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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억류 미국인에 노동교화형 15년 선고


2일 한국 서울에서 케네스 배 씨 관련 외신 뉴스를 보고 있는 서울 시민.
2일 한국 서울에서 케네스 배 씨 관련 외신 뉴스를 보고 있는 서울 시민.
북한이 6개월 째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한국명 배준호 씨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북한이 대미 협상 카드로 쓰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일 배준호 씨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이 선고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30일 북한의 최고 사법기관인 최고재판소에서 재판이 진행됐으며, 해당 죄목으로는 반공화국 적대범죄 행위를 들었습니다.

북한의 노동교화형은 탄광 등의 주변에 설치된 노동교화소에 수감돼 강도 높은 노동을 하는 신체형을 말합니다.

살인이나 강도, 절도 등 일반 형사범과 사기, 횡령 등 경제범 가운데 중범자에게 선고됩니다.

노동교화형이 확정되면 10일 내에 노동교화소로 이송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씨가 선고 받은 노동교화형 15년은 이전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2009년 체포됐다 풀려난 미국 여기자 2 명은 각각 12년, 2010년 불법 입국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아이잘론 말론 곰즈 씨는 노동교화형 8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배 씨에게 무거운 형량이 선고된 것은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 “배준호 씨의 선고가 예상외로 상당히 중형이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고 특히 과거에도 이런 억류 사건이 있어서 대화 분위기 조성에 활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번 배준호 씨 사건의 선고 이것은 미국과 대화를 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합니다.”

양 교수는 북한이 여러 차례 미국인을 억류한 데 대해 그만큼 미국에 대한 압박 수단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중국에서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는 배 씨는 미국 국적자로, 지난 해 11월 외국 여행객을 인솔해 함경북도 나진항을 거쳐 북한에 들어갔으며,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북한 고아들을 촬영하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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