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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전술핵 한국 재배치 지지…‘자체 핵무장’ 가능성 열어둬야


지난 2019년 11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 인근 상공에서 F-35A 전투기를 이용한 비활성 B61 폭탄 투하 실험이 실시됐다. (출처 : 미 국방부 F35합동프로그램국)
지난 2019년 11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 인근 상공에서 F-35A 전투기를 이용한 비활성 B61 폭탄 투하 실험이 실시됐다. (출처 : 미 국방부 F35합동프로그램국)

미국이 자국 도시를 희생하면서까지 한국의 안보를 지켜줄 것이란 믿음에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우선순위는 중국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지정학적 이익과 동맹의 이익 수호라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20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부차관보와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해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북한과 이란의 협력에 대해 ‘믿을 수 없을’(incredibly) 정도로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이란 미사일에 북한의 기술이 쓰였는지 주시 중이라고 했습니다. 과거 두 나라의 무기 협력을 고려할 때 이번에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이란 미사일에 북한 기술의 흔적이 있다고 보시나요?

로버트 피터스 연구원) 좋은 질문입니다. 북한과 이란의 군사 기술 협력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북한이 이란의 공급원이었던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늘날 이란이 실전 배치한 미사일들과 지난 주말 발사한 미사일들은 북한 미사일을 기반으로 한 것들입니다. 무수단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 등이 모두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이전됐습니다. 샤하브 3 미사일은 여러모로 북한 탄도미사일을 복제한 것이죠. 이 협력은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 우리가 본 것처럼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했을 때 이스라엘은 300기의 드론과 미사일 가운데 99%를 요격했습니다. 한국에 주는 주요 시사점은 뭔가요? 또 이 높은 요격 성공률은 이스라엘의 아이언돔뿐 아니라 미국과 아랍 파트너 국가들의 도움 덕분이었는데요. 미국과 일본, 한국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통합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피터스 연구원) 지적하신 것처럼 지난 주말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는 좋은 소식인데요. 미사일 방어가 제대로 이뤄졌을 때 미사일 방어의 효과를 보여주는데요. 이스라엘은 많은 전략적인 경고를 받았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스라엘은 미국의 도움을 받았고 일부 아랍 파트너 국가들도 지원하려고 대기하고 있었죠. 한국이 얻을 교훈은 미사일 방어는 한국처럼 상대적으로 국토가 좁은 국가에 좋다는 점입니다. 한국엔 도시가 많지 않죠. 사드나 패트리엇 포대와 같은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훨씬 완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추진해야죠. 미사일 방어 관점에서 미한일 3국의 긴밀한 협력은 좋은 일입니다. 제가 이 프로그램에서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시간이 갈수록 3국 간 더 긴밀한 통합을 지지합니다. 3국 모두에 이익이니까요.

진행자) 오스틴 국방장관은 최근 하원 청문회에서 2025 회계연도 예산 요청은 한반도와 주변 지역 미군이 북한의 침략에 대응할 준비 태세를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비상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에 집중할 텐데요. 미국이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을 지킬 수 있을까요?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역량을 갖췄을 때도 미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겠습니까?

엘브리지 콜비 전 부차관보) 바이든 행정부는 약속은 잘 하지만, 그것을 지키는 데는 서툴다고 생각하는데요. 오스틴 장관이나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걸 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국방 예산은 아무리 해도 두 개의 전쟁에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녜요. 오히려 중국을 상대할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죠. 국방비 지출은 물가상승률보다 낮고요. 우리는 거의 사상 초유의 준비 태세 문제를 겪고 있어요. 공격 잠수함의 40%가 전장에 나가 있죠. 우크라이나, 중동과 같은 곳에 있는 중요한 미사일 방어망에서 상당수의 미사일을 소진하고 있고요. 우리는 갖춰야 할 준비 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어요. 여러 분쟁에서 맞서 싸울 군대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국방 전략에 대한 자체 평가입니다. 이미 예전에도 논의했듯이 우리는 중국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럼 한국을 포기한다는 뜻이냐? 절대 아닙니다. 한국은 중요한 동맹이고 우리의 동맹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에 관한 더 현실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건 제가 언론을 통해 유럽인들과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하는 말이에요. 중국이 미국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말이죠. 미사일 방어와 핵우산을 포함해 미국이 한국의 대북 방어를 돕기 위해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들이 있죠. 나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가속화할수록 우리의 미사일 방어와 역량을 압도할 심각한 위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대규모 선제공격은 현실적인 방안이 아녜요. 게다가 제대로 될 것 같지도 않아요. 이런 문제를 무시하기보다 현실적으로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미국의 어느 한 도시를 공격할 역량을 갖췄을 때도 미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할까요?

