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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장관 "북한, 선군정치 포기해야"


24일 한국 국립외교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연설하는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
24일 한국 국립외교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연설하는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
한국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북한 새 지도부에 선군정치를 포기하고 민생 살리기에 주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 장관은 북한 정권이 민생을 강조하면서도 대외적으론 여전히 적대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어 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성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은 24일 국립외교원이 주최한 ‘2012 국제문제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 새 지도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북한 새 지도부가 한편으론 민생과 경제발전 의지를 표명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서해 북방한계선을 연이어 침범하고 핵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한국과 국제사회에 적대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정책 방향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며 북한 지도부가 민생 우선의 새로운 길로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진정한 변화를 위해선 북한이 선군정치를 포기하고 자원을 민생과 경제 부문으로 전용해야 할 것입니다.”

이날 회의에 발제자로 나선 제임스 켈리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도 북한 새 지도부가 혼란스런 태도로 많은 의문을 낳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인과 함께 만면에 미소를 띤 젊은 지도자의 모습이 등장하고 소규모 시장의 확산, 휴대전화 사용의 증가 등 예전과는 다른 현상들이 보이지만 과거 정권의 문제들에 대해선 어떤 답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얘깁니다.

[녹취: 제임스 켈리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There are style differences, old DPRK realities persist-isolation…

켈리 전 차관보는 북한 새 지도부가 한편으론 다른 스타일을 보이면서도 굶주림, 핵과 미사일, 국경 통제 등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불렀던 문제들을 여전히 안고 있다며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토론자로 나선 중국 전문가는 김 장관이나 켈리 전 차관보와는 사뭇 다른 견해를 밝혔습니다.

양시위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권력의 중심이 군에서 당으로 되돌아갔고, 이에 따라 정책 우선순위도 군에서 경제로 옮아가고 있다며 이는 본질적인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The second fundamental shift is their strategy to focus…

양시위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또 다른 근본적 변화는 정책의우선순위가 군에서 경제로 옮겨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양 선임연구원은 장마당이 확산되고 북한과 중국의 교역이 늘어나고 있는 게 이런 변화의 단적인 증거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또 다른 발제자로 나온 서울대학교 전재성 교수는 북한 문제 등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들을 풀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긴장관계를 지양한, 다자간 안보체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전 교수는 동북아 유일의 다자간 안보 틀인 6자회담을 보다 수준 높은 협력체로 만들면 북한 문제를 가장 잘 아는 한국이 중견국가로서의 위상을 활용해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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