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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납북 피해 토론회, 오길남 씨 참석


지난 5월 납북 피해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오길남 박사. (자료 사진)
지난 5월 납북 피해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오길남 박사. (자료 사진)
오길남 씨 등 한국의 납북자 가족 지원 대표단과 미국의 민간단체들이 어제 (11일) 워싱턴에서 토론회를 열고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통영의 딸’ 운동으로 잘 알려진 오길남 씨는 북한 당국이 딸들을 쇄뇌시켰어도 부녀간의 정을 끊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녹취: 토론회 현장음]

눈물과 아픔, 엄숙함,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게 도와달라는 호소의 목소리가 토론회 장을 가득 메웁니다.

‘통영의 딸’ 운동으로 잘 알려진 오길남 씨는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거듭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녹취: 오길남] “26년이 됐습니다. 세계가 유엔이나 미국이나 독일이나 이런 나라들이 두 딸의 유럽 방문 계획을 만들어 저와 두 딸이 최소한 한 달 정도만 같이 있게 해 주면 안 좋겠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와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SAIS)의 한미연구소가 공동 주최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로버타 코헨 공동의장은 북한 정부가 앞서 유엔에 보낸 답변서에서 오길남 씨 가족의 존재를 인정한 것은 중요한 상징성을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의장]

유엔이 개입했기 때문에 북한이 오 씨 가족의 실체를 처음으로 인정한 만큼 전체 납북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계속 유엔을 통한 압박과 동력을 살려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유엔은 지난 5월 북한에 억류돼 있는 오길남 씨의 가족이 북한 당국에 임의적으로 구금됐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북한 당국은 앞서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임의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에 보낸 답변에서, 두 딸은 오 씨가 가족을 버려 어머니 신숙자 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생각해 아버지로 여기지 않고 만남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길남 씨는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 당국의 쇄뇌가 진실과 부녀 간의 정을 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길남] “(처음 만나면) 제 두 딸은 아버지의 말을 부인할 것입니다. 그러나 같이 지내는 동안 하루 하루 달라질 겁니다. 원래의 감정으로 되돌아 올 겁니다. 그 것을 확신합니다.”

한국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는 오 씨 가족의 송환이 전후 납북자 문제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성용 대표] “신숙자 모녀를 살려오는 것이 우리 517명 납북자 해결의 실마리라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전후 납북자 대부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던 북한 정부가 오길남 씨 가족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정한 것은 다른 납북자 가족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의 민간 대북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의 권은경 국제팀장은 납북자 가족 해결을 위한 미국 정부와 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은경 팀장] "과거 미국 정부와 의회가 결의와 압박을 통해 국제사회의 납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섰던 전례가 있는 만큼 미국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권 팀장은 10일 ‘VOA’ 방송에, 국무부에서 면담한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적극적인 지원 약속과 함께 필요할 경우 지지 성명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14일까지 미 의회와 민간단체들을 방문해 의회의 결의안과 청문회 개최를 적극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NEWS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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