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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정쟁 뒤 민생 현안에 집중...유엔, 미 무인기 희생자 규모 집계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의 재정 위기가 해소된만큼 이제 민생 현안에 집중하자며 정치권에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미국 무인기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자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크다는 유엔의 보고서가 나올 전망입니다. 키르기스스탄 마나스의 미군 기지가 루마니아로 이전될 것이라는 미군 당국자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기밀 폭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러시아 망명 이후 미국 언론과 첫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진행자) 미 정부가 업무를 다시 재개하면서 수도 워싱턴도 다시 활력을 되찾은 것같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정부 폐쇄로 인해 워싱턴의 수많은 박물관과 기념공원 등이 모두 문을 닫으면서 관광객들의 발길도 뚝 끊겼었는데요. 어제(17일)부터 연방공무원들이 모두 출근하고, 박물관과 연방의회 의사당 등이 관광객들에게 다시 개방되면서 차량도 늘어났고요. 평소처럼 활기찬 수도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이제 정부 폐쇄가 끝난 뒤 첫 주말을 맞게 되는데요. 모처럼 문을 연 박물관과 시설들을 찾기 위해 많은 행락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언론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치권의 벼랑끝 대결이 마무리된 뒤 워싱턴 정가에서는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지를 평가하기에 바쁜 모습인데요. 대체적인 평은 오바마 대통령이 판정승을 거두고 공화당이 참패했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점 사업인 건강보험개혁법을 지켜냈습니다. 또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국가부채 상한 증액과 정부 폐쇄 중단을 관철시켰습니다. 반면 공화당은 지난 2주간 협상에서 결국 얻어낸 소득이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지지도만 최악의 상황까지 떨어졌다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승자는 없다’며 일침을 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정부가 다시 문을 연 첫날인 어제(17일)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특별 담화를 발표했는데요. 이번 정치적 대립과 협상 과정에서 결국 승자는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The American people are completely fed up with Washington…”

미국인들은 워싱턴 정치권에 신물이 났다는 겁니다. 또 미국 경제는 더 많은 일자리를 원하고 있는데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면서 경제가 다시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사회 전반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정부 폐쇄는 미국에 결국 불필요한 피해만을 끼쳤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But probably nothing has done more damage to America's…”

지난 몇주 동안 미국에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이는 우리의 적들을 고무시키는 것이고, 우리의 경쟁자들을 대담하게 한 반면, 동지들을 실망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이제부터는 민생 현안에 집중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의 분쟁은 끝내고, 경제를 다시 살리며 여러 불합리한 제도들을 개선하는데 집중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All of us need to stop focusing on the lobbyists and the bloggers…”

이제 미국은 갈등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로비스트나 블로거, 운동가들에 집중할 게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을 강화하는 것과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예산안과 이민개혁안, 농업법 등을 3대 현안으로 규정하고 정치권에 이를 조속히 처리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좀 전에 공화당은 참패를 했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공화당은 전략을 좀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은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한 투쟁에 집중해 왔다고 할 수 있는데요. 결국 이번에도 아무런 소득을 얻어내지 못한 채 여론의 역풍을 맞았습니다. 이미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상원의 재정 합의를 이끌어 낸 주역 가운데 한명인 공화당의 미치 맥코넬 상원대표는 어제(17일) 의회 전문지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건강보험개혁법을 폐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정부폐쇄를 감행한 것은 전술상 큰 오류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내년에는 중간선거가 있는데요, 공화당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다시 얻기 위한 색다른 묘안이 필요하다는데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인해 민간인 피해가 많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온다죠?

기자) 네. 무인기는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 원격 조종에 의해 스스로 움직이는 항공기를 말하는데요. 이처럼 무인기를 이용한 공습은 테러 용의자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해당 국가에 대한 주권 침해와 민간인 피해 논란이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엔에서 미국의 무인기 사용과 관련한 민간인 희생자 수가 미국 당국이 밝힌 것보다 훨씬 많다는 내용의 특별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진행자) 민간인 사망자 규모가 얼마나 된다는 겁니까?

