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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전쟁 반대 시위 컬럼비아대에 경찰 진입, 수십 명 체포…트럼프, 함구령 위반으로 9천 달러 벌금 선고


30일 뉴욕 경찰이 사다리차를 이용해 컬럼비아대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해밀턴홀에 진입하고 있다.
30일 뉴욕 경찰이 사다리차를 이용해 컬럼비아대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해밀턴홀에 진입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가자전쟁 반대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컬럼비아대학에 경찰이 진입해 교내 건물을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를 연행했습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함구령 위반으로 9천 달러의 벌금을 내게 됐습니다. 이어서 미국 연방정부가 대마초에 대한 위험등급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가자전쟁 반대 시위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컬럼비아대학에 경찰이 투입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야외 텐트 농성에 이어 교내 건물 점거에 들어간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뉴욕 경찰이 강제 연행에 나섰습니다. 4월 30일 밤 전술 장비를 착용한 뉴욕 경찰 병력이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진입한 겁니다.

진행자) 시위대는 건물 입구를 봉쇄한 채 농성 중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경찰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시위대가 점거 중인 해밀턴홀 2층 창문을 통해 건물에 진입했습니다. 야외 천막 농성지에도 경찰이 투입됐는데요. 이후 수십 명이 손이 결박된 채 연행돼 경찰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진행자) 경찰이 투입된 건 대학 측의 요청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네, 대학 측은 “하룻밤 사이에 해밀턴홀이 점거되고 파손되고 봉쇄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뉴욕 경찰에 지원을 요청하게 된 것은 시위대의 행동에 대한 결정”이라며, “우리는 규칙과 법을 위반하는 시위자들로 인해 캠퍼스 생활이 끝없이 방해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이 왜 해밀턴홀을 점거했던 겁니까?

기자) 대학 측은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2시까지 야외 텐트 농성을 해산할 것을 시위대 측에 요구했습니다. 만약 이를 거부하면 정학 처분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는데요. 하지만 시위대가 이를 거부했고요. 대학 측은 시위 학생들에 대한 정학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시위대는 30일 새벽 교내 해밀턴홀을 기습 점거한 후 자신들의 요구를 학교가 수용할 때까지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학교 측은 건물을 점거한 학생들은 퇴학 처분하겠다고 경고했고요. 이후 경찰 병력까지 투입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컬럼비아대는 앞서 경찰의 지원으로 시위대 해산에 나선 적이 있죠?

기자) 네,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지난달 18일 철수 요청을 거부한 시위대를 해산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고요. 경찰은 100명이 넘는 시위대를 연행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진압으로 학생들의 반발은 더 커졌고요. 미 전역의 여러 대학에서 연대 농성이 시작됐죠. 샤피크 총장은 뉴욕 경찰 측에 졸업식이 끝나는 5월 17일까지 캠퍼스에 주둔해 시위 현장을 정리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컬럼비아 사태와 관련해서 뉴욕 시장도 입을 열었군요?

기자) 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뉴욕 경찰 간부들과 함께 가진 브리핑에서 시위대의 해밀턴홀 점거는 ‘외부 선동가’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애덤스 시장은 “컬럼비아대학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과 사악한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평화로운 시위대를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그들은 평화나 단결을 촉진하거나 평화로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화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뉴욕 당국이 이렇게 판단하게 된 근거가 있겠죠?

기자) 네, 경찰은 철제 바리케이드를 이용해 출입구를 봉쇄한 점과 보안 카메라를 파손한 것 등을 근거로 내놓았습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컬럼비아대 시위 주최 측인 ‘컬럼비아대 아파르트헤이트 퇴출 연합(CUAD)’은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대학들의 시위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 서부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에서는 1일 새벽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와 이스라엘 지지자들 간의 물리적 충돌이 있었습니다. 양측은 서로 밀치고 발로 차는가 하면 상대 진영 쪽에 의자나 철제 바리케이드를 집어 던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어쩌다가 이렇게 폭력 사태가 벌어진 겁니까?

기자) UCLA 학보인 ‘데일리 브루인’은 이스라엘 지지자들이 캠퍼스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 야영지를 철거하려고 하다가 충돌이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는데요. LA시장실 잭 세이들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X에, LA경찰이 UCLA 총장의 지원 요청에 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대륙 동부와 서부 할 것 없이 가자전쟁 반대 시위로 대학가가 시끄러운데, 시위가 좀 잦아드는 곳은 없습니까?

기자) 시위대가 해산한 학교도 있습니다. 미 동부 브라운대에서는 시위대가 학교 측과 협상 타결을 이루면서 30일 해산했습니다. 양측은 시위대가 해산하는 대신, 대학의 이스라엘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는 데 대한 투표를 오는 10월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AP 통신은 대학 측이 시위대의 투자 매각 투표에 동의한 최초의 사례라고 전했는데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요구하는 것은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대학이 이스라엘 관련 사업 투자를 처분할 것과 시위 참여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사면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 출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성추문 입막음 혐의와 관련해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재판 관련자를 비방하지 말라는 판사의 명령을 어긴 데 대해 벌금을 내게 됐습니다. 재판을 담당하는 맨해튼지방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4월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내린 함구령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벌금 9천 달러를 부과했습니다.

