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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2기 정부, 대북 외교 라인 전망


자정을 넘김 7일 새벽, 당선 수락 연설을 하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자정을 넘김 7일 새벽, 당선 수락 연설을 하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내년 1월에 출범하는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는 외교 라인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대북 정책을 주도한 외교라인의 면면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현재 미 국무부에서 한반도 관련 정책은 힐러리 클린턴 장관과 윌리엄 번스 부장관, 웬디 셔먼 정무차관,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그리고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라인에서 결정되고 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지난 2000년에 뉴욕주 상원의원에 선출된 후 2004년 재선에 성공해 8년 동안 상원의원을 지냈고, 2008년 대선 때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치열한 경쟁을 벌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북 핵 6자회담의 유용성을 인정하면서도 , 북한의 모든 핵 계획을 종식하고 핵 확산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최근에는 북한 지도부가 먼저 민생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클린턴 국무장관] “Move away from the failed economic systems…”

주민들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실패한 경제체제에서 벗어나 북한을 개혁의 길로 이끌어 나가라는 겁니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은 그럴 경우 북한이 노선을 바꾼 것으로 간주하고 북한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내 서열 2위인 번스 부장관은 부시 행정부 때인 2007년부터 정무차관으로 한미동맹 등 외교 현안을 지휘해 온 직업 외교관입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현직을 유지하다가 지난 해 3월,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전격 사임한 뒤 부장관으로 승진됐습니다.

웬디 셔먼 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은 번스 차관의 승진으로 자리가 빈 정무차관에 발탁됐습니다. 셔먼 차관은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에 동행했고, 그 직전 조명록 북한군 차수의 미국 방문과 미북공동코뮈니케 도출에도 깊숙히 관여했던 인물입니다.

전임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역임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국무부의 한반도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문제를 총괄하면서 대통령과 국무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대북정책 특별대표 직은 글린 데이비스 전 국제원자력기구 미국대사가 맡고 있습니다.

데이비스 대사는 지난 7월 VOA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 핵 6자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무를 준수하는 등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Obama North Korean Policy ACT#2 YCL 11/8>[녹취: 데이비스 특별대표] “Well, North Korea knows full well what it is obligated to…”

데이비스 대표는 북한 스스로도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다며,북한은 그동안 국제사회와의 숱한 합의를 통해 약속한 바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에 앞서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오바마 1기 행정부의 첫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맡았습니다.

지난 2009년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던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최근 VOA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협상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Obama North Korean Policy ACT#3 YCL 11/8> [녹취: 보스워스 전 특별대표] “My biggest regret is clear…”

보즈워스 대표는 공식적인 대화를 재개하는데 성공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며, 그래도 북한과 대화를 유지했다는 점을 보람있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국무부 내에서는 부시 행정부 말기에 북한의 핵 불능화 작업에 관여했던 성 김 한국과장이 6자회담 특사를 맡다가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고, 성 김 특사가 하던 역할은 클리퍼드 하트 해군참모총장 외교정책자문역이 맡았습니다.

백악관에서는 제프리 베이더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한반도 관련 정책을 총괄하다가 지난 해 4월 사임했고, 대니얼 러셀 국가안보회의 한국 일본 담당 보좌관이 뒤를 이었습니다.

러셀 선임보좌관은 미북 제네바 합의 타결 당시 주역 중 한 사람으로 대북협상 분야의 전문가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 해 부터 오마바 2기 행정부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누가 후임자로 임명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 장관의 후임으로 존 케리 상원외교위원장이 유력하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케리 위원장은 북한 문제에 대해 대화를 강조해 왔기 때문에 국무장관이 될 경우 미북 관계 진전을 위해 적극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또한, 오바마 1기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주도한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과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7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차기 국무장관이 되더라도 미국의 대북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플레이크 맨스필드 재단] “지금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개인의 생각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하니까, 저는 인물이 바뀌어도 정책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이 앞으로 미국에 대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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