기자) 네. 이번 보고서는 벤 에머슨 유엔 특별조사관이 작성했는데요. 아직 최종본이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파키스탄에서 최소한 400명, 예멘에서 최대 58명의 민간인이 미국 무인기로 숨졌다는 내용입니다. 또 미국 당국이 투명한 조사를 사실상 방해하는 바람에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논란이 될 것 같은데요. 미국은 그동안 민간인 사망자가 극소수라고 주장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에머슨 유엔 특별조사관은 파키스탄의 민간인 사망자 통계는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한 2008년에서 2010년 사이 민간인 사상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존 브레넌 미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년전 한 연설에서 미국의 정밀한 작전으로 그해 민간인 희생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도 지난 2월 성명에서 중앙정보국이 의회에 보고한 민간 희생자 수는 한 자릿수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해외 미군 관련 소식 알아보죠. 키르기스스탄 마나스의 미군 기지가 다른 곳으로 이전된다고요?

기자) 네. 복잡한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키르기스스탄의 미군기지가 이전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요 언론들에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의 발언 내용이 실렸는데요. 키르기스스탄 마나스에 있던 미군 기지가 루마니아로 이전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마침 어제(17일) 미국과 루마니아의 군사협력회의가 열렸는데요. 양측은 2014년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시 중간기착지로 루마니아의 군사시설 이용과 미군 기지 제공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키르기스스탄은 아직도 치안이 많이 불안한 곳인데요. 미군기지가 떠나도 괜찮은 겁니까?

기자) 일단 해당 미군기지 측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언론에 그 같은 보도가 나오자 존 밀라드 마나스 기지 사령관은 아직 루마니아로 이동한다는 어떤 얘기도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마나스 기지는 지난 9.11 테러 직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키르기스스탄에 설치한 것입니다. 지난 12년동안 미국의 중앙아시아의 전초기지이자 중동지역 병참 기지 역할을 해 왔었는데요. 러시아와 가까운 키르기스스탄은 지난 6월 마나스 기지 폐쇄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한 때 인접국 카자흐스탄이 그 미군기지 유치에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카자흐스탄이 미국에 병참기지 제공 등을 약속하면서 미군기지 유치에 애를 써 왔습니다. 실제로 그 뒤 미군 측과 논의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 같은 물밑 협상 과정이 너무 일찍 알려지는 바람에 좌초되고 말았습니다. 카자흐스탄 역시 러시아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실행 단계가 논의되기도 전에 언론을 통해 폭로된 것인데요. 러시아에 부담을 느낀 양국은 결국 이를 모두 부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망명중인 미국의 기밀 폭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언론과 오랜만에 인터뷰를 했군요?

기자) 네. 스노든은 뉴욕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입수한 어떤 기밀 자료도 러시아나 중국에 넘기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모든 자료는 이미 홍콩에서 기자들에게 넘겼기 때문에 현재 가지고 있지 않고, 러시아나 중국 정보당국이 이 기밀 자료를 손에 넣을 가능성은 0%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당국은 그동안 스노든이 미국의 기밀 자료들을 외국, 특히 경쟁국이나 적대국에 넘기지 않을까 우려해 왔습니다.

진행자) 지난 폭로 사건의 중심에 서 있던 국가안보국 간부들은 모두 퇴진하게 되는 군요?

기자) 네. 광범위한 개인정보수집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국가안보국의 키스 알렉산더 국장과 존 잉글리스 부국장이 동반 퇴진합니다. 알렉산더 국장은 현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이전에 물러나고, 잉글리스 부국장은 올해 말까지만 근무할 예정입니다. 사생활 침해 논란 등에 대한 문책으로 비쳐지는데요. 하지만 국가안보국 측은 알렉산더 국장의 사임은 오래전에 결정된 것으로 최근 논란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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