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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과 백두산 관광 공동개발 합의


지난달 13일 북한에서 청년절을 맞아 백두산 정상에서 진행된 횃불 이어달리기 출발 모임.
지난달 13일 북한에서 청년절을 맞아 백두산 정상에서 진행된 횃불 이어달리기 출발 모임.
북한과 중국 사이에 관광 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두 나라가 백두산의 북한 쪽 지역에 대한 관광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한국과 백두산 관광지 개발에 수 차례 합의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과 중국이 백두산 북한 쪽 지역에 대한 관광 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는 중국 지린성 창춘에서 발행되는 신문 ‘성시만보’를 인용해, 북한과 중국이 지난 25일 ‘제1차 백두산 합작개발 관광프로젝트 상담회의’를 열고 합작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합작의향서에는 북한 국가관광총국 조성걸 부국장과 중국 창바이산관리위원회 훠젠쥔 부주임이 서명했으며 중국 지린성 관광국, 창바이산 관광국, 창바이산개발건설그룹 등 관계기관 대표들이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양측이 어떤 방식으로 백두산 관광을 공동개발할 지 등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백두산은 1962년 체결된 북중국경조약에 따라 현재 북한과 중국 영토로 나뉘어 있습니다. 백두산 정상인 천지의 경우 북한 영유 54.5%, 중국 영유 45.5%로 분할된 상태입니다.

서울에 있는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는 북한이 중국 자본을 유치해 백두산을 개발하기 위해 이번 합의를 맺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창현 교수] “남쪽 현대아산이 약속한 백두산 개발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중국 자본을 투자를 해서 삼지연 스키장 개발하고 북쪽이 갖고 있는 관광코스들을 중국 관광객들이 공유할 수 있는 관광코스를 만들려는거죠”

한국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005년 7월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백두산관광에 합의했지만, 이후 더 이상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남북한은 지난 2007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다시 한 번 백두산 관광을 합의했습니다.

[녹취: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민족공동의 번영과 통일을 실현하는데 따른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협의하였다.”

당시 남북정상은 백두산 관광 실시에 합의하면서 이를 위해 백두산과 서울 간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듬 해 한국에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고 이어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정창현 교수는 중국에서 백두산 북한 쪽 관광코스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창현 교수] “장백산 관광이 중국 내에서 굉장히 좋은 관광코스예요. 그 관광코스에 와 가지고 북쪽에서 보는 천지라고 하는 것은 중국에서 보는 천지와 전혀 다른 경치이기 때문에 관광상품으로서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정 교수는 어떤 지역을 어떤 방식으로 개발할 것인지 구체적인 사항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만일 중국 자본이 투입돼 본격적인 개발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한국이 백두산 관광 개발에 참여할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백두산 인근에 공항을 만들고 도로망을 정비하는 등 백두산 관광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말에는 중국 6개 기업이 공동투자해 조성한 ‘창바이산 국제리조트’가 정식으로 개장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백두산 관광지에는 최근 하루 평균 1만 2천명에서 1만7천명이 찾고 있습니다. 중국 쪽 백두산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 수는 2008년 88만명에서 지난해 1백42만명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1백5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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