이 너무 많고 산이 헐벗어 은닉할 곳이 마땅치 않은데다 교통이 발달해 고립되기 쉽다는 점, 그리고 미군이 주둔해 있는 상황에서 한국 내 게릴라 활동은 자살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신종대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신종대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이 진짜 남한을 무력통일을 일하겠다는 리얼 인텐션을 가졌다기보다는 일종의 협상전략이고 중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려는 제스처로 봐야 합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호전성을 보인단 말이죠. 계산된 모험주의죠. 협상전략 차원에서 한단 말이죠. 지금도 마찬가지잖아요. 핵실험하고 미사일 쏘고 연평도 포격 이렇게 됨으로써 중국이 원하지 않는 한반도 전쟁에 그런 우려들을 자극함으로써 북한이 원하는 경제적, 외교적 지원이라든지 북한의 전략적 가치나 협상력 이런 것을 높이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거죠.”

신 교수는 당시 한국의 베트남전 파병이 결정되고 한-일 기본조약이 임시 체결되는 등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한 위협 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과의 동맹 강화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주석이 중국 측에 제2의 남침 의도를 드러낸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김 주석은 1975년에도 중국을 방문해 ‘남조선 해방’을 위한 군사적 행동을 역설하며 중국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중국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사실이 옛 동독 외교문서에서 확인됐습니다.

한편, 청 교수는 한국이 독일식 흡수통일에 나선다면 중국이 이를 지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습니다.

청 교수는 중국이 평화와 신속, 자주, 자체 흡수로 일컬어지는 독일의 흡수통일 방식이 결코 나쁜 방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라면서 통일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맺는 불편한 상황이 오더라도 이 같은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토론자로 나선 피터 벡 미국 아시아재단 한국 대표는 미국 내 한국 연구자들은 한반도 통일이 미국에 이익이라는 점에 대부분 동의한다면서, 다만 통일비용이 1조 달러를 넘을 것임을 고려할 때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불량한 행태에 맞서는 것은 물론 효과적인 관여 방안을 찾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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