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은 29일 조지아주 둘루스에서 연설했다. 행사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자동차 집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은 29일 조지아주 둘루스에서 연설했다. 행사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자동차 집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1월 20일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4월 29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전례 없는 전염병 대유행과 미국 사회의 극단적인 양분화 위기 속에 닻을 올린 바이든 행정부의 지난 100일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준비했습니다. 

“ 역대급 행정조치 발동”

조 바이든 대통령은 4월 15일 기준으로 49개의 ‘행정명령(Executive Order)’ 또는 ‘대통령 메모랜덤(Presidential Memorandum)’에 서명했습니다. 

행정명령은 의회의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연방법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 대통령의 명령으로서 시급한 핵심 국정과제를 처리할 때 사용됩니다. 대통령 메모랜덤은 일반적으로 행정명령보다는 약한 조처로 간주하지만, 정부 부처의 정책이나 방침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취임 100일 내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 기록은 다른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이는 곧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을 한시바삐 되돌리는 데 집중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같은 기간, 전직 대통령들의 기록을 보면 직전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36건,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34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2건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취임 첫날인 1월 20일,  파리기후변화협정 복귀,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 등, 17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해온 대부분 정책과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이 역시 전임 대통령들이 취임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정책의 하나였던 전국민건강보험정책인 일명 오바마 케어 폐지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 1건을 발동한 바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바이든 대통령의 첫 100일간 최대 과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극복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미국 주류 언론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연방 건물에서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을 시작으로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 대응 부실을 이유로 탈퇴한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을 천명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코로나 정책과는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그리고 취임 100일 때까지는 1억 회 분량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는데요. 이 약속은 이미 지난 3월 중순에 조기 달성됐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9일 기준, 2억3천500만 회 이상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고요. 18세 이상 미국 성인 인구의 약  54%가 적어도 한 차례 백신을 맞았습니다. 

취임 무렵 하루  4천 명대였던 사망자 수도 지금은 700명 대로 떨어졌습니다. 미국 CDC는 26일을 기해 마스크 착용 규정을 완화한 권고 지침을 내놓으며 미국의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됐음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 가운데 하나였던 공립학교 대면 수업은 각 주 정부의 방침과 맞물리면서 별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대면 수업을 하고 있는 공립학교는 전체의 절반 정도입니다.  

“외교 · 동맹 복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동맹의 복원과 글로벌 리더십의 재확립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돌아왔다. 외교가 돌아왔다”고 선언하고 “우리는 동맹을 복원하고 전 세계에 다시 관여할 것이다”라고 천명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의 주변국들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의 전통적인 동맹국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관계 재정립에 나섰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 대선 개입 논란으로 껄끄럽지만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등 전략적으로 얽혀있는 러시아와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일찌감치 통화를 마치고 뉴스타트의 재연장을 끌어냈습니다. 

그런가 하면 무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인권 등 쟁점이 산적해 있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2시간 동안 통화하며 일단 정치 베테랑의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불협화음을 빚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관계 강화에 나서며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 견제에 들어갔습니다. 또 동북아시아의 전통적 우방인 일본과 한국에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을 동시에 보내 결속을 다지는 한편, 일본, 인도, 호주와 함께 이른바 ‘쿼드’ 안보 동맹체를 통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발전과 협력을 모색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9.11 테러 20주년을 맞는 올해 9월 11일까지 아프간 주둔 병력의 철수를 완료하겠다고 천명하며 중동 지형의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른바 ‘이란 핵 합의’ 복귀를 위한 간접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북한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화에 나서기보다는 일본, 한국 등 동맹국과의 결속을 통해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인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바이든 행정부만의 뚜렷한 대북 정책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기후정책”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문제를 미국의 외교, 경제 정책과 국가 안보의 핵심 현안의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복귀한다는 행정명령은 물론 ‘키스톤 송유관 건설 사업’ 취소 행정명령에도 서명했습니다. 캐나다와의 협력 사업인 키스톤 송유관 건설은 환경운동가들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반대해온 사업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지난 22일에는 전 세계 40여 개국 정상과 재계 지도자들을 초청해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며 글로벌 리더십의 면모를 발휘했습니다. 

미국과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워온 중국과 러시아 정상도 참가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후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지난 2005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바이든 정부가 의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2조 달러 규모의 초대형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 계획에도 재생에너지부터 전기차 충전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후 부문 사업이  들어있습니다.  

“경제 회복과 무역협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직격탄 속에 출범한 경제 분야는 여전히 코로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현재 미국인 약 1천만 명은 여전히 일자리가 없으며 실업률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2.5%P 더 높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약 55만 건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희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기관들은 속속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치보다 상향 조정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조 9천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경기 부양안을 마련해 지난 3월, 의회의 승인을 받아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2조 달러 규모의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계획과 1조8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가족계획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현재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 동반자협정(CPTPP)’같은 다자간 무역협정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개별 무역협정을 선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고요. TPP는 CPTPP로 대체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00일간 대부분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되돌리는 작업을 해왔지만, 무역에 있어 당장 CPTPP 가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인종갈등과 이민정책”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인종 불평등 해소를 위한 각종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인종 갈등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또 지난달 조지아주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직접 현장을 찾아가 인종주의는 미국에 정착할 수 없고 반드시 종식되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흑인 남성 살해 혐의로 기소된 전직 백인 경찰관 재판 과정에 지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민 정책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 차이를 강조한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과제의 하나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린 일부 이슬람권 국가 국민들에 대한 입국 제한 철폐를 비롯해 ‘불법체류청소년추방유예제도(DACA)’ 재개, 저소득층 이민 문호 확대 등 대대적인 이민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대한 평가는 현재 썩 좋은 편은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완화한 이민 정책으로 불법 입국자가 증가하면서 국경 안보가 약화하고,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또 반면 인권· 사회단체들은 정부가 제대로 안전시설 등 후속 방침도 마련하지 않은 채 문호를 확대하고 있다며 또 다른 이유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취임 100일을 맞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와 평가를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