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홍콩 자치 침해와 민주화 탄압과 관련해 중국·홍콩 관리 20여 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미·중 고위급 회담을 하루 앞두고 나온 조처인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영국이 핵탄두 수를 40% 이상 늘릴 계획이라는 소식, 유엔 시리아 특사가 10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을 종식해야 한다고 국제 사회에 촉구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과 홍콩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 국무부가 17일, 중국과 홍콩 관리 24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제재 명단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25인 가운데 1 명이자 13기 전인대 부위원장인 왕천,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유일한 홍콩 대표인 탐유충 등 고위급 인물들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국무부가 이들을 제재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홍콩의 민주주의와 정치적 자유에 대한  중국 정부의 억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제재는 지난주 중국의 조처에 따른 것으로, 미국 정부의 깊은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해 어떤 조처를 했죠?

기자) 네. 지난주 중국에서는 연중 최대 정치행사라고 부르는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가 있었는데요. 여기서 현재의 홍콩 선거제도를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률안이 압도적으로 통과됐습니다. 이 홍콩 선거제도 개편안은 상무위원회의 손질을 거쳐 조만간 입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홍콩의 선거제도가 어떤 식으로 바뀌게 되죠?

기자) 자세한 내용은 최종 법률안이 나와야 알 수 있지만 가장 큰 골자는 홍콩 입법회에 출마하는 후보 자격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홍콩 행정장관 수반을 뽑는 선거인단의 구성을 바꾸겠다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친 중국계 인사들에게 유리하고, 범 민주화 인사들의 정계 진출은 어려워져 사실상 직접선거의 의미는 퇴색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중국은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지도부는 양회 개막에 앞서, 홍콩인들의 애국심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홍콩의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일부 세력이 분리를 도모하고, 외세의 개입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과 홍콩 관리들, 앞으로 어떤 제재를 받게 됩니까?

기자) 네. 이들과 거래하는 해외 금융 기관은 제재 대상이 됩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이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 입국 금지와 자산 동결 등 제재 명단에 오른 인물들입니다.   

진행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금 아시아를 방문 중인 가운데 이런 제재 조처가 나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15일부터 일본과 한국 방문길에 나섰는데요. 일본 방문에 이어 17일 한국을 방문 중입니다. 두 장관은 아시아의 두 주요 우방과의 동맹 강화,  역내 안보와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며 일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담도 곧 있죠?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18일 한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 길에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고위급 회담을 합니다. 여기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합류하는데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중국 간 첫 대면 직접 회담이라 더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현안이 많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고조된 양국의 무역 갈등부터, 홍콩 자치 위협, 신장 위구르족 등 인권 탄압, 타이완 안보 위협, 남중국해와 항행의 자유 등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요. 이번 회담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익명을 전제로 기자들에게, 이번 미·중 고위급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중대 발표 등 아무런 성과물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또, 미국은 중국과 솔직한 대화를 바란다면서, 미국은 중국이 개선해야 할 구체적인 분야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번 회담은 앞으로 이어질 대화의 재개가 아니라 일회성 모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제재 조처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새 제재는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고 홍콩을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또, 이는 중국의 안정과 발전을 방해하는 미국의 사악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중국은 국가의 주권과 안보, 번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강력하고 적절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이 핵탄두 수를 늘릴 계획이라고요?

기자) 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6일 의회에서 영국의 새로운 국가 안보 정책을 설명했는데요. 점증하는 국제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탄두의 수를 2025년까지 40%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되면 영국은 핵탄두를 얼마나 보유하는 겁니까?

기자) 260개입니다. 당초 영국은 지난 2010년,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의 수를 계속 줄여  2020년대 중반까지는 핵탄두 보유 수를 180개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오히려 80개를 더 늘리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핵탄두를 감축한 게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조처였죠?

