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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 폐쇄 위협


북한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 (자료 사진)
북한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 (자료 사진)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나섰습니다. 개성공단으로 가는 물품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에 대한 반발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내각기관인 민족경제협력위원회가 6일 대변인 담화를 내놨습니다.

개성공단을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제재로 간주해, 공단에 대한 모든 특혜를 철회하고 군사지역으로 다시 만드는 등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는 겁니다.

이는 한국 통일부가 지난 4일 국회 외통위 보고에서 유엔의 제재 결의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북한으로 나가는 물품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됩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물품 점검은 그동안 해오던 조치로, 북한의 반발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이번 조치가 북한의 핵실험 포기를 촉구하는 의미가 담긴 만큼, 개성공단 운영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의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 “기존에 안 하던 것을 한다는 것이 아니고, 기존에 쭉 해왔던 것을 보다 면밀하게 한 번 더 점검해 본다 그런 차원입니다. 물리적으로는 통행이 다소 지연될 수는 있겠지만, 그 자체가 그렇게 생산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담화가 핵실험을 선포한 이후 한국과 국제사회에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로, 당장 개성공단 운영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경제 회생이 시급한 북한으로서도 주요 달러 창구인 개성공단을 폐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한국 현대경제연구원 이용화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이용화 선임연구원] “북한 입장에서 개성공단은 경제적으로 인센티브가 큰 데다 5만 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상황에서 공단을 강제로 닫기에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이고, 특히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내부 필요를 감안하더라도 실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북한도 담화에서 6.15정신을 견지하는 차원에서 개성공단을 유지하길 바란다며, 남측이 개성공단을 먼저 건드리면 폐쇄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약 2억 6천만 달러로, 북한은 한국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에도 개성공단에 대한 개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도 유일한 남북 경제협력의 장인 개성공단의 상징성을 고려해 5.24 조치 당시 개성공단만은 예외로 운영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예고한 대로 3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가동할 경우,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 차단 조치 등의 방법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12월과 이듬해 3월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과 미국과 한국의 `키 리졸브’ 합동군사연습을 문제 삼아 개성공단에 대한 통행 차단 조치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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