콜비 전 차관보) 예를 들어 핵우산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다른 핵 역량도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분명히 미국은 북한과 도시를 맞바꾸는 일은 원치 않습니다. 이건 우리가 냉전시대에 이미 깨달은 사실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유럽에 상당한 재래식 전력과 전구 핵전력을 배치하고, 영국과 프랑스가 핵전력을 보유한 겁니다. 미국 핵 전력은 세계 여러 곳에 배치돼 있었습니다. 이건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죠. 한국의 안보는 미국이 자국 도시 5개를 희생하면서까지 북한에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믿음에 의존해선 안 됩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고 싶지 않은 방향이죠. 왜냐하면 그것은 분명히 미국인들이 절대 원치 않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은 그렇게 해선 안 됩니다. 한국은 북한이 “내가 전술적 우위를 확보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디딤돌이 돼선 안 됩니다.

피터스 연구원) 콜비 전 부차관보의 말이 맞아요. 오스틴 장관은 우리가 한국에 대한 확고한 방어를 보장하고 있고, 대통령의 국방수권법, 국방 예산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방수권법에 대해 몇 가지 말하자면, 다만 SM3 미사일 12기를 더 만들 수 있을 정도밖에 안 됩니다. 지난 주말 이스라엘에서 이란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한 미사일인데요, 단 12기입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와 저 같은 사람들은 순항미사일의 탄두를 크게 늘리고, 토마호크 미사일 방어와 대함 역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방 예산은 SM-3 미사일 12기 외에는 미사일 구매에 관한 증액이 없습니다. 그 외에는 미사일 제조와 관련해 전년도와 똑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현 행정부는 진정한 경쟁국과의 전쟁 가능성이라는 문제에 제대로 집중하고 있지 않아요. 그리고 우리는 필요한 병력과 탄약을 갖춰 처음부터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있죠. 저는 미국의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는 게 걱정입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동아시아에서 주요 전쟁을 억제해야 하는 미국의 부담 말입니다.

진행자) 콜비 전 부차관보가 여러 말씀을 해주셨지만, 핵심은 미국이 한국을 지키기 위해 미국의 5개 도시를 포기하지 않을 거란 건데요. 동의하십니까?

피터스 연구원) 이건 냉전시대에 나토 동맹들이 고민했던 문제입니다. 그래서 콜비 전 부차관보가 미국이 수천 개의 전술핵을 유럽에 배치했다고 말했죠. 그리고 냉전시대엔 최전선에 50만 명의 미군이 배치돼 있었죠. 나토 동맹은 270만 명의 병력과 수만 대의 탱크와 전투기를 갖췄었죠. 이 모든 것들이 신뢰할 만한 억지 태세가 되는 거죠. 정말 강력한 재래식 군사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가장 많을 때 유럽에 약 6천 기의 전술핵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유럽에서 핵전쟁이 벌어지면 지휘관들은 핵전쟁이 역내로 한정되도록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뉴욕이나 워싱턴, 시카고를 파리나 본, 베를린과 교환하는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게요. 이게 우리 동맹들이 50년 전에 가졌던 질문이었습니다. 이것은 믿을 만한가? 정말 뉴욕과 파리를 맞교환할 것인가? 널리 알려진 질문이었고, 우리가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그들을 확신시킬 수 없었습니다. 미국인들도 우리가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말해왔죠.

