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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국 캘리포니아서 '위안부 소녀상' 제막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30일 (현지시간) 미국 글렌데일 시립 도서관 앞에서 제막한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 소녀상을 쓰다듬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30일 (현지시간) 미국 글렌데일 시립 도서관 앞에서 제막한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 소녀상을 쓰다듬고 있다.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시립공원에 일본 군 위안부의 비극을 알리는 ‘평화의 소녀상’ 이 세워졌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뉴스 풍경에 담아봤습니다.

[뉴스 풍경] 미국 캘리포니아서 '위안부 소녀상'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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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나비로 장식된 커다란 보라빛 천이 벗겨지면서 모습을 드러낸 위안부 소녀. 굳게 다문 입술에 무언가를 응시하며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 위안부로 끌려간 14세 한국인 소녀의 모습을 한 ‘평화의 소녀상’이 해외에서 첫 번째로 세워지는 순간입니다.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린 지난 7월31일,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립공원에는 시 의원들과 미국 언론 취재진, 한인단체 관계자, 재미 일본인 등 500 명이 모여들었습니다.

행사 이틀 전까지 로스앤젤레스주재 일본 총영사가 현지 한국 총영사와 글렌데일 시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제막식을 저지하려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는데요, 제막식에 참석한 라 프리맨 시 의원과 프랭크 퀸테로 시 의원의 발언을 통해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녹취:라 프리맨/프랭크 퀸테로] “We’ve got so many many letters../ We took criticism from Japanese nationals that I term ‘nationalist right-wingers in Japan…”

일본 우익단체들로부터 수 백 통의 전자우편을 받는 등 압력을 받았다는 건데요, 글랜데일 시 정부는 매년 7월30일을 ‘일본 군 위안부의 날’로 지정하는 등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제막식에 참석한 일본계 미국 시민운동단체 NRCC의 캐시 마사오카 대표는 일본 정부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잘못된 역사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마사오카 대표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소녀상은 일본이 과거 저지른 잘못을 알려주고 있다며, 이는 일본 정부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케시 마사오카] “It teaches us the history of what could happen to people and to women. This is important for the Japanese government..”

일본 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는 소녀상을 어루만지며, 자신은 삶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남은 사람들이 이 소녀를 잘 보살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녹취:김복동 할머니] "자기네들 잘못을 뉘우치고 우리들이 죽기 전에 사죄와 배상을 해야죠. 단 한 달이라도 편안하게 살다 가고 싶어요.”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 군 위안부로 끌려간 14세 단발머리 소녀의 모습인데요, 겉 보기엔 가지런한 머리 모양이지만 머리 끝이 뜯겨져 있습니다.

소녀상의 왼쪽 어깨에는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연결해주는 영매의 의미인 작은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소녀상은 또 가지런히 의자에 앉아 있지만 발 뒤꿈치가 들려 있습니다. 6개월에 걸쳐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씨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녹취:김운성 작가] “발 뒤꿈치가 들려 있습니다. 그 형상은 일본 군 위안부 소녀들이 다시 돌아왔는데, 와서도 편치않은 생활을 하게 되죠. 그것을 1991년이 되어서야 김학순 할머니가 “나는 일본 군 위안부였다”는 말을 하셨죠. 그만큼 말을 하지 못하는 어두운 과거를 갖고 사셨죠. 소녀들이 자기 잘못이 아닌 상태에서 그런 피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죄인처럼 눈총을 고국에서 받고 있는 현실에 대한, 고국에서도 땅을 편하게 딛지 못하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 군 위안부의 한 서린 세월과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뉴욕과 뉴저지 등의 공공부지에 위안부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32개 상징물과는 달리 형상에서 느껴지는 감동과 메시지가 강하다고 김운성 씨는 강조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지난2007년 마이크 혼다 미 하원의원이 발의한 일본 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가주한미포럼의 주도로 한인사회가 이뤄낸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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