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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체포 배경에 북한 보위부 개입"


25일 서울에서 석방 기자회견을 가진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
25일 서울에서 석방 기자회견을 가진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
중국에 강제 구금됐다 풀려난 북한인권 운동가 김영환 씨가 오늘 (25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 씨는 이번 사건에 북한 당국이 관여했다고 주장하며, 북한 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영환 씨 일행에 대한 중국 공안 당국의 체포는 전격적이었고, 114일 동안의 구금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영환 씨는 지난 3월29일 오전 다롄 시내의 한 호텔에서 지인들과 회의를 마친 뒤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가 중국 국가안전부 요원들에게 붙잡혔습니다. 김 씨는 다음 날 단둥시 국가안전국으로 옮겨져 4월28일까지 한 달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김 씨는 “특정 범죄에 대한 조사라기보다 정보조사에 중점을 두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영환 씨] “관련된 사실을 이야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 하라는 식으로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중국 측은 한국 내 활동과 북한인권 운동이나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국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에 대해 알고 싶어했고 심지어 우리가 옛날에 쓴 글 80-90년대 제가 한 활동 모든 것에 대해 조사하려 했습니다.”

김 씨는 또 이 과정에서 중국 당국으로부터 잠을 못 자게 하거나 물리적으로 압박하는 식의 가혹행위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그러나 중국의 가혹 행위를 구체적으로 밝힐 경우, 북한인권 문제 대신 중국 내 인권 문제가 부각될 우려가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당국은 김 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두 달 동안 귀환 조건을 제시하며 김 씨를 집요하게 설득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제시한 귀환 조건은 김 씨가 중국 법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고, 구금 상태에서 당한 가혹 행위를 한국에 돌아가서 함구하라는 것이었다고 김 씨는 증언했습니다.

김 씨는 영사 접견 당시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은 가혹 행위에 대해 간략하게 얘기했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정부 측에 자세히 설명했다며 현재 외교부에서 중국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지난 6월 영사접견 당시 가혹 행위 진술을 들었고, 이후 중국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고 엄중히 문제 제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환 씨는 이번 사건이 북한 당국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와 함께 붙잡힌 일행 중 한 명을 북한 보위부가 오랫동안 주시해왔고,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해 이번에 검거했다는 겁니다. 김영환 씨입니다.

[녹취: 김영환 씨] “중국에서 활동하는 인사를 북한 보위부에서 추적을 하고 있었고 중국 안전부가 그 사람을 1달에서 3달 가량 미행, 감시 감청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제가 볼 때 우릴 (북의 테러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검거했다는 중국 측 주장과 달리, 북한과의 협조관계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라고 생각됩니다. ”

지난 10 년간 한국에서 북한인권 운동을 해온 김 씨는 중국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정보조사와 탈북자 지원 활동 등을 주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중국을 방문한 목적도 자신과 함께 활동해온 이들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해서 였으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북한 고위급 인사의 기획망명을 도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김영환 씨는 이번 사건으로 그동안 추진해오던 활동들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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