콜비 전 부차관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나중에 인정했고, 로버트 맥나마라 전 국방장관도 인정했다고 생각하는데요. 말을 끊으려는 건 아니지만, 피터스 연구원이 아주 잘 말했는데요. 제가 말씀드린 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말씀의 핵심은 맞습니다. 제 요점은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거나 한국에 뭔가를 하겠다고 위협하면, 우리가 미국 도시 5개를 잃게 될 거라고 미국인들에게 묻는다면 상식적으로 민주 국가에서 그런 일은 아주 아주 힘들 거란 겁니다. 그 5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나 가족들, 이웃들은 정부 정책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까요? 우리가 냉전시대에 직면했던 문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예를 들면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은 그 질문을 매우 직접적이고 직설적으로 던졌죠. 피터스 연구원이 아주 잘 말해줬듯이 우리는 그에 의존하지 않는 전략을 개발했습니다. 대신 소련으로 하여금 상상할 수 있는 최대 수준까지 확대된 더 큰 전쟁을 치르게 몰아붙이는 것이었죠. 미국이 실제로 그렇게 할 것인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방법을 허용하지 않는 겁니다. 북한이 이렇게 하면 미국은 도시 5개를 잃을 거예요. 만약 북한, 중국과의 전쟁이라면, 제 책에서 자세히 다뤘지만, 훨씬 더 큰 전쟁이라면, 만약 중국과 북한이 우리에게 그런 선택을 제시하려면 그들이 훨씬 더 큰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겁니다. 요점은 전쟁을 피하는 것이죠. 그 점을 강조하겠습니다. 그들에게 이렇게 말할 기회를 주자는 게 아녜요. “내가 전술적 우위에 있어. 내 말은, 나는 한국이 북한의 감독하에 있는 정치적 공동체를 원한다는 거야” “만약 동의하지 않는다면 미국 도시 5개에 대한 핵 공격을 가할 거야.” “만약 당신이 현실적으로 미사일 방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있다면 말이야”라고 말이죠. 물론 ‘북한이 비정상적 행동을 하는 것 같고, 지금이 북한 지도부와 북한 핵전력을 공격할 기회’라고 미국 대통령이 보고받을 수 있죠. 하지만 그러면 3차 세계대전이 시작될 겁니다. 우린 5~10개의 핵폭탄을 맞게 되겠죠. 그건 우리가 원하는 바가 아녜요. 우리는 우리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피터스 연구원의 말처럼 북한의 위협을 실제로 완화할 수 있는 전략과 방어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말이죠.

피터스 연구원) 조금 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요. 1962년경부터 유럽에서 미국 전략은 매우 신뢰할 만한 재래식 군사력과 수천 개의 핵무기였습니다. 그래서 바르샤바 조약에 따라, 만약 전쟁이 시작되면 쌍방 간에 너무 많은 군사력이 배치돼 있어서 양측 모두 피할 수 없었어요. 양측 모두 빠져나올 방법을 알지 못하고 양측 모두에 재앙으로 끝날 이 확대되는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걸 말이죠. 그러니까 전쟁을 시작하지 말아야죠.

콜비 전 부차관보) 맞아요. 그래서 평화로 이어졌던 겁니다.

피터스 연구원) 하지만 핵심은 그들이 그렇게 믿도록 만들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오늘날 미국은 서태평양에서 그런 재래식 역량을 갖추지 못했단 거예요. 서태평양에선 전술핵 역량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냉전 종식과 함께 모두 철거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가 적을 억지할 수 있는 해상 발사 순항미사일과 새로운 항공 순항미사일, 더 다양한 전술핵 역량을 강조하는 겁니다.

2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은 전날 신형 대공미사일 '북극성-1-2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2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은 전날 신형 대공미사일 '북극성-1-2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은 곧 정권의 종말이 될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탈북한 전직 고위 북한 관리들은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으로 보는데요. 김정은은 1년 중 몇 달만 평양에 머물고 유사시를 대비해 창성초대소 혹은 백두산 삼지연 초대소 등 러시아와 중국 국경 부근에 머문다고 하는데요. 과연 미국이 러시아나 중국 국경에 인접한 김정은을 타격할 수 있을까요? 이 두 나라와 충돌을 감수하고 말입니다.

