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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형 240mm 방사포탄 검수사격… 대남 위협, 대러 수출 이중포석 관측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mm 방사포탄의 검수시험 사격을 참관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TV 화면캡쳐)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mm 방사포탄의 검수시험 사격을 참관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TV 화면캡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240mm 방사포탄 검수사격을 실시했습니다. 러시아 수출을 염두에 두고 신형 포탄 개발을 과시한 행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신형 240mm 방사포탄 검수사격… 대남 위협, 대러 수출 이중포석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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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mm 방사포탄의 검수시험 사격을 참관했습니다.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mm 방사포탄의 검수시험 사격을 참관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TV 화면캡쳐)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mm 방사포탄의 검수시험 사격을 참관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TV 화면캡쳐)

‘조선중앙통신’은 시험사격을 통해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방사포탄의 비행 특성과 명중성, 집중성 지표들이 대단히 만족하게 평가됐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240mm 방사포 무기체계는 우리 군대 포병 역량 강화에서 전략적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며 이 기업소에서 올해 시달된 군수생산계획을 어김없이 질적으로 수행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월 국방과학원이 유도 기능을 갖춘 신형 240mm 방사포 포탄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mm 방사포탄. (사진출처: 조선중앙TV 화면캡쳐)
북한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mm 방사포탄. (사진출처: 조선중앙TV 화면캡쳐)

장사정포로 불리는 240mm 방사포는 한국의 수도권을 겨냥한 무기체계로, 1994년 북한의 이른바 ‘서울 불바다’ 위협은 이 무기를 배경으로 이뤄졌습니다.

권용수 한국 국방대 명예교수는 지난 2월 소개됐던 신형 240mm 방사포탄 개발이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도 기능을 갖춘 만큼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사거리가 43km 정도였던 구형 포탄보다 20km 정도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녹취: 권용수 명예교수] “과거엔 300mm나 600mm에 유도조종장치 기술이 있었는데 이걸 240mm까지 적용해서 사거리와 정확도를 높였다는 것 그리고 그게 어느 정도 만족돼서 군에 인도하기 위한 검수사격을 수행했다라는 의미가 있는 거죠. 군에 인도한다는 말은 조만간 전력화가 된다는 거죠.”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위원장이 방사포탄 사격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교전국으로 규정한 한국의 수도권을 겨냥해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는 위협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장기전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로의 방산 세일즈 차원에서 이번 사격시험이 진행됐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mm 방사포탄의 검수시험 사격을 참관했다.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240mm 방사포탄의 검수시험 사격을 참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동에서도 분쟁이 계속 발생하면서 북한이 현 국제정세를 방산 확대의 결정적 기회로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민간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고 북한도 122mm와 240mm 방사포를 러시아에 많이 지원했을 거에요. 북한 자체도 재고가 없을 것이고, 재고를 늘이려는 의도와 함께 러시아에 지속적으로 포탄 공급을 하기 위해서 생산시설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고속기도포병로켓시스템인 하이마스 등 대규모 무기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도 북한의 무기 공급이 급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앞서 지난 22일 600mm 초대형방사포 발사 훈련 때 러시아 군사대표단이 방북해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240mm 방사포의 성능도 직접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22일 북한 비공개 장소에서 진행된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 중 방사포가 발사되는 모습.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
지난 22일 북한 비공개 장소에서 진행된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 중 방사포가 발사되는 모습.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

북한이 이번에 무기 생산공장인 ‘국방공업기업소’를 이례적으로 공개했고 김 위원장이 공장 현대화와 생산능력 확대를 강조하면서 제2경제위원회에 ‘새로운 계획사업’에 착수할 것을 지시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2경제위원회는 북한 군수경제를 총괄하는 기관으로, 군수제품의 계획과 생산, 무역 등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제2경제위원회 직할로 만들어진 국방공업기업소에서 다양한 무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통합체계를 형성했을 개연성이 있어요. 여기저기 분산돼 있던 것들을 통합 관리해서 종합적인 지휘체계를 만들어서 군수품 생산을 확장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단순히 240mm 방사포만 생산하는 건 아니고요.”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 “북한의 무기 생산 과정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한국 통일부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제2경제위원회는 북한 군수 경제를 총괄하는 기관으로 북한이 산하에 국방공업기업소가 새로 설립됐다고 밝힌 만큼 관계기관과 함께 동향을 주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이 인민군의 뿌리로 여기는 항일빨치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2주년인 25일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기념 연설에서 “믿음직한 지휘관들을 더 많이 육성해 내는 것”이 이 대학의 주 임무라며 대학이 “책무에 충실할수록 군의 전투력은 강화될 것이며 이와 정비례하여 적들의 불안과 공포는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5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항일빨치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2주년을 맞아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방문했다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25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항일빨치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2주년을 맞아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방문했다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연설 후 김 위원장은 교내 혁명사적관과 연혁 소개실 등을 돌아본 뒤 교직원,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었고 국방성은 이날 저녁 교직원 축하 연회를 마련하며 격려했습니다.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은 장교를 재교육하는 군사학교로, 김 위원장은 스위스 유학 후 이 학교에서 포병학 등을 배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 위원장은 보름 전인 지난 10일에도 군사교육기관인 김정일군정정대학을 현지 지도했습니다.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정일군정대학을 둘러본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정일군정대학을 둘러본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문성묵 센터장은 한국과 교전 중이라고 밝힌 김 위원장이 군 지휘관 지도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군심을 결집하고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야심찬 지방발전 정책을 내건 이후 건설현장 등에 대규모 군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의 충성심을 한층 끌어올리려는 의도라는 게 문 센터장의 설명입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군 밖에는 이용할 수 있는 인력이 없잖아요. 결국 군을 앞세우는, 마치 군의 사기를 높여주고 군을 대우하고 하는 식으로 하면서 군을 최대한 활용하는 그게 어떻게 보면 김정은식 선군정치라고 말할 수 있겠죠.”

조한범 박사는 선대 지도자들의 유훈과 충돌하는 듯한 대남 정책 전환,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명칭 변경 등이 주민은 물론 국가 엘리트들의 정신적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데 대한 부담감도 김 위원장이 선대 지도자들의 이름이 붙은 교육기관을 연이어 방문한 배경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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