기자) 맞습니다. 미 군축협회 등의 자료에 따르면 1970년대까지 영국은 50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1970년 NPT가 발효된 후 지속적으로 핵탄두 보유 수를 줄여왔습니다. 영국이 핵전력 증강을 선언한 건 NPT  발효 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핵탄두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배경이 있나요?

기자) 네. 영국 정부는 이날 영국의 안보실태와 국제 위협에 관한 100여 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일부 국가는 지금 핵무기를 크게 늘리고 다양화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국제 경쟁의 증가와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 등이 모두 영국 안보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특별히 거론된 나라가 있습니까? 

기자) 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러시아가 영국에 대한 가장 중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도 영국의 경제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맞서기 위해 최소한의 핵 억제력을 보유하고 미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국은 또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 작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영국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NPT에서 영국이 탈퇴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특히 야당인 노동당의 비판이 강합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존슨 총리는 영국은 여전히 NPT를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 반응도 볼까요?

기자) 네. 세계 각국의 전직 국가수반 등 원로 정치 지도자들의 모임인 ‘더 엘더스(The Elders)도 영국의 핵 증강 계획을 비판했습니다.  메리 로빈슨 회장은 영국이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안보 위협을 말하고 있지만 이런 도전에 대한 가장 좋은 대응은 무기 통제협정을 강화하고, 핵무기 수를 줄이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영국이 가장 큰 안보 위협으로 지목한 러시아의 반응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러시아 외무부는 17일, 영국의 핵 증강 계획은 군축 통제 개념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향후 군사 계획을 세울 때 영국의 움직임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전날(16일) 트위터에, 핵 증강을 추진하는 영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우려한다고 말하는 것은 위선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 특사.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15일로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지10년이 됐는데요. 유엔 시리아 특사가 시리아 내전을 끝내야 한다고 국제 사회에 촉구했군요?

기자) 네.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중재를 하지 못하고 있어 “심히 유감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리아 내전이 인류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장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수 있다”라며 “시리아 사람들이 이번 세기에서 가장 큰 피해자들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내전이 10년 전에 반정부 시위에서 비롯됐죠?

기자) 네. 당시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을 휩쓸었던 ‘아랍의 봄’이 시리아에도 상륙하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들 시위를 잔혹하게 진압하면서 내전이 발생했는데요. 이 내전이 10년이 넘게 끝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내전이 계속되면서 특히 시리아 내 민간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5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요. 해외에서 난민이 되거나 국내에서 피난민 신세가 된 시리아인이 수백만 명에 달합니다. 페데르센 특사는 지난 10년 동안 시리아인들은 폭격과 피난, 굶주림, 그리고 독가스 공격 같은 학대나 잔학한 행위에 노출됐다면서 “그들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다치거나 불구가 되고 살해됐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내전에서 아이들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페데르센 특사는 “대부분의 아이가 하루도 전쟁 없이 산 날이 없었다”라며 “많은 아이가 음식이나 약, 그리고 교육 없이 살았고 구금되거나 전쟁에 동원돼 죽거나 다쳤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사람들의 고초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내전으로 국토가 황폐해지면서 전체 인구 가운데 반 이상이 여전히 식량이 부족하고요. 10명 가운데 9명은 빈곤선 아래 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유엔 차원에서 시리아 내전 종식 노력에 별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데요.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아사드 정권 제재와 몇몇 다른 방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 무기와 병력을 시리아에 보내 시리아 정부군을 돕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시리아 내전이 영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울한 전망도 있죠?

기자) 네.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 특사도 바로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내전이 고착화하기 전에 당사자들과 국제 사회가 실질적인 전국 휴전을 위해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겁니다. 페데르센 특사는 또 정치적인 해결책을 협상해야 하는 건 시리아 내 당사자들이지만, 국제 사회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와 미국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는 미국, 영국, 프랑스, 터키가 아사드 정부와 시리아군을 약화하기 위해 전례 없는 침략 전쟁을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아사드 정권이 평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한 발짝도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시리아 정부를 압박하라고 러시아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