피터스 연구원) 다시 말씀드리지만, 핵무기 사용 결정은 미국 대통령의 고유 권한입니다. 우리가 추측할 수는 있지만 결국 대통령에게 달려 있죠. 핵무기로 표적을 암살하는 것은 방금 지적하신 것처럼 여러 이유로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겁니다. 대량의 핵무기 사용으로 인한 이차 영향을 줄이려는 게 아닙니다. 대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정의할 수 있겠지만, 대략 20개 이상이라고 하면요. 일본 상공을 통과해 하향하는 핵무기는 우리가 원치 않는 것이죠. 아마 지적하신 것처럼 우리가 공격하는 목표물과 무기의 위력 등에 따라 국경을 넘어 중국에까지 영향을 미칠 겁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면하게 되겠죠. 대통령에게 김정은을 죽이고 정권을 종식시키려면 이 정도의 무기가 필요하다고 보고하면, 대통령의 눈은 원반처럼 커질 겁니다. 그리고 여기에 2차 3차 영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린 북한의 반응을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러면 대통령은 그걸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대통령은 핵무기를 사용하고도 김정은 정권을 그대로 놔두는 것 역시 좋아하지 않겠죠. 대통령으로서는 정말 어려운 선택이 될 겁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 몇 가지 이유로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매우 어려운데요. 하나는, 소련 말기에 소련은 ‘죽은 손(dead hand)’이라는 자동화 시스템이 있었는데요. 소련 지도부가 제거되면 모든 핵무기를 자동으로 발사하는 시스템이었죠. 지금 김정은은 유리 안드로포프 소련 서기장보다 더 끔찍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우리의 군사적 우위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북한도 그런 자동화 시스템 같은 걸 갖고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을 제거한다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게 아닙니다. 김정은보다 나쁜 사람, 혹은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지도부를 제거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모든 핵무기와 생물학무기뿐 아니라 다른 무엇보다도 화학무기를 제거해야 합니다. 잘 모르겠지만 틀림없이 가지고 있을 거예요. 북한에는 또 엄청나게 많은 땅굴이 있고 이동식 목표물을 타격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정할 수는 없는데요. 만약 우리가 북한 지도부를 참수하기 위해 대규모 공격을 가한다면 우리는 북한이 아무런 제약 없이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가정해야 합니다. 반면 그들이 다른 방식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냉전시대엔 항상 제한적 규모의 핵무기 사용과 확전 관리 가능성에 대해 생각했는데요. 이제는 궁극적으로 다행히도 우리 모두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 냉전시대에 소련 지도자를 핵 암살의 표적으로 삼은 적이 없어요. 그런 건 어떤 전쟁 계획에서도 본 적이 없습니다. 북한 정권을 종식시킨다는 건 단순히 김정은이나 그의 여동생을 죽이는 것이 아녜요. 철저한 종식이란 앞서 언급한 터널과 분산된 군사 자산 등 어떤 것도 남겨놓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건 북한 전역에 핵무기를 사용해야 가능한 이야기인데요. 솔직히 제대로 이렇게 하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충분한 탄두를 사용해야만 가능하죠. 대통령에게 이런 계획을 들고 가서 “이렇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다고 합시다. 제가 대통령의 눈이 원반만큼 커질 거라고 말한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대통령은 아마 “나도 몰라, 이 사람들아”라고 말할 겁니다. 우리는 나쁜 선택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 쉬운 탈출구가 있다고 말한다면 정직하지 않은 거죠.

