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국 워싱턴 대법원 앞에 전날 타계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추도하는 시민들이 꽃을 놓았다.
19일 미국 워싱턴 대법원 앞에 전날 타계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추도하는 시민들이 꽃을 놓았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임 대법관 인선 문제가 대선 국면에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데 따른 건데요. 자세한 상황 들여다보겠습니다. 이어서, 타계한 긴즈버그 대법관이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고요.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미국인이 절반에 불과하다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신임 대법관 인선 이야기가 정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신임 대법관을 ‘지체 없이’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암 치료를 받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전날(18일) 타계한 뒤, 이같은 발언이 나온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한 주 내로 후임자 지명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밝히고, 대선 이전에 상원 인준 투표를 실시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하는 사람에 대해 인준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사람을 지명하겠다고 합니까?

기자) 여성 법률가 중에서 고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명자는) 여성이 될 것이고, 매우 유능하고 성공적인 여성일 것”이라고 이날(19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잇빌 유세에서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대법관 후보 명단에 20명을 추가하고, 그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대법관 후보 명단에 들어있는 여성 중 한 명이 지명자가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누가 거기에 해당하나요?

기자)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항소법원 판사, 그리고 바버라 라고아 연방 순회법원 판사 등이 해당됩니다. 배럿 판사는 시카고에 있는 제7 항소법원에 재직중인데요. 만 48세 백인 여성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린 일이 주목받았고요. 보수 진영이 요구하는 총기 소유 권리 확대도 지지해왔습니다. 

진행자) 바버라 라고아 판사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라고아 판사는 쿠바 이민 가정의 딸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태어났습니다. 만 52세인데요. 현재 제11 순회법원에 재직 중입니다. 연방 판사가 되기 전에는, 최초의 쿠바계 플로리다주 대법관으로 주목받았는데요. 중남미계 출신이라는 점이 연방 대법관 인종 다양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아울러, 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플로리다의 여론을 환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공화당 쪽에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에선 반발하고 있습니다. 새 대법관 임명은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대통령이 지명을 하더라도, 상원 인준은 선거를 치른 뒤 진행해야 한다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0일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대통령)가 선거에서 이기면, 상원이 (인준을) 그대로 진행할 수 있지만, 내가 이기면 트럼프의 지명은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대선이 가까운 지금, 대법관 인준을 진행할 때가 아니라는 주장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에게 대법관 지명 권한을 주고, 인준 절차도 새로 구성될 상원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같은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그보다 강경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선 이전에 상원에서 인준 표결을 강행할 경우, 대통령 탄핵 재추진도 선택지(option)가 될 수 있다고 ABC뉴스에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대법관 인준 시점이 정치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는 중입니다. 

진행자) 민주당 측이 이렇게 시점을 문제 삼는 근거가 뭡니까?

기자) 선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 말미였던 2016년 벌어진 일인데요. 그해 2월,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갑자기 숨지면서 공석이 발생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임으로 메릭 갈랜드 당시 워싱턴 D.C. 항소법원장을 지명했는데요. 당시 야당으로 상원 다수당이던 공화당이 반발했습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인준을 진행할 수 없다면서 관련 절차를 거부한 건데요. “대선을 통해 유권자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당시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의 주장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갈랜드 대법관 지명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결국 인준이 무산됐습니다.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에 닐 고서치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는데요. 상원 인준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결국 최종 인준받아 취임했습니다. 올해 긴즈버그 대법관이 타계하면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매코넬 대표는 대법관 인준 절차를 강행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대법관 임명은 어떤 과정을 거칩니까?

기자) 크게 3단계를 거칩니다. 첫 번째,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고요. 두 번째,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인준 조사와 인사 청문회 절차 등을 진행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상원 본회의에서 최종 심의를 하고 표결을 거치는데요. 재적의원 100명 가운데 과반수가 인준 요건인데요. 그러니까 51명이 찬성하면 인준이 확정되는 겁니다. 

진행자) 현재 상원은 공화당 의원이 53명,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이 47명으로 공화당이 우세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상원의원 중에 대법관 인준에 부정적인 사람이 몇 명 있어서 대법관 인준이 이뤄질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수전 콜린스 의원과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 등이 이 일을 대선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을 차례로 밝혔는데요. 이 밖에 코리 가드너 의원과 밋 롬니 의원 등이 합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정치전문 매체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법관 인선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인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대법원의 보수-진보 성향에 관한 문제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대법관이 총 9명인데요. 긴즈버그 대법관이 타계하기 직전까지 보수 성향 5명, 진보 성향 4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진보 인사인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으로 보수 성향 인물이 들어가면, 6대 3으로 보수 쪽에 무게 추가 더욱 쏠리게 되는 거고요. 민주당은 이런 상황을 막으려 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게 대법원의 보수-진보 성향을 중요하게 여기는 배경은 뭡니까?

