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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방북 외국 전문가들 "대북제재 불구 평양 상황 안정적"


지난달 17일 북한 평양에서 시민들이 전차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북한 평양에서 시민들이 전차를 이용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한 평양의 상황은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최근 북한에 다녀왔거나 체류 중인 외국 전문가들이 전했습니다. 이들은 그러나 현 상태로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매주 수요일 깊이 있는 보도로 한반도 관련 현안들을 살펴보는 ‘심층취재,’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잇딴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유엔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북 제재를 시행하고 있지만, 북한의 수도 평양의 상황은 그리 나쁘게 보이지 않는다고 외국 전문가들이 전했습니다.

이름을 공개하기를 거부한 한 평양주재 서방 외교관은 최근 `VOA'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제재에도 불구하고 평양의 물가와 환율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9월 북한을 방문했던 일본 잡지 '주간 동양경제'의 후쿠다 케이스케 편집위원도 최근 `VOA'에 같은 상황을 전했습니다.

[녹취: 후쿠다 게이스케] "물가도 제가 보기엔 작년과 비슷한수준이고 안정적이었습니다. 환율은 시장 가격으로 1 달러에 8천원 정도로 작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VOA'에 평양 상황을 전한 외국 전문가들은 대부분 건설 공사를 언급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18일 평양 창전거리에서 해질녘 차창 밖으로 바라본 고층아파트들.

지난달 18일 평양 창전거리에서 해질녘 차창 밖으로 바라본 고층아파트들.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김일성종합대 개교 70주년 학술토론회에 다녀온 호주 국립대학의 레오니트 페트로프 교수는 평양에서는 각종 건물 공사가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레오니트 페트로프] "The surface of Pyongyang has changed a lot..."

최근 많은 건물이 새로 들어서면서 평양의 겉모습이 자신이 7년 전 방문했을 때에 비해 상당히 변했다는 겁니다.

페트로프 교수는 특히 창전거리와 려명거리 등 평양 곳곳에서 72층짜리 고층건물을 포함해 다양한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며, 상당히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8월 북한 평양 중심가에서 시민들이 육교를 건너고 있다.

지난 8월 북한 평양 중심가에서 시민들이 육교를 건너고 있다.

지난 10월 초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주제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박경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새 건물 뿐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박경애] "근데 저희가 평양에 도착했을 때 고려호텔에묵었는데, 정말 사람이 고려호텔에 많고 방이 다 없을 정도로 방문객들이 많았다. 제가 보기에는 평양에 온 투어리스트(관광객)들로 생각하는데, 굉장히 사람이 많았습니다."

호주 국립대학의 페트로프 교수는 평양 시내에 차가 많이 늘었다며, 특히 택시가 눈에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레오니트 페트로프] "Also I can tell you more about Taxi comanies..."

페트로프 교수는 평양에서 운행 중인 택시가 엄청나게 늘었다며, 평양에 택시회사가 현재 12개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또 과거와는 달리 '휘파람' 같은 북한산 택시를 자주 봤고, 요금이 매우 비싸며, 외국인도 안내자가 동행하면 택시를 탈 수 있다고 페트로프 교수는 전했습니다.

앞서의 평양주재 서방 외교관은 차량이 많아 번호판 홀짝 운행제를 시행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전과는 달리 평양시내 신호등이 많이 늘어난 것도 눈길을 끌었다고 밝혔습니다.

평양의 전력 사정도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 책임자로 일한 데 이어 보건정책 관련 자문을 위해 올해 40여일 동안 평양에 머문 나기 샤피크 박사는 평양의 최근 전기 사정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나기 샤피크] "During the time I stayed there in 2009..."

지난 2009년 평양에 있을 때는 밤에 일정한 구역에만 전기가 들어왔었는데, 이번에는 야간에 불이 많이 들어왔다는 설명입니다.

현지 사정을 전한 평양주재 서방 외교관도 특히 지난 3월 이래 전기 공급 상황이 매우 좋아졌다면서, 지금은 하루에 5분에서 6분 정도만 전기가 끊어지는정도라고 `VOA'에 전했습니다.

나기 샤피크 박사는 신용카드와 손전화 등과 관련해 급격하게 변한 평양 주민들의 생활상도 전했습니다.

[녹취: 나기 샤피크] "For the credit card, I saw almost everybody..."

비록 북한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카드지만 자신이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신용카드를 써서 놀랐다는 겁니다.

지난 5월 북한 평양의 425문화회관 주변에서 한 남성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5월 북한 평양의 425문화회관 주변에서 한 남성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자료사진)

샤피크 박사는 신용카드 뿐만 아니라 손전화를 쓰는 사람들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호텔에서 돈을 내면 언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고, 특히 현지 외국 기구 사무실에서는 제한 없이 외부 인터넷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호주 국립대학의 페트로프 교수도 평양에서 자신이 가져간 손전화에 '심카드'(Sim Card)만 넣으면 인터넷이나 국제전화가 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평양 사정을 전한 이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 대해 다양한 평가를 내놨습니다.

샤피크 박사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별 효과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나기 샤피크] "I don't think honestly that sanctions will hurt..."

제재가 성공하지도 못할 뿐더러 뜻하지 않게 북한 내 인도주의 구호작업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샤피크 박사는 제재가 시작되면서 북한의 가난한 사람과 약자들을 위한 사업에 지원되는 자금이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샤피크 박사는 북한 내부에서 분명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북한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기보다는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북한과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가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페트로프 호주 국립대학 교수는 5년이나 10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의 북한 상황이 많이 좋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레오니드 페트로프] " Byung Jin Line is good for North Korean People..."

페트로프 교수는 김정은 정권의 이른바 '병진 노선'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지만, 분명하게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핵무기 개발로 국가자원을 민간분야로 돌릴 수 있게 되면서 북한경제가 혜택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특히 외부 투자나 주변국과의 협력 없이 북한경제가 발전할 수 없는 길이 없다는 겁니다.

페트로프 교수는 경제발전을 위해 북한 정권이 지금과는 다른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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