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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고체연료 엔진 지상시험 성공”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다단계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시험에 참석하며 웃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사진.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다단계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시험에 참석하며 웃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사진.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에 사용할 다단계 고체연료 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괌 등 주요 미군 기지 타격 능력을 과시하며 대미 대남 압박을 높이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미사일총국과 산하 발동기연구소는 19일 오전과 오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미사일에 장착할 다단계 고체연료 엔진 지상 분출 시험을 진행했다고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보도했습니다.

이들 매체들은 시험 장면 등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시험이 ‘성공’했다며 “중대 시험의 대성공을 통해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무기체계 개발 완성의 시간표가 확정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미사일의 군사전략적 가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평가하며 “그에 대해서는 적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인 시속 6천120km 이상으로 빠르게 비행해 추적과 요격이 어렵습니다. 또 이를 연료 주입단계가 필요 없는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해 발사할 경우 기습공격 능력까지 갖추게 됩니다.

중장거리 미사일은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최대 사거리가 4천500∼5천km에 달합니다.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는 물론 미군 전략자산이 배치된 괌도 타격권에 들어갑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진행했고, 이어 올해 1월에는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탄두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이 엔진 지상 시험과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파악된 내용을 반영해 이번에 사거리를 늘린 극초음속 중장거리 미사일용 엔진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작년 11월에 시험했던 것보다 연료통이 더 길어졌습니다. 그 말은 연소시간을 늘렸다는 뜻인데 이번에 사거리를 더 늘리기 위해서 연소시간을 더 늘리고 엔진 신뢰성을 확보하는 그런 시험이 성공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지난 1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는 비행 성능 구현 여부를 검증했고 이번엔 지상 시험을 통해 중장거리 도달 능력을 검증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고체연료 기반의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의 전략적 가치가 ICBM 못지않다고 말한 것은 미국의 요격망을 돌파해 주요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권용수 국방대학교 명예교수는 북한이 조만간 해당 엔진을 적용해 실제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권용수 명예교수] “사거리를 증대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는 적용 대상을 아예 구체화시켰고. 수 개월은 걸리겠지만 조만간 괌을 타격할 수 있는 IRBM급 다단, 2단이 될 것 같아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가 있을 것으로 일단 전망을 하고.”

권 명예교수는 또 북한이 해당 기술을 ICBM급 미사일에도 적용하려 할 수 있다며 “사거리 5 8천500km인 중국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27’을 모델로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4일 종료된 미한 연합연습인 ‘프리덤실드’(FS)'에 대응해 서부지구 중요 작전 훈련기지 방문, 대연합부대 포사격 훈련 지도, 탱크병 대연합부대 대항훈련 참관, 항공륙전병부대 강하훈련 지도, 그리고 600mm 초대형 방사포 일제사격 훈련 지도 등 군사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일련의 군사 행보들은 전면전을 염두에 둔 대남 공격 시나리오에 기초해 이뤄진 것”이라며 “괌이나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핵전력 미사일 보유는 유사시 미군 개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남침 훈련의 단계 단계가 600mm 방사포는 전술핵 섞어서 재래전과 함께 한국을 공격하겠다는 것이고 그 다음 단계가 당연히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군이 작계에 따라 들어오게 돼있는데 이를 막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그렇게 일종의 순서에 따라서 자신들의 능력과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고 판단되고요.”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북한의 군사 도발이 프리덤실드 연습과 같은 미한의 군사 행동에 대한 대응 차원과 신무기 개발 계획에 따른 시험 차원의 두 개 트랙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홍 박사는 북한이 신무기 개발 차원에서 연초에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집중했고 이어 고체연료 기반 극초음속 미사일 그리고 정찰위성 발사 등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의 이번 지상 엔진 시험엔 정상회담 관련 접촉을 하고 있는 일본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양욱 박사는 북한이 지상 엔진 시험으로 일본 쪽을 향한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대체한 것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일본과의 대화 진전 여부에 따라 도발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욱 박사] “일본 쪽을 향한 실제 발사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주의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결국 북일 간 대화가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올 것이냐 거기에 따라서 북한의 도발 수위도 달라지겠죠.”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5개년 계획 기간의 전략무기 부문 개발과제들이 훌륭히 완결된 데 대해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2021년 1월 8차 당 대회에서 목표로 제시한 전략무기 개발이 마무리됐다고 선언한 겁니다.

북한은 8차 당 대회에서 대남 공격을 위한 전술핵무기,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 명중률 제고,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극초음속 미사일, 기습공격이 가능한 고체연료 ICBM, 핵잠수함과 물속에서 발사할 수 있는 핵무기, 그리고 상대 진영을 살피기 위한 정찰위성 등을 과제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들 무기 대부분은 개발이 완료됐거나 완성단계지만, 영상을 실제로 전송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 정찰위성 등 일부는 조악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이 핵잠수함을 핵 추진 잠수함이 아니고 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보면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목표들이 완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한 성과들을 보이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 교수는 김 위원장이 과제를 완결했다고 선언한 것은 지지부진한 경제 분야 성과를 덮기 위한 선전 재료로 국방 분야 성과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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