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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원, 아이다호 ‘긴급 낙태’ 허용 공방…애리조나, ‘대선 결과 조작’ 혐의 줄리아니 등 기소 


아이다호주의 낙태금지법에 관한 구두 변론이 진행된 24일 미국 연방대법원 밖에서 낙태지지 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이다호주의 낙태금지법에 관한 구두 변론이 진행된 24일 미국 연방대법원 밖에서 낙태지지 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대법원에서 아이다호주의 엄격한 낙태 금지법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조작을 시도한 혐의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등 18명이 애리조나주에서 기소됐습니다. 올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 1.6%를 기록하며 작년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상무부 발표 내용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대법원에서 낙태 관련 소송을 들여다보고 있군요?

기자) 네, 대법원에서 여성의 낙태권에 대한 공방이 다시 벌어졌습니다. 낙태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아이다호주의 낙태 금지법이 연방법인 응급치료·노동법(EMTALA)에 위배되는지에 관해 24일 구두 변론이 진행됐는데요. 지난 2022년 대법원이 여성의 보편적인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이후 다시 낙태 관련 소송이 대법원에 올라가게 된 겁니다.

진행자) 우선 아이다호주의 낙태법은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고 갈까요?

기자) 네, 아이다호주는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데요. 그러니까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시기부터 낙태를 못 하게 됩니다. 또 강간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 그리고 임신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경우가 아니면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데요. 이를 위반하는 의사에게는 징역 2~5년 형을 선고하고, 의료 면허를 박탈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아이다호주에서 이런 엄격한 낙태법이 언제 시행에 들어간 겁니까?

기자) 지난 2022년 6월 대법원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되면서부터입니다. 아이다호주에는 이른바 ‘방아쇠 법(trigger law)’이 있었는데요. 방아쇠 법이란 법률은 제정되어 있지만, 당장 효력은 없는 겁니다. 하지만, 나중에 해당 법률이 효력을 갖는 데 장애가 되는 사항이 없어지면 효력이 발생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2년 전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히면서 낙태 금지법이 발효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법에 대해 왜 소송이 제기된 건가요?

기자) 연방 법무부가 아이다호주의 낙태 제한법이 연방 응급치료·노동법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연방법에 따르면, 연방 정부의 자금을 받는 병원은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안정시키기 위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법무부는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이 위협받아 낙태가 필요한 경우 낙태도 응급의료 상황으로 간주되지만, 아이다호주에선 주법에 따라 시술하지 못할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하급 법원에서는 어떤 결정이 나왔습니까?

기자) 아이다호주 연방 지방법원은 법무부의 법 시행 정지 명령 신청을 일부 인용했습니다. 린 윈밀 판사는 여성의 건강을 ‘심각한 위험’에 빠트리거나 ‘심각한 신체 기능 장애’ 위험을 피하기 위해 낙태가 필요한 경우는 법 시행을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린 건데요. 이에 주 정부가 불복하면서 해당 사안이 대법원에 올라오게 됐습니다.

진행자) 이날(24일) 구두변론에서 양측은 어떤 주장을 펼쳤습니까?

기자) 연방 법무부는 연방법이 주의 낙태법보다 우선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낙태권은 정치 성향에 따라서 갈리는 사안인데요. 민주당인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는 낙태권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날 정부 입장을 대변한
엘리자베스 프렐로거 법무부 송무담당 차관은 “만약 한 여성이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아 응급실에 왔고 아직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는데, 의사는 치료를 연기해 상태가 악화되도록 놔두거나 아니면 여성을 다른 주로 이송해야 한다”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다호주는 응급치료법이 요구하는 필수 치료를 범죄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이다호주 정부 주장은 무엇이었습니까?

기자) 보수 성향의 아이다호주를 대변하는 조슈아 터너 변호사는 주의 낙태 금지법이 연방법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터너 변호사는 낙태법에 따라, 임산부의 사망이 임박했을 경우뿐 아니라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의학적 문제가 있는 경우 낙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낙태를 정당화하기 위해 연방 응급치료법 관련 규정을 정확히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주장에 대해 연방 대법관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현재 대법원은 6대 3으로 보수성향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아이다호주 법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였습니다. 진보 성향 대법관들은 주정부 측에 아이다호주 법이 여성의 죽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긴급 낙태를 허용하지만,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허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지적했습니다.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은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낙태를 하지 않으면 미래에 아이를 낳지 못하는 몸 상태를 가진 여성도 있다며, 하지만 아이다호에서는 이런 여성이 다른 주로 이송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어떤 의견을 보였죠?

기자) 보수 대법관들은 연방법이 ‘태아’에 어떤 보호를 적용하는지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연방 응급치료법에 ‘태아’가 여러 번 언급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는데요. 이는 “병원은 아이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낙태를 하는 것은 그런 의무에 어긋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보수 성향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주를 대변하는 터너 변호사가 대답을 얼버무린다고 지적하며 진보 성향 대법관들 생각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까요?

기자) 이날(24일) 변론 분위기를 봐서는 아직 결과를 예단하기 힘듭니다. 대법원은 이번 회기가 끝나는 6월 말까지 해당 사안에 관해 결정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낙태 문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법원이 중요한 결정을 내놓게 되는 건데요. 낙태권은 현재 여러 주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애리조나주에서는 160년 전 제정된 낙태 금지법을 다시 폐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앞서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를 제외하고는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에도 낙태를 전면 금지한 1864년의 주법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판결했는데요. 이에 애리조나주 하원은 24일 해당법을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상원으로 보냈습니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사진 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사진 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2020년 대선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이 애리조나주에서 기소됐군요?

