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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타임지 '북한 식량난에도 고위층 소비환경 갈수록 좋아져'


지난 7월 평양 류경호텔 인근 전경.
지난 7월 평양 류경호텔 인근 전경.
북한 주민 대부분은 식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부 북한 고위층의 소비환경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미국의 한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반 주민들과 특권층의 생활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성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시사 주간잡지 ‘타임’은 최근 몇 년 사이 평양 고위층의 소비환경이 두드러지게 개선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의 북한 전문 여행사인 `고려여행사'의 사이먼 코커렐 대표는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전부터 북한을 적어도 100 차례 넘게 방문했다며, 지난 2, 3년 동안 평양 시내 외관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겉모습도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손전화를 갖고 있거나 원피스를 입고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다니는 여성들이 많아진 것은 물론이고, 적은 숫자지만 중산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타임’지는 북한 정부가 이런 모습만 외국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려고 애쓰는 부분도 있지만 평양 내 고위층들이 물질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양의 소비환경은 지난 2003년 평양 낙랑구역의 통일시장이 문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농산물과 의류, 간단한 전자기기 등을 판매하는 이 시장은 외국인의 출입은 통제됐으며 북한 원화만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고위층을 위한 백화점도 평양 시내에만 10여 개로 늘어났고, 북한 내 다른 주요 도시들에서도 이런 백화점들이 운영되고 있다고 이 주간지는 전했습니다.

이들 백화점에서는 미국 달러와 유로, 중국 인민폐도 통용되며 수입품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들여온 상품입니다.

‘타임’지는 몇 년 전 개조공사를 끝낸 평양의 대성백화점은 1층에 음식과 화장품, 가구 등이 진열돼 있고 2층에는 옷과 장난감, 침구류 등이 구비돼 있다며, 블라우스 한 벌에 미화로 약 20 달러, 이불 한 채가 약 50 달러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1인당 연간 소득이 평균 1천200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고가입니다.

또한 평양 창전거리의 식품점에서는 이탈리아산 와인과 미국의 코카콜라, 허쉬 쵸콜릿 등이 판매되고 있고 햄버거와 피자, 닭 튀김 등 패스트푸드점도 최근 문을 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일성 광장에는 심지어 미국식 커피숍도 등장했습니다.

‘타임’은 평양의 이런 소비환경 변화는 식량난과 인권 억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다수 북한 주민들과, 평양에서 살고 있는 일부 고위층의 생활 격차를 더욱 벌여놓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이성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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