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6월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새로운 쿠바 정책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6월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새로운 쿠바 정책에 서명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동지중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여온 터키와 그리스가 이달 말 회담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에서 추가로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할 계획이라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쿠바가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11일 쿠바를 다시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려놓았습니다. 이번 조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불과 9일 앞두고 나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쿠바가 국제 테러 행위를 반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그러면서 쿠바가 미국인 도주자들과 콜롬비아 반군 지도자 등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범법행위를 한 미국인이나 콜롬비아 반군들이 쿠바로 도망가는 일이 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구체적인 사례로, 지난 1973년 경찰관을 살해한 후 탈옥해 쿠바로 도주한 미국 여성, 또 2019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경찰학교에 폭탄 테러 사건을 일으킨 반군 민족해방군 지도자 등을 거론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쿠바와 베네수엘라 관계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관계가 어떻다는 거죠?

기자) 미국 정부는 지금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데요. 폼페오 장관은 쿠바가 은밀히 사회주의 지도자 마두로가 계속 정권을 잡도록 도와줌으로써 베네수엘라가 국제 테러 분자들이 활동하며 살기 좋은 곳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를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고 하면, 미국 정부가 전에도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던 적이 있나 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1982년 미국 정부는 쿠바가 남미 국가들의 내란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쿠바는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역사적으로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는데요. 하지만 1959년 피델 카스트로 공산정부가 들어선 후 미국과 쿠바는 1961년 단교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반세기 만에 미국과 쿠바가 다시 국교를 수립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5년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두 나라는 외교 관계 정상화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후 미국은 반세기 넘게 취해왔던 대쿠바 봉쇄 정책을 대폭 완화했고요. 양국은 상호  대사관을 다시 개설했습니다. 그리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도 제외시켰습니다. 2016년에는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바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하는 등 양국 관계가 급속히 개선됐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양국 관계가 다시 악화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와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사회주의 3개국을 ‘폭정의 트로이카’라고 규정하며 쿠바와의 관계를 오바마 행정부 이전으로 돌려놓는 정책들을 취했습니다.

진행자) 예를 들면 어떤 조처인가요?

기자) 네. 쿠바행 직항편을 제한하고 민간 크루즈 운항을 금지하는 등 오바마 행정부가 풀었던 쿠바 여행 자유 조처를 다시 강화했고요. 쿠바 군부나 정보 당국 등과 연계된 기업과의 거래 금지, 쿠바의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국영 기업과 정부 인사들에 대한 제재 등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대쿠바 정책은 플로리다주에 많이 거주하는 쿠바계 이민자들의 지지를 많이 받았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쿠바와 단교는 하지 않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계속 쿠바에 대한 제재를 복원해왔지만, 단교를 선언하지는 않았고요. 그동안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지도 않았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퇴임을 일주일여 앞두고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올려놓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조처는 쿠바에 대해 국제 테러 행위와 미국의 사법 체제 전복 지원에 대한 책임을 묻고 중단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대쿠바 정책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거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당선인은 쿠바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유세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쿠바 정책을 신랄히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가 쿠바 국민에게 해를 끼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며, 당선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취했던 제재를 다시 돌려놓을 거라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도 제외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리는 것도 수개월의 법리적 검토 후에 이뤄지는 건데요.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한 후 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더 오랜 법리적 검토가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터키의 '오루츠 레이스' 지질탐사선.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터키와 그리스가 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동지중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터키와 그리스가 오는 1월 25일,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협상 장소는 터키 이스탄불입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구체적으로 어떤 갈등을 겪고 있는 거죠?

기자) 두 나라는 전통적으로 오랜 앙숙 관계입니다. 양국은 지중해를 둘러싸고 배타적경제수역 설정, 역내 자원 소유권 문제, 에게해 일부 섬들을 둘러싼 영유권, 영공 문제 등에서 줄곧 마찰을 빚어왔는데요. 특히 터키가 동지중해에서 천연자원 탐사에 나서면서 갈등이 더 깊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전에도 두 나라가 이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습니까?

