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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기존 주장 되풀이하며 평행선 유지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주석이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악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주석이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악수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북 핵 논의 내용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두 정상은 서로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면서 평행선을 유지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하지만 정상회담 뒤 의례적인 공동 기자회견과 공동성명 발표를 모두 생략했습니다.

대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이 북 핵 억지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 쏠린 관심에도 불구하고 회담 내용은 베일에 가려진 채 궁금증을 낳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양국 정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은 두 정상의 논의 내용에 대한 추정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은 대북 제재와 압박 기조를 통한 북 핵 해법을 제시하면서 중국에 대북 압박을 요청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국이 독자적으로 나서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상회담에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을 정상회담이 끝난 이후에도 반복하고 있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 트위터에서 북한 문제와 미-중 무역 분쟁 문제를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끝난 지 사흘이 지난 시점에 이런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은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면, 굳이 트위터에 중국을 압박하는 내용을 또다시 올리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류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서도 엿보입니다.

틸러슨 장관은 9일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최근 대북정책에 변화를 줬다는 사실과 함께, 중국에도 추가적 단계를 밟을 것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이 행동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압박 강화를 요청한 미국이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로 해석됩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9일 왕이 외교부장의 ‘미-중 정상회담 상황 통보’를 통해 정상회담에서 다뤄진 내용을 일부 소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핵 문제 해결 방안을 주장했습니다.

특히 북한과의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맞바꾸는 방안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중단 대신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왕이 부장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 같은 중국의 제안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6자회담 재개에도 반대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틸러슨 장관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도 지금의 상황이 북한과 협상에 돌입하기엔 맞지 않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서울을 방문 중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11일 정의당 심상정 대통령 후보와의 면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다자 테이블을 반대하기 때문에 북-미 대화를 적극적으로 주선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다웨이 특별대표의 이날 발언으로 미뤄볼 때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다웨이 대표는 “북한이 핵을 개발하지 않으면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북한이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중국도 노력하고 있지만 김정은(국무위원장)이 이를 안 받아들인다”고 심 대표에게 말했습니다.

결국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노력에 현실적 어려움이 따른다는 사실을 적극 설명했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틸러슨 장관 역시 ‘ABC’ 방송에, 중국이 정상회담 기간 중 “여러 차례 한반도의 비핵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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