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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깊이 보기] 사드 갈등이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


지난 25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회담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5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회담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정부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단기적으로는 사드 배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겠지만 한-중 관계의 근간을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매주 목요일 한반도 관련 뉴스를 심층분석해 전해 드리는 `뉴스 깊이 보기,'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과 중국 정부가 ‘역대 최상’이라고 평가하던 양국 관계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제재 수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국 배치 결정으로 갈등이 더욱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1992년 수교 이후 양국 관계가 최대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전면에 나서 사드 배치를 강하게 반대해왔다는 점에서 한-중 갈등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입니다.

[녹취: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해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요소는 많이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한국의 무역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압박하는 등 경제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과 함께 이어도 문제나 배타적 경제수역, 방공식별구역 문제, 서해에서의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을 방조하는 등 한국에 대해 공세적으로 나올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실제 한국에 대해 지속적이고 심각한 압박을 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의 입장에선 국내 정치적으로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냥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북 공조를 비롯해 향후 다양한 형태로 양국 간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15일 몽골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 (ASEM)에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의 리커창 총리의 회담이 없었던 것도 양국 간 냉기류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 정부가 경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국회에 출석한 한국의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입니다.

[녹취: 유일호 경제부총리]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대규모의 경제 보복이 있지 않을 것이다,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서 오지 않을까 하는 그런 예측은 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자신들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직접적으로 훼손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사드가 ‘북한 억지용’이라는 한국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중국 미사일 포위망에 한국이 사실상 편입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입니다.

[녹취: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중국이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동북아 신냉전 구도에서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의 일환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 역시 사드 배치가 실제 자신들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게임에서 카드의 일환으로 강공을 펼치고 있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사드에 대한 중국의 비난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중국은 사드 배치를 통해 미-한-일 간 안보협력이 강화되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며, 중국이 믿지 못하는 것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우려는 지난해 발간한 국방백서에서도 나타납니다. 중국은 ‘국방백서’에서 중국이 직면한 안보 위협으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아태 지역에서의 군사동맹 강화 등을 꼽고 이에 대한 군사적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4차 핵실험 이후 미국 주도의 고강도 대북 제재에 동참한 것도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막기 위한 측면이 컸던 만큼 향후 전략적으로 ‘북한 끌어안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단국대학교 이동민 교수입니다.

[녹취: 이동민 교수] “중국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반발로 대북 제재 공조를 이완할 개연성이 그만큼 더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미-중 양국 간에 긴 협의를 통해 사드 문제 등을 연계해 가면서 유엔 안보리 제재 2270을 만들어 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번 ARF에서도 그 조짐이 보였듯 중국은 대북한 제재를 전략적으로 재조정할 수 있다라는 ‘시그널링 (Signaling)’을 한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단순한 반발을 넘어 러시아와 함께 미사일 배치 강화 등 전략적 대응에 나설 경우 동북아 안보지형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 냉전시대의 ‘미-한-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를 만들어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더욱 위축되고 한반도 통일은 그만큼 더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불만 표출과는 별도로 중국이 전략적 이익 등을 고려해 한-중 관계의 근간을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입니다.

[녹취: 김한권 교수] “중국이 한국에 대해 일방적인 경제 제재를 취할 가능성은 양국 간 산업구조의 분업화와 중국이 구상하는 새로운 경제 리더십에 미칠 타격 등을 고려하면 낮아 보입니다. 또 한-중 관계가 훼손될 경우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동북아에서의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중국 정부는 동북아 지역의 전략 균형을 위해서라도 한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가 한-중 관계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는 한편 ‘북한 대 국제사회’의 구도가 깨지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정교한 외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병광 동북아연구실장입니다.

[녹취: 박병광 동북아연구실장] “사드 문제와 관련해 당당하고 원칙 있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중국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양국 간 전략적 신뢰가 깨지지 않도록 중국을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중 관계를 보다 중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에서 바라봐야지 사드 문제가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훼손되는 것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단국대 이동민 교수는 향후 6자회담을 비롯한 실질적인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회담이 가시화될 경우 사드 배치 등으로 인한 긴장국면이 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비핵화 노력을 견인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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