기자) 대법원 판단에 따라, 보수-진보 진영 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문제들의 운명이 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사례를 보면, ‘불법체류청년추방유예(DACAㆍ다카)’ 제도를 비롯한 이민 현안, ‘오바마케어’ 관련 문제를 포함한 보건 정책, 그리고 총기 소유와 임신중절 권리에 관한 소송 등이 대법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지난 18일 타계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 연방 대법관. 지난해 10월 미국 매사츠세츠주 앰허스트 대학에서 강연하던 모습이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여기서 타계한 긴즈버그 대법관,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죠.

기자) 양성평등과 진보 운동의 상징으로 꼽히던 인물이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은 긴즈버그 대법관 부고를 내면서 ‘여성운동의 아이콘(icon: 우상ㆍ상징)'이라는 제목을 뽑았고요. 워싱턴포스트는 ‘진보의 아이콘’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자층이 두터워서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RBG’라는 영문 약칭으로 불리면서 인기가 높았습니다. 

진행자) 타계한 원인은 뭡니까?

기자) 건강 문제입니다. 췌장과 폐 등에 있던 암이 전이돼서 최근 합병증 치료를 받아왔는데요. 지난 18일, 향년 87세로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암과 싸우면서도 대법원 공개 변론에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법률가가 됐습니까?

기자) 1933년 유대계 가정의 둘째 딸로 태어났는데요. 넉넉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어릴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명문 코넬대학교에 장학생으로 들어갔고, 졸업 후 하버드 법률전문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그러다가 컬럼비아 법률전문대학원으로 옮겨 수석 졸업했습니다. 

진행자)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명문 학교를 나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유대인이자 여성이자 어머니”라는 세 가지 이유가 발목을 잡았었다고 긴즈버그 대법관이 회고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럿거스 대학의 교수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이어 1972년 여성 최초로, 모교인 컬럼비아 법률전문대학원 교수가 됐습니다. 당시 양성평등과 소수인종 문제 등을 위한 변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어떻게 대법관이 됐습니까?

기자) 1993년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 대통령이 대법관으로 지명했습니다. 대법관이 된 뒤로도,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전향적인 판결을 내리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동일노동 동일임금 지급 판결과 버지니아 군사학교의 여성 입학 불허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특히 하급심에 지침을 제시하는 명확한 의견을 남겨 ‘판사의 판사’라는 명성도 얻었는데요. 긴즈버그 대법관은 대법원이 보수적인 결정을 내릴 때마다 “나는 반대한다(I Dissent)”라고 외쳤습니다. “나는 반대한다”라는 제목으로 책과 다큐멘터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타계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죠.

기자) 타계 소식이 알려진 직후, 워싱턴 D.C.에 있는 대법원 앞에 시민들이 촛불과 꽃, 편지 등을 가져다 놓으며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에도 추모 게시물들이 며칠째 올라오고 있는데요. 정치권에서도 애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등 주요 지도자들이 공식 애도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16일 상원 청문회에서 증언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나와도 백신을 맞겠다는 미국인이 약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미국인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9%가 오늘 당장 코로나 백신이 나온다고 해도 예방 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는 51%로 약간 더 높았습니다.

진행자) 관련 조사가 이번에 처음 시행된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지난 5월에도 퓨리서치센터가 같은 조사를 했는데요. 당시엔 백신이 나오면 맞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72%에 달했습니다. 그러니까 몇 개월 만에 부정적인 의견이 훨씬 높아진 겁니다. 이번 조사에서 반대로, 주사를 꼭 맞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21%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절반이나 되는 미국인이 접종을 꺼리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백신의 부작용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됐습니다. 응답자의 77%는 미국에서 개발 중인 백신이 안전성과 부작용에 대한 완벽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또 응답자의 78%는 백신 승인이 너무 급하게 진행돼 안전성과 효능이 충분히 입증되지 못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코로나 백신이 곧 나올 거라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달 중에 백신 보급을 시작할 수 있다고 몇 차례 밝혔는데요. CDC는 16일, 백신 승인이 떨어지고 난 후 24시간 안에 백신 보급을 시작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CDC 방안,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일단,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나면 보건 의료 종사자 등 필수인력에 우선적으로 접종을 한다는 계획입니다. CDC는 또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무료로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가 얼마나 되나요?

기자)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21일을 기준으로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는 681만여 명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데요. 이어 인도와 브라질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러스 확산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에선 지난여름부터 젊은 연령층에서 확진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CDC는 21살 이하 소수 인종이 같은 나이대 백인 청소년에 비해 코로나 감염률이 훨씬 높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지적했습니다. 청소년 사망자의 75% 이상이 중남미계와 흑인, 아메리카 원주민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 이유가 뭘까요?

기자) 청소년 사망자의 75%가 천식이나 비만 등 한 가지 이상의 기저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식습관이나 주거 환경 등 사회적인 요인과 더불어 소득, 교육 격차 등이 소수계 청소년의 사망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거기다 가을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대학가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대학생들 사이에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대학가가 지역 내 코로나 감염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올랐습니다. AP 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학생 거주인구가 많은 50개 대형 카운티 가운데 20개 카운티의 코로나 확진자 비율이 주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았다고 합니다. 카운티는 시보다 큰 지방 행정구역을 말하는데요. 보건 당국자들은 이들 학생이 노인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취약층에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