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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북한 정치범 수용소, 국제사회 적극 대응해야'


올해 초 공개된 북한 14호 개천관리소의 위성사진. 정치범 수용소 중 한 곳이다.
올해 초 공개된 북한 14호 개천관리소의 위성사진. 정치범 수용소 중 한 곳이다.
미국의 유력 신문이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국제사회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했습니다. 유엔 조사위원회의 활동을 계기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3일 사설을 통해 북한의 악명높은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 국제사회가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최대 20만 명이 수용된 것으로 알려진 비밀스런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이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한 채 착취와 제거의 대상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14호 개천관리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처럼 재봉틀을 망가트린 혐의로 손가락이 잘리면서도 팔목이 잘리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하는 등 수감자들은 자유의 기회를 전혀 접하지 못한 채 농장의 동물처럼 일하다 죽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신문은 특히 22호 회령관리소의 경우 과거 3만 명에 달하던 수감자들이 갑작스레 수 천 명으로 줄어들면서 수감자들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며 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어 최근 한국에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청문회가 열리고 마이클 커비 위원장은 보고서가 단순히 또 다른 유엔 자료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국제사회의 관심과 대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가령 한국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언급이 거의 없고, 미국은 대북정책에서 성공적이지 못한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만 논의를 집중하고 있다는 겁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이런 상황을 2차 세계대전 때 나치독일 정권이 운용하던 강제수용소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비교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수백 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강제수용소의 실체를 알면서도 이를 막기 위해 수용소로 향하는 철로를 폭격하지 않은 것처럼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역시 같은 결과를 맞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신문은 그러면서 미래 역사학자들은 국제사회가 수용소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으면서도 너무 적은 대응을 한 데 대해 또 다시 의아해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2일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활동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최근 한국에서 열린 국제 인권회의에 발표했던 보고서를 공개하며 조사위원회가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 혐의를 규명할 뿐아니라 책임 소재를 구체적으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권을 침해한 가해자들과 담당기구, 그리고 그 책임자들의 명단까지 밝혀야 한다는 겁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책임 소재에 대한 이런 구체적인 실증작업이 조사 결과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추가 조치와 국제형사재판소가 직면할 여러 걸림돌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또 유엔 안보리가 대북 논의에 인권 문제를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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