기자) 네. 두 나라는 지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60차례나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번 달 말 회의가 61번째입니다.

진행자) 10년 넘게 두 나라가 협상을 벌였는데도 별 성과가 없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가 워낙 팽팽하게 맞서 협상은 번번이 성과 없이 종료됐고요. 지난해 다시 협상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터키가 동지중해에 천연자원 탐사선을 보내는 바람에 좌초됐습니다. 

진행자) 당시 터키 탐사선을 둘러싸고 동지중해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8월, 터키 정부는 지질 탐사선 ‘오루츠 레이스’가 터키 안탈리아 남부 인근 해역에서 천연가스 탐사에 나설 거라고 밝혔는데요. 오루츠 레이스 작업 해역이 그리스가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과 겹치면서 갈등이 고조됐고요. 그리스는 유럽연합(EU)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일부 국가들이 동지중해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프랑스와 키프로스, 이탈리아가 그리스와 함께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여기에 터키도 북키프로스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터키 탐사선이 지금도 그 해역에서 작업 중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오루츠 레이스호는 터키로 귀항해 있는 상태입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11일, 협상 재개 소식을 알리면서 오루츠 레이스호가 터키에 복귀한 이상 그리스는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리스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웃 나라인 터키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생산적인 관계”가 되길 추구한다면서, 협상 재개를 확인했습니다. 그리스 외무부는 11일 대륙붕 문제와 배타적경제수역 문제 등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터키는 나토 회원국 간의 모든 문제가 다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험로가 예상됩니다.  

진행자) 터키도 나토 회원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나토 회원국 중에서도 냉전 기간 최전선에서 공산권 국가와 대치한 주요 동맹국입니다. 하지만 최근 친러시아 행보를 보이고 시리아 쿠르드족을 공격하는 등 나토가 지향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나토 내에서 터키를 축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나토 회원국이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EU 차원의 강경한 제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일 요르단강 서안 마을 살피트에서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새로운 유대인 정착촌 건설 계획을 밝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요르단강 서안에 유대인 정착촌으로 주택 800채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중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1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밝힌 내용인데요. 이스라엘 총리실도 이날 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요르단강 서안 내 몇 군데에 유대인 정착촌을 짓겠다는 겁니까?

기자) 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모두 일곱 군데입니다. 이 가운데 1곳은 지난해 12월에 50대 여성이 팔레스타인인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던 곳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해 말에도 요르단강 서안에 정착촌을 추가로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었죠?

기자) 네. 이스라엘 정부는 동예루살렘 남동부에 있는 기바트 하마토스 지역에 주택 1천200여 채를 지을 계획이라면서 공사를 맡을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공고를 낸 바 있었습니다. 동예루살렘은 요르단강 서안에 있습니다.

진행자)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은 원래 이스라엘 땅이 아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지난 1967년에 치른 6일 전쟁에서 요르단으로부터 뺏은 뒤에 지금까지 점령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장차 독립하면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국제사회와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 유대인 정착촌을 짓는 것을 반대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엔을 비롯해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에 유대인 정착촌을 짓는 것을 불법으로 간주하고요. 팔레스타인도 여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곳에 유대인 정착촌을 속속 만들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6일 전쟁 이후에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 정착촌 140여 개가 들어섰고요. 현재 이곳에 60만 명 이상이 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대인 정착촌 문제에 미국은 어떤 자세를 보이나요?

기자) 원래는 정착촌 확대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정착촌 추가 건설을 용인할 수도 있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죠?

기자) 네. 그래서 논란이 많았는데요. 오는 20일 신임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조 바이든 당선인도 이를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바이든 당선인이 다음 주 대통령에 취임하면 이 조처를 번복할 수도 있을까요?

기자) 아닙니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대사관 이전을 번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바이든 당선인이 유대인 정착촌 확대에 앞으로 어떤 태도를 취할지 눈길이 쏠리는데요. 이번 정착촌 추가 건설이 바이든 당선인 측을 격앙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