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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외교장관 19일 만에 서울서 회담…“민주주의 정상회의 직전 북한 미사일 발사 규탄”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부 장관과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 제공)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부 장관과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 제공)

미국과 한국 외교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재개를 규탄하고 이런 도발이 미한일 공조를 강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오찬회담을 갖고 북 핵과 북한 문제, 지역과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심도 있고 전략적인 논의를 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전했습니다.

두 장관의 이날 회담은 지난달 28일 조 장관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워싱턴DC에서 열린 회담 이후 19일 만입니다.

회담에서는 특히 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하고자 18일 서울에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 직전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추정 비행체를 발사한 것을 규탄했습니다.

두 장관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미한일과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강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고, 블링컨 장관은 한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습니다.

두 장관은 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도 재확인했습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이 자체적으로 핵우산을 보유했다며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한 견제 의미가 담겨 있다는 분석입니다.

두 장관은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해외노동자 파견, 정제유 해상환적 등 핵과 미사일 개발에 활용되는 불법 자금줄 차단을 위한 협력도 계속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와 함께 서해에서 북한이 어떤 일방적 변경 시도를 하는 데 대해서도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시하고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에 이른바 ‘국경선’을 그어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조 장관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통일을 부정하고 있지만 한국은 자유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확장시키는 통일 노력을 계속해서 경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두 장관은 규범 기반 국제질서 수호 의지를 재확인하며 우크라이나와 중동, 남중국해, 타이완 문제 등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미한 외교장관 오찬회담에 앞서 이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한국 대통령실 페이스북)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한국 대통령실 페이스북)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4개월 만에 다시 방한한 블링컨 국무장관을 환영하며 미한 간 활발한 고위급 교류는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진화한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한미동맹은 ‘가치동맹’으로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기에 더욱 강력하다”며 “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라는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 주제에 걸맞게 더 나은 민주주의를 미래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 도발에 대한 확고한 대응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국은 항상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며 “확장억제를 지속 강화하면서 양국 간 긴밀한 조율과 소통을 이어 나가자”고 밝혔습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회식 발언에서 “권위적, 억압적 정권이 민주주의와 인권 훼손을 위해 기술을 활용하는 상황에서 기술이 민주 가치와 규범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8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8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녹취: 블링컨 장관] "Revitalizing democracy will require us to shape a technological future that's inclusive, rights-respecting, directed at driving progress in people's lives…”

블링컨 장관은 “민주주의를 활성화하려면 포용적이고 권리를 존중하며 사람들의 삶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술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발전된 디지털 기술이 중국 등 권위주의 정권에 의해 잘못 사용될 경우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출범한 것은 “민주주의 거버넌스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인식 때문”이라면서 “강력한 정치적 개방 물결이 냉전 종식 이후 전 세계에 일었지만, 지난 20년 간 민주주의는 후퇴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 부상을 견제하고 민주주의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을 도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처음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미국 이외 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은 한국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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