기자) 네, 애리조나주 대배심이 24일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과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마크 메도스 전 비서실장,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 고문이었던 보리스 엡스타인 씨 등 18명에 대해 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공소장에 모든 사람의 이름이 적시된 건 아닌데요. 하지만, 설명을 보면 누구인지 짐작이 가능합니다.

진행자) 여러 명이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가 뭡니까?

기자)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조작하려고 시도한 혐의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음모와 사기, 위조 등 중범죄 혐의가 적용됐는데요. 애리조나 마리코파카운티 법원이 공개한 공소장을 보면, 피고들은 지난 대선 당시 애리조나주 선거인단을 바꿔치기해 전국 선거인단 집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도록 하려는 음모를 꾸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선에서는 선거인단이 가장 중요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대선은 일반 유권자의 직접 투표 결과에 따라 일반 유권자의 뜻을 대변하기로 약속한 각 주의 선거인단이 모여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선거 방식입니다. 애리조나주에는 선거인단 11명이 배정돼 있는데요. 일반 투표에서 이긴 후보가 선거인단 전원을 가져가게 됩니다.

진행자)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주에서 지지 않았나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주에서 1만여 표 차이로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습니다. 그러자 공화당 지지자들로 구성된 가짜 선거인단 11명이 허위 선거인증서를 만들어 제출했고요. 또 줄리아니 전 시장 등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은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관련 조사를 이끈 사람은 누구입니까?

기자) 민주당 소속 크리스 메이스 애리조나주 법무장관입니다. 메이스 장관은 24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지난 13개월 동안 우리 주의 가짜 선거인단 계획에 관해 철저하고 전문적인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나는 미국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너무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애리조나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소장을 보면 ‘범죄의 공모자’로 적시돼 있습니다.

진행자) 선거 결과 뒤집기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경우도 있잖아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자신이 패한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선거 담당자 등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입니다. 또 연방 법무부가 임명한 잭 스미스 특검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 정부를 사취하려 한 음모, 선거인단 투표 인증을 위한 공식 절차를 방해하려 한 음모, 투표권 등 시민의 권리 행사를 박탈하려 한 음모, 공무 절차 방해와 방해 시도 혐의 등으로 기소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지만 자신은 기소 면제 대상이라며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연방 차원에서 기소된 뒤 대통령으로서의 면책특권을 인정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의사당 난입 사태 등 당시 행위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직할 때였기 때문에 '면책특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법원이 기소를 기각할 것을 요구한 겁니다. 하지만 1심과 2심 법원은 연달아 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요. 결국 연방대법원에까지 올라갔는데요. 대법원은 25일 해당 사안에 대한 구두변론을 진행합니다.

2022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슈퍼마켓에서 한 여성이 쇼핑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2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슈퍼마켓에서 한 여성이 쇼핑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발표됐는데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올해 1월에서 3월까지를 아우르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 1.6%로 집계됐다고 상무부가 25일 밝혔습니다. 지난해 4분기 3.4% 성장률에 비해 둔화했고, 시장 전망치 2.4%에도 밑도는 수준인데요. 다만, 이번에 나온 수치는 속보치로 향후 조정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미국의 분기별 경제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 이렇게 세 번에 걸쳐 발표됩니다.

진행자) 올해 1분기 경제가 더디게 성장한 원인이 뭘까요?

기자) 소비자 지출과 수출, 주와 지방정부 지출이 둔화한 데 따른 영향이라고 상무부는 설명했습니다. 우선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자지출은 연 2.5% 증가했는데요. 작년 4분기의 3.3%보다 낮았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식당, 항공 요금, 의료 등 다양한 서비스 부문에서의 지출은 4% 증가하며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상품 지출은 0.1% 감소하며 2022년 여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또 눈여겨볼 만한 수치로 뭐가 있을까요?

기자) 기업 재고 투자가 감소했는데요. 이는 무역과 제조업의 감소를 보여줍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수출은 0.9%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수입 부문에서는 상품과 서비스 모두 증가하면서 1분기 수입 증가율은 7.2%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1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세무·컨설팅 회사 EY의 그레고리 데이코 수석경제학자는 AP통신에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기초 경제는 탄탄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1분기 경제 성장률 하락의 상당 부분이 수입 증가 때문이었는데, 이는 외국 상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견고한 수요의 신호”라는 지적입니다. 데이코 씨는 경제의 “모멘텀이 냉각되고 있다”면서도 “대대적인 긴축은 아닐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시장이 이런 경제 지표를 유심히 보는 이유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물가가 목표치인 2%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지난 2022년 6월 9.1%로 고점을 찍은 이후 지난 3월 3.5%까지 떨어졌는데요. 하지만 3% 아래로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물가를 잡으려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둔화를 꼭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데요. 하지만 만약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면 올해 금리 인하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합니다.

진행자)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제 지표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사람은 바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닐까 싶은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성장을 주요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유권자들의 경제 만족도는 썩 좋지 않은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성명을 내고 1분기 GDP 발표는 “미국 경제가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강력함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자신이 취임한 후 미국 경제가 지난 25년간 그 어떤 역대 대통령 때보다 많이 성장했으며, 실업률도 2년 넘게 4%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중산층을 위해 처방약과 의료 비용을 낮추는 한편, 항공업계과 금융업계의 숨은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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