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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한국 민간단체 수해 지원 수용


지난해 12월 한국 민간단체들이 북한에 지원한 밀가루.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한국 민간단체들이 북한에 지원한 밀가루. (자료사진)
한국 정부의 수해 지원 제의를 거부한 북한이 한국 민간단체의 수해 지원 제의는 받아들였습니다. 오는 21일 밀가루 5백t을 시작으로 추석을 전후해 물자 전달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대한 한국 민간단체의 수해 지원 물자가 오는 21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달됩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최근 국제 구호단체인 월드 비전에 방북 초청장을 보내와, 물자 전달을 위한 방북을 조만간 승인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습니다.

월드 비전은 이에 따라 오는 21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거쳐 개성을 방문해 밀가루 5백t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밀가루는 올 여름 수해를 입은 평안남도 안주시와 개천시 주민들에게 보내집니다.

한국 내 대북 지원단체들의 연합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북민협도 이르면 다음 주 밀가루 5백t을 보낼 예정입니다.

북민협은 당초 오는 20일 물자를 보낼 예정이었지만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이 오지 않아 일정이 연기됐습니다.

한국 정부의 수해 지원을 거부한 북한이 민간단체들의 수해 지원에는 응해옴으로써 한국 정부와는 대화하지 않은 채 민간과만 교류하는 이중행보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해 지원 품목으로 쌀과 시멘트, 복구용 중장비를 요구해온 북한이 민간단체의 지원 품목에는 별다른 불만을 나타내지 않은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북한 지역의 수해가 컸던 만큼 민간단체들의 지원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3일 관영매체 보도에서 지난 6월부터 석 달 에 걸친 수해로 9백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주택 8만 7천여 채가 부서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큰 규몹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한다는 방침입니다.

통일부는 이날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가 북한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보내는 사업에 2백만 달러를 지원키로 결정했습니다.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입니다.

[녹취: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 “북한 어린이들의 설사를 예방하기 위한 약품 지원으로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계속한다는 방침에 따른 거구요. 2007년부터 3년 동안 지원해왔던 사업으로 연평도 사태 이후 결제가 미뤄지면서 이제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제재 조치 이후 한국 정부가 국제기구를 거쳐 북한을 지원한 것은 지난 해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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