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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대표, 북한 인권범죄 국제조사 촉구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 (자료사진)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 (자료사진)
유엔에서 인권을 담당하는 최고 수장이 북한의 심각한 ‘인권 범죄’에 대해 국제적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 당국자는 ‘VOA’ 에 이를 거부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가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필레이 대표는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개탄스런 인권 상황이 수 십년째 지속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런 심각한 범죄에 대해 제대로 된 국제 조사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진실 규명과 인권 개선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위해 국제사회가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겁니다.

유럽의회와 국제 인권단체들은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유엔이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이들은 수 많은 보고서와 유엔 결의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권리가 계속 유린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필레이 대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새 지도자의 등장을 계기로 인권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지난 1년 동안 개선 조짐이 없었다는 겁니다.

필레이 대표는 또 국제사회가 “핵과 로켓 발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안보 문제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탄스런 인권상황을 가려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필레이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정치범수용소의 끔찍한 인권 유린 상황과 탈북자 문제, 공개처형, 사법절차의 부재, 납북자와 이산가족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지난 12월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 2 명을 면담해 극도로 끔찍한 증언을 들었다며 이는 21세기에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엔은 북한 내 대여섯 개의 정치범 수용소에 13만에서 20만 명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앞서 필레이 대표는 지난해 6월 제20차 유엔인권이사회 개막 연설에서 정치범수용소와 공개처형, 식량난 등을 지적하며 북한 당국의 협력과 개선을 촉구했었습니다.

[녹취: 필레이 대표] “ I call on the DPRK authority to allow access to independent experts and organizations…”

북한 당국은 독립적인 인권 전문가와 단체의 방북 조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필레이 대표는 성명에서 북한 정부가 이런 협력 제의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이제 세계 최악의 인권 유린 사태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는 14일 ‘VOA’에 북한은 필레이 대표의 발언을 전면 배격한다고 말했습니다. 북측 외교관은 북한에는 인권 문제 자체가 없다며 이는 북한의 국가전복을 노리는 적들의 산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빈민 가정 출신으로 남아공 고등법원과 국제형사재판소 판사를 지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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