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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새 지도부, 대북정책 갈등 가능성 적어”


2011년 2월 바락 오바마 대통령(오른쪽)과 백악관에서 회담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2011년 2월 바락 오바마 대통령(오른쪽)과 백악관에서 회담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된 데 이어 중국에서 시진핑 시대가 열리면서 두 강대국간 경쟁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출범한 뒤 당분간은 양측이 북한 문제를 놓고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새 지도부가 집권 초기엔 산적한 국내 문제에 치중하면서 핵 문제 등 북한 현안에서 부딪치는 일은 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진핑 총서기는 고질적인 부정부패와 날로 심각해지는 빈부격차 문제가, 오바마 대통령도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정 적자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 자문위원인 한석희 연세대 교수입니다.

[녹취: 한석희연세대 교수] “지금 새로 권력을 잡긴 했지만 이것도 어느 정도 안정감이 필요하기 때문에 2년 정도는 국내문제에 치중해야 할 것 같구요”

중국 새 정부는 그러면서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개혁 개방에 나서도록 유도하기 위한 경제 협력은 꾸준히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2기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도발로 2.29 합의를 깨버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교수는 하지만 미국의 고민은 북한에 대한 제재가 핵 문제를 푸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미국이나 중국의 새 지도부가 적어도 집권 초반엔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수준에서 북 핵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이런 가운데 두 나라는 다음달 치러지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석희 교수는 한국의 주요 대선후보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개혁 개방을 바라는 중국도 한국의 차기 정부에 기대를 거는 눈치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또한 핵 협상이 오랫동안의 교착 상태를 벗어날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새 한국 정부와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분위깁니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입니다.

[녹취: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만약 한국 정부가 극단적 보수 또는 극단적 진보 쪽의 대북정책을 가져가려 하지 않고 상당히 전략적 접근을 해서 중국과 미국을 한국의 대북정책으로 유인하고 같이 협업하려는 주도적 역할을 해준다면 차기 정부 때는 한국 정부가 대북정책에 있어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예기치 않은 북한의 도발이 변수이긴 하지만 미국의 제재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도 경협까지 해가며 한반도 안정에 신경을 쓰고 있는 마당에 북한이 또 다시 도발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그러나 시진핑 정부가 국내 안정을 어느 정도 꾀하고 나면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과의 경쟁이 뜨거워질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전병곤 박사입니다.

[녹취: 전병곤 통일연구원 박사] “2~3년 지나게 되면 중국의 입장에서도 주변에 대한 자신의 국가 핵심 이익을 넓힐 것이고 그러다 보면 한반도에서도 미국과 이익이 중첩돼 나타날 수 있구요, 북한 문제를 놓고 미국과 심하게 갈등이 증폭될 경우 북-중 대 한-미-일 갈등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 전문가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 간 경쟁 구도에 한국 차기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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