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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한 채무 탕감...협력 확대 전망


지난해 8월 울란우데에서 회담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왼쪽)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북한과 러시아가 채무 문제 해결을 위한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이로서 앞으로 두 나라간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 북한의 채무 1백10억 달러 가운데 90%를 탕감하는 내용의 정부 간 협정에 서명했다고, 세르게이 스토르착 러시아 재무차관이 밝혔습니다.

지난 1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서명식에는 북한 측에서 기광호 재정성 부상, 러시아 측에서는 스토르착 차관이 참석했습니다.

스토르착 차관은 소련시대의 환율인 1달러 당 60코페이카 (러시아 화폐 단위. 100분의 1 루블)로 환산해 북한의 채무액 1백10억 달러가 산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은 채무 10억 달러는 북한의 에너지와 보건, 교육 사업 등 ‘채무 원조(debt for aid) 프로그램’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동아태 담당 부총재 고문은 이번 협정 체결이 북한에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 Taking most of the Russian debt off the table…

대외 채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 러시아 채무의 거의 대부분을 탕감 받은 것은 북한의 거시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뱁슨 전 고문은 또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확대하는 측면에서도 대외 채무를 줄이는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전후 복구와 경제건설을 위해 옛 소련으로부터 많은 차관을 도입했지만 지금까지 빚을 갚지 못해 원금과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채무 문제에 대한 협상이 진행됐지만 양측간 견해 차 때문에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후 지난 2011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협상이 재개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6월 마침내 양측 간에 잠정합의가 이뤄진 데 이어 이번에 최종 협정이 서명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북한 관계 발전을 가로막았던 가장 큰 걸림돌인 채무 문제가 해결된 만큼, 양측의 협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방문연구원인 한국 동국대학교 김용현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러시아와 북한이 좀 더 긴밀하게 앞으로 경제협력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이런 차원에서 기존의 내용들을 좀 더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북한이 러시아와 좀 더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강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러시아가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북한으로부터 경제적 양보를 얻어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 I don’t know the answer to that, but

뱁슨 전 고문은 러시아가 이번 합의를 통해 라진항을 통한 화물 수송이나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 건설 등 경제적 이해가 달린 문제에서 북한 측의 양보를 얻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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