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주 의원, 하버드대 학생들과 방북


Smoke rises from the Syrian town of Kobani, seen from near the Mursitpinar border crossing on the Turkish-Syrian border in the southeastern town of Suruc, Sanliurfa province, Oct. 3, 2014.
Smoke rises from the Syrian town of Kobani, seen from near the Mursitpinar border crossing on the Turkish-Syrian border in the southeastern town of Suruc, Sanliurfa province, Oct. 3, 2014.
북한으로부터 두 번 연속 입국을 거부당한 미국 정치인이 결국 비자를 얻어 북한을 다녀왔습니다.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학 학생들도 다수 동행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미국 정치인과 학생들에 대한 비자 발급 거부 결정을 번복하고 이들의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특히 폴 허로우 매사추세츠 주 의회 하원의원은 북한 입국을 두 번 연속 거부당한 뒤 방북 계획을 거의 포기한 상황이었습니다.

허로우 의원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측으로부터 지난 달 27일 비자 발급 불가 통보를 받은 뒤 나흘 만에 또다시 비자 신청을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폴 허로우 의원] “Actually yes, they did know about in fact that I write because that is the initial reason that I was denied…”

정치와는 관계없는 개인 차원의 방북 계획이었지만,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이란 핵 문제 등에 관해 기고한 글이 문제가 됐다는 겁니다.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글을 쓸 의사가 전혀 없다는 약속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북한은 그러나 지난 9일 갑작스럽게 입국 허가 통보를 해 왔습니다.

허로우 의원은 북한 당국자들과 자주 접촉하는 뉴욕의 한 인사에게 비자 문제를 따로 부탁했지만, 북한이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입장을 바꿨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폴 허로우 의원] “He put in a word for me but at the same time the Chinese tour company we went through, they also continue to advocate for me so I’m not really sure…”

북한 당국은 허로우 의원의 방북에 동행했던 하버드대학 학생 23명 중 일부의 비자 발급 역시 거부했으나 결국 이들에게도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그 중엔 미국에서 수 년 간 북한인권 운동에 전념해 온 학생도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인 케네디 스쿨에 재학 중인 백지은 씨입니다.

[녹취: 백지은 씨] “저는 안 가기로 알고 있어서 스케줄을 바꾸다가, 북한 들어갈 날짜 한 4일인가 5일 전에 우리 4명 다 비자가 나왔다고, 그렇게 말씀을 받았어요 …”

백 씨는 하버드대 재학 시절 북한인권 단체를 이끌었고, 이후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서비스 업체 ‘구글’에 입사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왔습니다.

백 씨가 이번에 조직한 하버드대 방북단엔 미국 뿐아니라 영국, 독일, 덴마크 등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포함됐습니다.

이들은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북한에 머물면서 평양, 원산, 함흥 등을 둘러봤습니다.

김일성광장, 주체탑, 개선문 등 평양 시내와 원산농업대학, 흥남 비료공장, 동봉협동농장 등 북한이 관광객들에게 내세우는 동선을 벗어나진 않았지만 북한의 실상을 짐작할 수 있는 순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함흥시 마전 지역에선 수도물 공급이 부족해 미리 받아놓은 물을 쓰기도 했고, 북한 주민들의 외부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백지은 씨] “미국에 사는 게 어떻게 좋은가, 어떤 음식 먹나, 미국에선 조선 사람이 많아요? 교회 다니나, 엄마, 아빠는 무슨 일 하나, 남자 친구는 사귀었나, 친구들은 어떻게 생겼나, 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영화관은 얼만큼 큰가, 완전 궁금해서 질문을 하는데요.”

백 씨는 북한 관광이 북한사회의 단면만을 목격하는 데 그친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일부 주민들의 일상 역시 북한의 한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이번 경험이 미래의 대북정책과도 연결될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백지은 씨] “앞으로 이제 정치인이 될 것이고, 외교관도 될 것이고, 그 학생들이 온 나라에서 더 높은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인데요. 북한에 직접 들어가서 사람들과 경험해 보고 얘기 나누고 그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백 씨는 미국에 돌아온 뒤 탈북자 친구들에게 방북기를 들려주고 현지 사진과 동영상 등을 보여주자 이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학생들과 동행한 허로우 의원은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북한에서 특별대접을 받지도 않았고 정치적인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자부심을 느끼는 장소만 돌아본 방북이었지만, 북한인들의 사고와 특성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본 건 성과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