진행자) 우리가 방금 말한 북한 핵 사용의 불확실성 때문에 한국인들은 자체 핵무장을 원하는데요. 심지어 일각에선 남북한 모두 핵 억지력을 갖는다면 평화 공존의 가능성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인도와 파키스탄을 예로 들면서 말이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피터스 연구원) 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를 평화로운 공존의 관계로 묘사하는 데 동의할 수 없는데요. 미국은 약 반세기 동안 핵확산에 찬성하지 않았고 지금도 반대합니다. 1965년 이전에는 미국도 동맹 사이에서 핵확산을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부드러운 정책을 폈죠. 그래서 지금 영국과 프랑스도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 거죠. 이후 거의 50~60년간 그런 입장을 취하지 않아 왔어요. 우리는 대체로 핵확산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해왔고, 이는 옳습니다. 그것이 미국이 유럽에서 핵 부담을 분담한 이유이고 우리가 냉전시대 한국과 다른 곳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전술핵 시스템을 갖췄던 이유입니다. 한국이 독자적인 핵보유국이 되기 전에 미국이 서태평양에서 해상 순항미사일 같은 걸 포함해 핵 태세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보고 싶습니다. 저는 한국에 핵무기를 다시 배치하는 것에 대해 매우 개방적인데요. 또한 통합 억제 태세의 일환으로 한국 조종사가 미국 핵무기를 탑재한 한국 항공기를 조종하는 것에도 매우 열려 있습니다. 저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기 전까지는 그런 것들에 열려 있죠. 하지만 궁극적 목표는 안정과 전쟁 억지입니다. 따라서 전쟁이나 안정이 붕괴되기 전의 마지막 최선의 선택이 불행히도 한국이 독자 핵보유국이 되는 것이라면 적어도 적절한 대화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배제돼선 안 됩니다. 동의하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요.

콜비 전 부차관보) 피터스 연구원의 논리가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핵확산은 우리 동맹에도 나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나쁜 선택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을 논의 테이블 위에 올려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핵확산을 옹호하지는 않지만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의 지정학적 이익과 동맹 그리고 한국의 안보와 신뢰할 수 있으면서 현실적인 계획입니다. 핵 공유와 전술핵에 대해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저 또한 원칙적으로는 찬성합니다. 문제는 그것이 궁극적으로 미국과 미국 대통령의 통제 하에 있다는 점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북한은 궁극적인 반격 지점이 어디인지 알 겁니다. 그런 상황을 완화할 방법이 있어요. 핵무기 통제는 표면적으로 미군 몫이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일종의 사전 위임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솔직히 중국은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을 무시하고 북한도 수없이 많은 핵 협상을 망쳤잖아요. 아마 우리도 그럴 수 있다는 거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예가 한국 전쟁을 지원한 중국군입니다. 아마 우리도 이렇게 가끔은 ‘편리한 허구’를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자료사진)

진행자)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인들은 미국의 우선순위가 핵무기 비확산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다를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관습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심지어 한국의 자체 핵 보유가 미한 동맹의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몇 년 전 발언에서도 이를 암시한 적이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콜비 전 차관보)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대선 캠페인을 대변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피터스 연구원이 적절하게 말했듯이 미국의 우선순위는 핵 비확산에 있습니다. 이는 수년 동안 합리적이고 타당하며 적절한 방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의 전략적 상황과 우리의 군사적 준비 부족, 중국과 북한의 군사력 증강 등으로 인해 기존 방식은 적합하지 않은 매우 다른 상황에 처했죠. 그리고 우리가 5개 도시 등에 대해 이야기할 때 피터스 연구원의 확실히 상식적인 제안이자 현실적인 대안을 볼 때 그런 기존 방식은 신뢰성이 의심스럽습니다. 따라서 제 생각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절대적으로 옳게 요구해 온 것과 그를 지지하는 정치 운동은 상당히 넓은 미국 정치적 스펙트럼에 호소력을 가지며, 그것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물론 고립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미국의 이익이 무엇인지, 미국의 동맹을 제재하거나 동맹이 더 안전해지기 위해 취하려는 조치를 막는 것이 미국에 이익인지 생각해 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국방비를 두 배로 늘릴 수 없고 전쟁에 지친 분위기에서 말이죠. 우리는 일종의 베트남전 이후의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자신의 안보를 더 많이 책임지려는 동맹의 진지한 노력을 더 수용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기꺼이 유연성을 발휘할 때여야만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일이 될 겁니다. 동시에 저는 핵 비확산이 좋은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 우호적 핵확산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면 말이죠. 우호적인 핵확산이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해법은 진지하고 즉각적이어야 합니다. 중국, 또 잠재적으로 북한과의 전쟁 위협은 10년 내에, 어쩌면 더 빨리 발발할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부차관보와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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