진행자) 머천 판사가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걸까요?

기자) 머천 판사는 피고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가 있다는 걸 알고 있고 또 이를 보호하고 있다면서도 “적법한 명령을 지속해서 의도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머천 판사는 그러면서 함구령 명령을 계속해서 어길 경우 수감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함구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재판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안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함구령에 대한 법원 결정이 나온 걸까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뉴욕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함구령 위반을 문제 삼았기 때문입니다. 머천 판사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번 재판과 관련된 증인과 검사, 법원 직원, 배심원은 물론 이들의 가족들에 대해서도 비방하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 측은 지난달 2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소한 10차례 함구령을 어겼다며 건당 1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해달라고 머천 판사에게 요청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머천 판사가 검찰 측의 이런 주장을 수용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증인과 배심원을 공격한 게시글 9건을 올린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을 부과하고 게시물을 내리라고 명령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실제로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함구령에 불만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의 함구령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습니다. 트럼프 측 변호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누구를 협박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공격에 대응한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는데요. 하지만 머천 판사는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은 “납득이 안 되며 터무니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성추문 입막음 혐의가 어떤 내용이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폭로를 막기 위해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를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하고, 그 비용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의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총 34개인데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관련 재판은 지난 4월 중순에 시작됐죠?

기자) 네, 4월 15일에 시작했으니까, 재판이 3주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30일 심리에는 게리 파로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는데요. 파로 씨는 코언 변호사가 대니얼스 씨에게 돈을 지급하는 데 쓰인 계좌 개설에 관여한 은행원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에 계속 출석하고 있죠?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요일을 제외한 주중 나흘은 재판에 참석해야 합니다. 머천 판사는 다만, 막내아들 배런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게 해달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17일에는 휴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재판 일정을 소화하는 동시에 11월 대선 앞두고 선거 운동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0일 법정을 떠난 후, 머천 판사가 자신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며 재판 때문에 선거 운동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진보주의 판사가 나를 침묵시켰다”고 주장하며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이 없는 1일,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를 찾아 선거 유세를 진행합니다.

미국 미시간주에서 재배되고 있는 대마초 (자료사진)
미국 미시간주에서 재배되고 있는 대마초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어서 대마초 관련 뉴스 보겠습니다. 미국 연방정부가 대마초 위험등급을 하향 조정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미국 법무부 산하 마약단속국(DEA)이 대마초를 덜 위험한 약물로 분류할 계획입니다. 법무부의 소치틀 히노호사 공보국장은 1일 성명을 통해 법무장관이 대마초를 Schedule I에서 Schedule III로 재분류하는 안을 회람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 제안이 연방 관보에 게시되면 6월과 7월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기자) 위험등급을 낮춘다는 것은 대마초의 위험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규정한다는 뜻이죠?

기자) 네. 대마초는 현재 헤로인이나 LSD와 함께 스케줄1, 즉 1급 마약류로 지정돼 있습니다. 대마초를 남용 가능성이 높은 1급 마약류에서 신체적, 정신적 의존 가능성이 그보다 낮은 3급 마약류로 지정하자는 겁니다. 변경이 승인되면 이는 대마초 정책에서 수십 년 만에 가장 중요한 변화가 됩니다. 그런데 3급 마약류 역시 여전히 통제되는 물질이고, 허가 없이 거래하면 연방 차원에서는 형사 기소를 당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그동안 미국에선 대마초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10월 연방 대마초법 재검토를 요청했었습니다. 단순 소지자를 비롯한 경미한 사범 수천 명을 사면하기도 했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대마초 범죄 기록이 취업이나 주택, 교육 기회에 불필요한 장벽이 된다면서 잘못된 접근법으로 수많은 사람의 인생이 뒤바뀌었고, 이제는 이런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은 대선 정국이라, 이번 정책 결정이 젊은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한 것이란 지적도 있더군요.

기자) 네, 이번 정책 변화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위한 선거전략을 짜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AP통신은 잠재적으로 젊은 유권자들을 바이든 진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소식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마약단속국의 잭 라일리 전 부국장은 대마초를 다른 마약류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입문 약물’로 보기 때문에 정책 변화에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정된 정부 자원으로 다른 주요 약물과 싸워야 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만으로 연간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또 한편에선 대마초를 술과 같은 등급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가을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70%가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여론조사 사상 최고 수준이었는데요. 2000년 조사에선 합법화를 지지한 사람이 약 30%에 그쳤었습니다. 20여 년 사이에 대마초 합법화 찬성론자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현재 대마초를 금지한 미국 연방법과 달리 38개 주에서는 의료용 대마초를 합법화했고, 그중 24개 주는 일반적인 기호용품으로 사용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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