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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 시민권 획득 탈북 청년 이야기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시민권을 얻기 위해 선서하는 사람들. (자료사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시민권을 얻기 위해 선서하는 사람들. (자료사진)
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지난 해 9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는 탈북 청년이 있습니다. 이 청년은 북한 주민들은 눈과 귀가 막힌 채 살지만 세상 사람들은 북한체제의 변화와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장양희 기자입니다.

지난 2009년, 미국 내 청년 탈북자의 삶을 그린 책 ‘미디엄 레어’ 가 출간됐습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좌충우돌하는 한 탈북 청년의 삶,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실상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책의 주인공인 탈북 청년 마틴 김(가명)군이 지난 해 9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요. 마틴 군은 미국 시민이 된 그 날의 감동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녹취 : 마틴 김] “완전히 자유인이 됐다는 걸 느꼈어요.”

마틴 군은 꽃제비로 북한을 떠돌다가 지난 2005년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녹취 : 마틴 김] “이웃나라 중국이 훤히 보이는 거리였어요. 걸어서 2,30분 거리였는데, 소원은 배불리 하루 3끼 먹었으면 하나 있었어요. 돈도 좀 얻어서 북한에 돌아가서 노력껏 살아보자 하는 생각으로 일단 탈북을 했어요.”

이후 중국에서 2년 가까이 살면서 마틴 군은 인간이 누려야 할 권리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녹취 : 마틴 김] “그 집에서 기르는 동물만도 못하는 차별을 당해요. 같은 아시아 사람이지만 이건 아니다. 같은 사람인데 왜 차별하냐.”

“거지가 돈타령이다.” “공안에 신고 안한 걸 고마워해라” 등등 무시당하며 힘겹게 살던 마틴 군은 중국 내 선교단체와 탈북자 지원단체를 만나면서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됐습니다.

[녹취 : 마틴 김] “ 살면 얼만큼 살겠냐 포기하고 살고 있는데 선교단체를 만나 전도를 받고 다시 희망을 가졌어요.나도 저 사람들처럼 자유인답게 살고 싶었어요. 이왕 모험이라면 미국으로 가자 했었어요. 돈도 없고 혼자였는데, 미국 영사관에 뛰쳐 들어가서 미국 오는데 성공했습니다.”

17살 나이에 탈북해 중국을 거쳐 이제는 미국 시민으로 살고 있는 25살 청년 마틴 군은 그 동안 여느 탈북자들과 마찬가지로 대북 언론매체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마틴 군은 앞으로 자신의 얘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마틴 김] “솔직히 인간은 태어나면 자유는 갖고 태어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제가 여기 살면서 보는 게, (북한에서의 자유는) 정권에서 선택해준 자유죠. 정권에서 해라 하는대로 하는 것이 북한에서의 자윤가봐요.”

마틴 군은 북한 정권의 세뇌교육으로 세상에 대한 눈과 귀가 막힌 북한 주민들이 안타깝다며, 하지만 세상은 늘 북한 정권과 주민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마틴 김] “(한숨) 모든 사람들은 그 안에서 세뇌교육 받아서 넓게 생각을 못할 수있어요. 저도 미국에와서 알게됐는데요. 한 사람도 아니고 온 세계 사람들이 북한에 관심을 갖고 도와주고 있고, 북한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바치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기억하시구요, 희망을 갖고 살아줬으면 좋겠어요.”

마틴 군은 그동안 미국 정부와 비영리단체들의 지원에 많이 의존했지만, 미래는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녹취 : 마틴 김] “솔직히 나는 자본주의사회에 태어난 갓난아이라고 생각하고 하나하나 배워나가자 생각하고 하니까, 되게 괜찮더라구요. 전의 생활과 비교해보면, 완전히 다른 나라 다른 문화 다른 모든 정치경제에서 살고 있으니까, 하나하나 차례차례 적응하면서 앞으로 크게 될 수 있겠다 생각하고 적응했어요.”

마틴 군은 현재 고등학교 과정을 대신하는 자격시험인GED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조급해 하지 않고 하나씩 미래를 설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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