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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SRBM 여러 발 동해로 발사…한 달 만에 미사일 도발 재개


18일 한국 서울역 이용객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TV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18일 한국 서울역 이용객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TV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습니다. 33일만에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겁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8일 오전 7시 44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비행체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은 300여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며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 감시했고 미국과 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당국은 북한 서쪽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 3발 모두 최고 고도 약 50km로, 북동쪽으로 약 350km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국 합참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4일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지 33일 만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 도발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 1월 14일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에 이어 64일 만이고, 올 들어 두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입니다.

이번에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최소 3발 이상이고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이나 ‘북한판 에이태큼스’인 KN-24 또는 초대형방사포 KN-25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일본 측 분석대로 북한 미사일이 최고 고도 50㎞로 날았다면 탄도미사일과 비행 특성이 유사한 KN-25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양 박사는 또 비행거리를 고려할 때 한국 측 주요 군사시설을 겨냥한 도발이라며, 14일 종료된 미한 연합연습, ‘프리덤실드’(FS)에 대한 대응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평양에서 한국의 육군, 해군, 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330㎞이고 전북 군산의 주한 미 제8전투비행단이나 청주, 서산 공군 기지도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양욱 박사입니다.

[녹취: 양욱 박사] “전반적으로 계룡대 그 다음에 우리 공군의 주요 항공 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지 않나 볼 여지가 있는 것이죠.”

북한은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프리덤실드 연습 기간을 포함해 한 달 넘게 도발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프리덤실드 기간 중인 지난 6일 최전방 감시초소(GP) 점령과 일반전초(GOP) 돌파를 상정한 것으로 추정되는 병력 실제 기동훈련, 7일엔 자주포와 방사포 포격 훈련, 그리고 13일엔 신형 탱크들을 동원한 전차부대 대항 훈련을 현지 지도했습니다.

이어 프리덤실드 종료 이튿날인 15일엔 딸 주애를 데리고 한국의 공수부대에 해당하는 항공육전병부대 훈련을 지도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김 위원장의 이런 일련의 행보와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한국과의 전면전을 염두에 두고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중요 정치 행사를 배려해 도발을 자제했다가 행사가 마무리된 직후 도발을 재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 정치 군사적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는 대통령선거를 치러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선이 확정됐습니다.

중국도 지난 4~11일 주요 정치 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즉 양회를 열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입니다.

[녹취: 홍민 박사]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 정치일정을 고려해서 긴장 조성 보다는 일단 유보적으로 태도를 취했던 것을 러시아 대선이 종료됨에 따라서 다시 대응을 재개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일각에선 북한이 18일 서울에서 열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의 미한 외교장관회담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신종우 사무국장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북한이 도발 수위를 다시 끌어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연합훈련이 종료되자마자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앞으로 한반도 긴장의 주도권을 우리가 놓지 않겠다 그런 의도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에 중거리, 장거리로 이어질 수 있죠.”

북한은 오는 4월 두 번째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4월에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 등 북한의 대형 기념일과 명절이 집중돼 있습니다.

반면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김진무 교수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이 이번 프리덤실드 연습이 실기동훈련 횟수를 크게 늘리는 등 강도를 높인 것과 비교하면 약한 대응에 속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한국 국회의원 총선 등을 감안해 도발 수위를 높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자기들 나름대로는 위기 조성이 윤석열 정부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죠. 윤석열 정부가 잘 되는 것 보다 못 되는 게 자기들한테 좋잖아요. 그러니까 남한에서의 남남갈등이나 이런 평화 분위기 조성에 좀 더 도움을 주기 위해서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고 봐요.”

합참은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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