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탈북자 새해 메시지 "김정은, 진정 주민 위하길"


지난 30일 북한 평양 개선문 앞에서 김정은의 군 최고사령관 취임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춤추는 시민들.
지난 30일 북한 평양 개선문 앞에서 김정은의 군 최고사령관 취임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춤추는 시민들.
2013년 새해를 맞아 탈북자들은 어떤 소망을 갖고 있을까요? 김영권 기자가 다양한 지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에게서 북한에 보내고 싶은 새해 메시지를 들어봤습니다.

정든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를 하는 탈북자들. 하지만 새해에 조국과 가족, 주민들의 삶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은 한결 같습니다.

미국에 유학중인 탈북대학생 박 모 씨는 새해를 맞아 노동당 간부들이 구시대적인 낡은 사고를 벗어 던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 모씨] “최근에 북한에서 또 로켓을 발사했는데 그 돈이면 북한 주민들 몇 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도 그런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행동을 하는 게 저는 이해가 안됩니다. 세상은 변하고 주민들은 굶주리는데 아직도 그런 행동을 하는게 사실 이해가 안됩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그런 구시대적인 행동을 그만두고 정말 주민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정말 조선노동당에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박 씨는 노동당 간부들이 새해에는 학제 개편 뿐아니라 무너진 교육도 바로 세우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 모씨] “특히 북한 교육이 많이 무너졌습니다. 사실상 지금 세대들은 거의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는데, 공부하고 있는 저로서는 많이 안타깝습니다. 하루빨리 교육 문제도 해결했으면 좋겠고 궁극적으로 체제를 개혁해서 정말 주민들을 위한 정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한국의 한 명문대 교육대학원에 진학하는 탈북 청년 김 모 씨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친구’와 ‘형’이라고 부르며 육성 편지를 보냈습니다.

[녹취: 김 모씨] “김정은 친구야! 어찌 보면 나 보다 한 살 많을 수 있고 고향에서 같이 지냈으면 친구일 수 있는데, 친구로서 혹은 한 살 어린 동생으로서 바라건데 정말 우리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세대를 살면서 정말 형의 아버지나 우리 아버지나 형의 어머니나 나의 어머니가 자식을 똑같이 생각했던 것처럼, 거기서는 형이 (조국의) 아빠고 엄마 개념이니까 형의 가족을 대하듯이 동네 동생들 친구들, 할머니 할아버지를 대하듯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모든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어.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같이 만나서 서로 배우면서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

김 씨는 20대의 생명은 외모가 아니라 용기라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용기를 내서 북한을 스위스 같은 나라로 개혁해 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 탈북여성 1호 박사인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세대에 맞는 지도력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애란 원장] “김정은이는 신세대잖아요. 그야말로 20대니까. 근데 너무 실망스럽게 할아버지 따라하느라고 너무 애 쓰지 말고 2000년대에 맞게 새롭게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북한을 좀 올바른 나라로 만들어서 우리도 38선을 넘어서 집에도 자유롭게 가고 통일도 되고 북한 사람들도 좀 생애에 한 번쯤 아니 단 몇 개월만이라도 좀 사람처럼 살게 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러시아 파견 근로자 출신인 미국의 탈북 난민 조 모 씨는 해외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개선되길 소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 모씨] “ 많은 해외에 있는 노동자들을 일하는 만큼 그들에게 차려지는 몫이 다 돌아갈 수 있는 만큼, 그래서 그들의 삶이나 생활이 나아지도록 이렇게 해 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정말 2013년 새해에는 보다 새롭게 이북이 변화되는 모습. 정말 자유를 백성들에게 주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조 씨는 전 세계가 일부러 해외 문화탐방을 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북한 당국은 파견 노동자들을 통제만 하지 말고 근무지 나라의 문화를 자유롭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정책이 북한이 말하는 진정한 강성대국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영국에 있는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의 김주일 사무총장은 노동당 간부들이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주일 총장] “2013년 새해가 밝아 왔는데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란 주적이 아닌 중립관계를 유지하는 유럽에 살다 보니까 북한 사회가 정말 인권이란 말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사회란 것을 절실히 통감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북한 동포 뿐아니라 현 체제에 순응해 살아가는 당 간부들도 인권이란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북한사회에 진정한 인권이 보장되고 정말 한 톨의 쌀이 없어 한 알의 알약이 없이 어린 아이를 살릴 수 없는 그런 가정들도 그런 부모들도 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시대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새해 소망 인사를 드립니다.”

김 사무총장은 북한 정권이 당장 군 복무 기간을 대폭 줄이거나 이동의 자유를 주는 것이 인권 개선의 긍정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 모씨] “북한의 군사복무. 군인들의 군사 복무 기간을 10년제에서 3년제로 낮추는 방안이거나 아니면 이동의 자유가 제한돼 있으니까 여행증을 없애는 문제라든가 이런 기타의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그런 인권 문제들을 갖고 이야기 하면 북한 주민들도 납득이 가고 북한 간부들도 납득이 가리라 봅니다.”

탈북자들의 소망은 모두 북한 주민들의 민생과 연관돼 있었습니다. 또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가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회, 뇌물에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장사할 수 있는 사회, 차별이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는 겁니다.

한국에서 탈북자 목회를 하고 있는 한 함경도 출신 청년 전도사는 추운 겨울을 보내는 어르신들에게 꼭 이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 전도사] “ 안녕하세요 저는 오래전에 북한을 떠나온 청년입니다. 2013년 새 해가 왔는데요. 한 가지 마음에 바람과 소원이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굉장히 추우실텐데 춥다고 뭉테기만 많이 드시고 길가에 쓰러지시거나 배고프다고 너무 힘들어 하지 마시구요. 2013년에 새로운 독들이 있을테니까 너무 술에만 매달리지 마시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이 곳에서 더 기도하고 많이 노력해서 여러분들을 하루빨리 만날 수 있는 길이 앞당겨지도록 하겠습니다. 2013년 힘들지만 힘 내시고 뵈는 날까지 아름답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