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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패널 대안, 정당성 확보 중요…다자제재 부과도 필요"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지난달 28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 표결에 앞서 미국과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스위스, 슬로베니아, 에콰도르, 몰타 등 9개국이 서명한 공동성명을 낭독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지난달 28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 표결에 앞서 미국과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스위스, 슬로베니아, 에콰도르, 몰타 등 9개국이 서명한 공동성명을 낭독했다.

이달 말 활동을 종료하는 유엔 대북제재 패널을 대체할 새 기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나라들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전 대북제재 위원이 강조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위반 행위를 공개하고 각국의 독자 제재를 다자 제재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문가패널 대안, 정당성 확보 중요…다자제재 부과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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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트르담대학의 조지 로페즈 명예교수는 18일 VOA와 영상통화에서 뉴욕 외교가에서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패널의 대안과 관련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전문가패널에서 미국측 대표로 활동했던 로페즈 교수는 “(미한일) 3국이나 심지어 유엔총회에 기반한 체제를 훨씬 뛰어넘는 다양한 영역을 모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페즈 교수] “So the interaction there, I think, is exploring a variety of areas that would go far beyond the trilateral or even UN General Assembly-based mechanism.”

로페즈 교수는 인도주의와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들 사이에서도 전문가패널 대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들도 전문가패널과 대화와 협력을 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한국과 일본 방문에서 전문가패널의 대안으로 유엔총회나 유엔 바깥의 체재를 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미한일 주도하에 같은 마음을 가진 호주, 뉴질랜드, 유럽 국가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로페즈 교수는 미한일이 주도하는 다자패널보다는 유엔총회를 활용하는 것이 더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미한일이 주도하면 중국과 러시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기타 아시아 국가들이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다른 많은 국가들과 교류하고 지속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활동의 정당성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페즈 교수] “My perfect system is a smaller unit in the General Assembly, which has a great deal of interaction with a number of existing international monitoring units that might cover the areas like international maritime illegal behavior, arms smuggling, nuclear proliferation concerns, cyber crime.”

로페즈 교수는 “가장 이상적인 체제는 총회 내에 작은 조직을 구성해 불법 해상행위, 무기 밀수, 핵 확산, 사이버 범죄 같은 분야를 다루는 다수의 기존의 여러 국제 감시기관들과 많은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페즈 교수는 유엔총회 내 이러한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 결의안 통과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알라스테어 모건 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조정관은 18일 VOA와 영상통화에서 전문가패널의 대안을 만드는 것은 “유엔 밖에서 확실히 실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모건 전 조정관] “It's certainly feasible outside the UN. You already see, other member states cooperating in areas of, of monitoring. The most, clear cut case, I think is probably the maritime evasion of sanctions where you have had, the United Kingdom, France, Germany, Canada, Australia, the Republic of Korea, Japan, others, in different combinations and sometimes, sharing information, monitoring the maritime evasion of sanctions.”

모건 전 조정관은 “이미 다른 유엔 회원국들이 제재 이행 모니터링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가장 확실한 사례는 해상 제재 위반을 감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한국, 일본 등이 다양한 조합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재 영국 대사를 지내기도 한 모건 전 조정관은 유엔총회 안에서 대북제재위 대안 체제를 만드는 것이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지 명확하지 않다며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지난 2016년 12월 유엔 총회가 창설한 ‘시리아 조사 매커니즘(IIIM)’과 같은 형식을 본 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유엔총회의 성격을 규정한 유엔 헌장 13조에 제재 관련 활동이 규정돼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불법 해상 환적 장면.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불법 해상 환적 장면.

“중러, 대북제재 위반행위 공개 중요”

모건 전 조정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지 않는 새로운 패널이 실효성이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조사 결과 공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모건 전 조정관] “Russia may be shameless, it will argue that the sanctions have passed sell-by date, the UN sanctions, it's done that already and it will, make its own case for what it does in violation of the charter or in violation of resolutions. But probably even so, it doesn't like having, evidence, put it in the public domain, about its, violations of sanctions. And China, doesn't like evidence of sanctions violations involving Chinese nationals or entities, in the public domain, either.”

모건 전 조정관은 “러시아는 뻔뻔스럽게 제재가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주장하거나 유엔 헌장이나 제재 결의 위반 행위가 정당하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러시아는 제재 위반에 대한 증거가 공개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중국도 자국민이나 단체와 관련된 제재 위반 증거가 공개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도 18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미한일이 G7, EU, 호주와 함께 유엔 제재위반을 조사하는 새로운 다자팀을 구성해 유엔 패널 기능을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 “It is important that the new multilateral team will investigate all possible incidents of non-compliance with the UNSC resolutions and identify the sanction violators, and openly publish an investigative report with detailed explanations and strong evidence.”

그러면서 “새로운 다자 조사팀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모든 가능한 사건을 조사하고 제재 위반자를 식별하고 자세한 설명과 강력한 증거를 담은 조사 보고서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미국이 제재 위반에 관한 최고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새로운 다자 조사기구는 자체적으로 독립적인 조사를 수행함으로써 미국의 역할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를 배제하는 것이 새로운 조사기구의 실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 “China and Russia may be allowed to join as observers, but they should not be allowed to join as an investigator because these two countries often have had a conflict of interest as a majority of the sanction violation incidents involved Chinese/Russian individuals and entities. Besides, these 2 governments can only sabotage the investigation as oppose to advancing the investigation, as demonstrated by their behaviors in the UN DPRK Panel since 2009.”

후루카와 전 위원은 “2009년 이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에서 보여준 두 정부의 행태에서 알 수 있듯이 두 정부는 조사의 진전은 커녕 방해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이 밖에 새로운 기구에 유엔 회원국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해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각국의 일방적 제재를 다자간 연합에 의한 다자 제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 “As many as possible willing UN Member States shall impose sanctions against the sanction violators, pursuant to their obligations under the UNSCRs.”

후루카와 전 위원은 “가능한 한 많은 유엔 회원국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 의무에 따라 위반자에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그러면서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국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로페즈 교수는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패널의 조사 결과가 큰 중요성을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페즈 교수] “Under the possibility of ongoing diplomatic efforts to stabilize the situation, the findings of the panels are very, very important.”

로페즈 교수는 “정보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어떤 목적으로 수집됐느냐는 것”이라며 “그 목적은 외교적 관여가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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