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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 “국제질서 유지에 미국 리더십 필수…일본이 함께할 것”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일본 총리가 점증하는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들의 위협 속에서 일본이 미국의 짐을 함께 나눠지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납북자 문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총리 “국제질서 유지에 미국 리더십 필수…일본이 함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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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1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일본이 함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34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미국은 결코 혼자가 아니며 일본이 늘 미국과 함께하겠다며 양국이 강력한 동맹이자 맹방이란 점을 수 차례 강조했습니다.

우선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했다”며 “일본을 포함한 각국의 안정과 번영에 관여했으며 이를 장려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은 필요한 경우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고귀한 희생을 치르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It championed freedom and democracy. It engaged, encouraged the stability and prosperity of nations, including Japan, and when necessary, it made noble sacrifices to fulfill its commitment to a better world. (중략) The world needs the United States to continue playing this pivotal role in the affairs of nations.”

이어 “세상은 미국이 국가 간의 문제와 관련해 계속해서 이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이 여러 세대에 걸쳐 구축해온 국제 질서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와 매우 다른 가치와 원칙을 가진 국가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전 세계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The international order that the US work for generations to build is facing new challenges, challenges from those with values and principles very different from ours. Freedom and democracy currently under threat around the globe.”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현재 중국의 대외적 행보와 군사적 행동은 일본의 평화와 안보뿐 아니라 국제 사회 전반의 평화와 안정에도 전례 없는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러한 도전이 계속되는 한 법치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 질서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China's current external stance and military actions present an unprecedented and the greatest strategic challenge, not only to the peace and security of Japan, but to the peace and stability of international community at large. While such a challenge from China continues, our commitment to upholding a free and open international order based on the rule of law as well as peace will continue to be the defining agenda going forward.”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불법적인 북러 간 무기 거래도 비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도 여전히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탄도 미사일을 수출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도발적이고 부당하며 잔인한 침략이 3년째 접어들고 있다”며 “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동아시아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North Korea's nuclear and missile program is a direct threat. The issue of abductions by North Korea remains a critical issue. North Korea's provocations have impact beyond the region. It has also exported it's ballistic missiles to support Russia's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greatly increasing the suffering of the Ukrainian people. Russia's unprovoked, unjust and brutal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has entered its third year. As I often say, Ukraine of today may be East Asia of tomorrow.”

기시다 총리는 그러면서 “이런 현실에서 동맹의 억지력이 신뢰할 수 있고 탄력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미일 간의 긴밀한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거의 홀로 국제질서를 유지해 온 나라라는 외로움과 피로감을 느끼는 미국인들에게 말하고 싶다”며 “여러분의 어깨에 그런 희망을 짊어지는 것이 무거운 짐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전 세계가 미국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미국이 모든 것을 혼자서, 그것도 도움 없이 해내기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리더십은 필수 불가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의 지원 없이는 우크라이나의 희망이 모스크바의 맹공으로 무너지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없다면 인도 태평양 지역이 금방 더 가혹한 현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토모다치(‘친구’란 뜻의 일본어)로서 일본 국민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여러분과 나란히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I want to address those Americans who feel the loneliness and exhaustion of being the country that has upheld the international order almost singlehandedly. I understand it is a heavy burden to carry such hopes on your shoulders. Although the world looks to your leadership, the U.S. should not be expected to do it all, unaided and on your own. Yes, the leadership of the United States is indispensable. Without U.S. support, how long before the hopes of Ukraine would collapse under the onslaught from Moscow? Without the presence of the United States, how long before the Indo-Pacific would face even harsher realities? Ladies and gentlemen, as the United States’ closest friend, tomodachi, the people of Japan are with you, side by side, to assure the survival of liberty.”

기시다 총리는 또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우주선에서 일본은 여러분의 동승자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본은 이미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며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이 인도 태평양 지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미국과 함께 동맹의 힘을 ‘투사’할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지난 수년간 변화해 왔다”며 “2차 세계대전의 참화에서 회복 중인 과묵한 동맹에서 밖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강력하고 헌신적인 동맹으로 변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본은 국가 안보 전략을 변경했다”며 “인도 태평양 지역의 미래 안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우리의 정책과 사고방식을 바꾸게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Japan has changed over the years. We have transformed ourselves from a reticent ally, recovering from the devastation of World War II, to a strong, committed ally, looking outward to the world. Japan has transformed its national security strategy. Uncertainty about the future stability of the Indo-Pacific region caused us to change our policies and our very mindset.”

그러면서 일본이 2027년 회계연도까지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대폭 증액하고 반격 능력을 보유하며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일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실시하고 있으며, 드론 탐지 시스템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120억 달러 이상의 원조를 발표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은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편에 설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정학적 환경이 변화하고 일본의 자신감도 커지면서 우리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라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외연을 확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처음에 미국의 역내 파트너가 됐고, 이제는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가 됐다”면서 “양국 관계가 이렇게 긴밀하고, 비전과 접근 방식이 일치했던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오늘날 양국의 파트너십은 양자 관계를 넘어서 미국, 일본, 한국, 호주, 인도, 필리핀 간의 3자 및 4자 협력은 물론 G7과 아세안과의 협력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8월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에 이어 공동 회견을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회의장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8월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에 이어 공동 회견을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회의장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 여름 캠프 데이비드에서 미한일 3국 정상이 모여 새로운 파트너십의 시대를 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우리는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함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미국의 리더십과 미국 경제를 믿는다”며 미국과의 경제 협력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미국의 제1위 외국인 직접 투자국”이라며 “일본 기업들은 약 8천억 달러를 투자해 약 100만 개의 미국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성장 지향적인 일본 경제는 미국에 대한 투자를 더욱 촉진할 것이며, 이는 세계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양국이 인공지능(AI), 양자, 반도체, 생명공학, 청정에너지, 우주 등 차세대 신흥 기술 개발에도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끝으로 “일본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여러분들이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함께 큰 책임을 지고 있다”며 “우리가 평화에 필수적이고, 자유에 핵심적이며, 번영의 근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신념을 바탕으로 저는 여러분에게 일본의 굳건한 동맹과 영원한 우정을 약속한다”면서 “‘미래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 우리는 현재 여러분의 글로벌 파트너이고, 앞으로도 여러분의 글로벌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I want you to know how seriously Japan takes its role as the United States’ closest ally. Together we carry a large responsibility. I believe that we are essential to peace, vital to freedom, and fundamental to prosperity.

Bonded by our beliefs, I pledge to you Japan’s firm alliance and enduring friendship. ‘Global Partners for the Future.’ We are your global partner today, and we will be your global partner in the years ahead.”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미국 의회 상∙하원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면서 입장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악수를 나눈 뒤 영어로 연설했습니다.

연설 초반 기시다 총리는 1963년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뉴욕 퀸즈에 와서 3년간 초등학교에 다닐 때 친구들이 친절하게 자신을 받아주고 도와줬다면서 어린 시절부터 미국과의 유대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60년이 지난 지금 퀸즈 주민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며 “저와 제 가족을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그때의 경험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의 오랜 친구로서 미국 독립 250주년을 앞두고 우정의 표시로 벚나무 250그루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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