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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발로 '북한 관광 윤리성' 논란


지난해 9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아리랑 공연. (자료사진)
지난해 9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아리랑 공연. (자료사진)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유엔의 인권 유린 조사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방 세계에서 ‘북한 관광의 윤리성’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에 관한 인기 영문 웹사이트인 ‘상하이스트닷컴(Shanghaiist.com)이 20일 북한 관광에 관한 전문가들의 찬반 견해를 소개했습니다.

주민들은 굶주림에 허덕이고 정치범수용소에는 20만 명이 수감돼 있는 상황에서 북한 관광을 통해 김정은 정권에 돈을 대주는 것이 윤리적으로 온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진 겁니다.

북한 전문 인터넷 블로그인 NKNews를 만든 테드 파렐 씨는 연간 4천 명에 불과한 서방측 관광객들이 북한 정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관광을 옹호했습니다. 오히려 관광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일자리와 외국인들과의 접촉 기회가 늘어 북한 변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영국 리즈대학의 아이단 포스터-카터 교수 역시 북한 방문이 매우 독특하고, 보다 많은 접촉 기회를 통해 개방을 유도할 수 있다며 북한 관광을 말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 허드슨연구소의 멜라니 커크패트릭 선임연구원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관광은 북한 정권의 외화 획득과 체제 선전에 이용돼 궁극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더 고통을 준다는 겁니다. 커크패트릭 연구원은 ‘김씨 정권’이 이런 돈으로 무기개발은 물론 사치품을 구입해 당간부에 하사하며 체제를 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당국의 철저한 통제를 감안할때 접촉에 따른 변화의 희망은 몽상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두 번 방문했다는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VOA’에 외국인들이 독재자 찬양으로 도배한 말과 글을 이해하지 못한 채 ‘아리랑’ 공연같은 화려한 겉모습만 보기때문에 관광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 않은 채 작년 한 해 동안 세계 50여 개 나라와 지역의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에 있는 북한전문 여행사인 고려여행사는 작년에 서방세계 관광객 2천 2백 명을 유치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행사는 베이징을 출발해 북한을 여행하고 돌아오는데 사흘 기준으로 평균 미화 1천 4백달러 안팎이라고 웹사이트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도 북한 관광에 다양한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을 탈출했다는 한 탈북자는 ‘상하이스트닷컴’에 외국인 관광이 북한의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이 외국인들과 대화는 제대로 못하겠지만 관광 규모가 늘면 외국인들의 모습을 자주 보면서 차이를 발견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입국한 한 탈북자는 20일 ‘VOA’에 북한 관광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탈북자] “다 좋은 뜻으로 가지만 실지는 정부에 놀아나는 겁니다. 아무런 의미가 없거든요. 가 봤자. 거기에 가서 북한주민들에게 한 사람이라도 외국인을 알 게 한다? 그건 정말 말도 안되는 거거든요. 그렇게 해 봤자. 진짜 불쌍한 힘든 사람들에게 (수입의 혜택이) 가는 것도 아니고 다 정권에게로 가는 거 잖아요.”

‘상하이스트닷컴’은 북한 관광사업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자금이 김정은 정권 호주머니로 들어갈수록 그에따른 윤리적 논란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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