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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 한인2세, 이산가족 아픔 알리는 다큐 영화 제작


한인 2세 제이슨 안 씨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이산가족’의 한 장면.
한인 2세 제이슨 안 씨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이산가족’의 한 장면.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 후손들이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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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태어나 명문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하버드 매사츄세츠 종합병원 의사인 한인 2세 제이슨 안 씨는 외할머니가 평생 동생을 그리워하다 돌아가신 이야기를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알게됐습니다.

[녹취:제이슨 안] “외할머니가 여동생을 만나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돌아가셨어요. 나이 들면서 어머니께서 그 이야기를 하셨어요. 개인적인 역사를 들었고 다른 단체들을 통해서 재미교포 커뮤니티의 이슈란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제이슨 안 씨는 동창들과 함께 한인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담은 영화를 제작하기로 마음먹고 지난 2008년 긴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산가족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아픔을 알리며, 그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높이고 지지하는 게 영화 제작의 목적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50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이산가족’ 제작과 홍보를 위해 제이슨 안 씨는 지난 5년간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한국 아산재단을 찾아가고 미국 상원의원들을 만났으며, 하버드 케네디 스쿨 등 미국 명문대학을 방문해 한인 이산가족의 역사와 현실을 알렸습니다.

무엇보다 영화의 주인공이 될 사람들을 찾기 위해 미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17명의 한인 이산가족들을 찾아갔습니다.

영화 `이산가족’은 이들 가운데 5명의 한 서린 사연을 담았습니다.

<Snapshot News 0910 YHJ ACT 2> [녹취: 영화 ‘이산가족’ 중 이차희 사무총장] “My name is Cha hee Stanfield ..”

5살 때 아버지와 오빠와 헤어진 이후 미국에서 늙은 어머니의 한스런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재미 한인 이산가족 이차희 씨.

뉴욕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며 빛바랜 누님의 사진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온 강용 할아버지.

다섯 명의 자녀를 북에 두고와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렸던 최광조 할아버지는 자식을 찾았다는 브로커의 꾀임에 속아 1만 달러의 돈을 사기 당하기도 했습니다.

한만호 할아버지는 아내와 생이별 후 하루도 맘 편히 잠을 이룬 적이 없다며, 미국에서 두 번째 아내가 죽고 난 뒤 북에 두고 온 아내를 찾았지만 함께 살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녹취: 영화 ‘이산가족’ 중 한만호] “북한이 같이 살고 싶으면 당신이 북한으로 오라고 했어요. 이 큰집에서 혼자 사는데 단 하루라도 같이 살아봤으면 좋겠어요.”

두 여동생과의 상봉을 포기하고 살다가 운좋게 소식을 듣고 북으로 찾아간 윤원국 할아버지는 지난 2007년 동생들과 헤어진 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녹취: 영화 효과] “사랑하는 오빠야, 언제나 어디서나..”

다큐멘터리 영화 ‘이산가족’은 6.25전쟁으로 인한 1백만 명의 이산가족 가운데 미국에 거주하는 10만 명의 아픔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마크 커크 미 연방 상원의원과 스티븐 보즈워즈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스테판 린튼 유진벨재단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외교관계가 없는 미국과 북한의 정치적 현실 때문에 미국 내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설명했습니다.

주인공으로 출연한 재미한인이산가족재단의 이차희 사무총장은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영화를 제작한 후손들의 노력에 큰 의미를 뒀습니다.

[녹취:이차희] “ 수많은 이산가족들이 이야기를 못하고 무덤으로 갔습니다. 우린 아이들에게 이런 아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2세들의 아픔의 여러 모양을 전달하는 것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일을 젊은이들이 해내고 있습니다.”

이차희 사무총장은 자신은 아버지와 오빠를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가지만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면서, 이달 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보면서 한인 이산가족들도 희망을 버리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차희] “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건 정치적인 문제니까요. 미국에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우리도 희망을 느끼고 있습니다.”

영화 ‘이산가족’은 현재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제이슨 안 씨는 이 작품을 미국 내 유명 영화제에 출품해 이산가족의 아픔을 계속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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