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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석탄 항구 움직임 다시 둔화…"경제 타격 불가피"


북한의 석탄 선적 시설. (자료사진)
북한의 석탄 선적 시설. (자료사진)

북한의 석탄 항구의 움직임이 다시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지난 2월 잠시 활발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째로, 북한 내부 경제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남포 석탄 항구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지난 11일자 위성사진에서 이 일대가 옅은 회색빛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통상 석탄가루로 인해 검정색이었던 과거와 달리 오랜 기간 석탄이 취급되지 않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겁니다.

11일 촬영된 북한 남포 석탄 항구의 모습. 석탄이 선적되는 지점(원 안)에 선박이 한 척도 없고, 일대는 회색빛깔을 띄고 있다. 자료=Planet Labs
11일 촬영된 북한 남포 석탄 항구의 모습. 석탄이 선적되는 지점(원 안)에 선박이 한 척도 없고, 일대는 회색빛깔을 띄고 있다. 자료=Planet Labs

실제로 VOA가 확인해 본 결과 해당 항구에서 마지막으로 선박이 드나는 건 지난달 25일.

그 전까지 이 항구를 드나든 선박이 4월 한 달 동안 단 1척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 40여일 동안 남포 석탄 항구에 입항한 선박은 2척에 불과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 3월9일 보도를 통해 남포 석탄 항구에 2월부터 선박 여러 척이 드나드는 움직임을 포착해 전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이 항구에서 선박의 입출항이 끊긴 뒤 나타난 첫 움직임으로, 당시를 기준으로 약 6개월 넘게 중단됐던 석탄 항구의 운영이 다시 재개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그러나 이후 남포 석탄 항에는 3월7일을 끝으로 선박들의 추가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고, 이후 항구도 다시 회색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며 장기적인 중단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선박 몇 척을 제외하면, 북한 남포 석탄항은 실질적으론 지난해 8월 이후 약 9개월 동안 석탄 선적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북한 남포 석탄항을 촬영한 지난 2월16일 위성사진. 선박 2척이 석탄을 적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료=Planet Labs
북한 남포 석탄항을 촬영한 지난 2월16일 위성사진. 선박 2척이 석탄을 적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료=Planet Labs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등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 결의를 통해 석탄을 포함한 북한의 모든 광물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의 채택에도 불구하고 남포를 비롯한 주요 석탄 항구에는 석탄 선적을 위해 3일에 한 번 꼴로 새로운 선박들이 입출항 하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이곳에서 석탄을 실은 선박이 공해상에서 석탄을 환적하는 모습을 확인해 보고서에 싣고 북한이 불법으로 석탄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2018년 석탄을 운반하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억류돼 이후 미국 법원에 의해 최종 몰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 역시 최초 석탄의 선적지는 북한 남포였습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석탄 관련 활동을 지속해 왔던 북한은 돌연 지난해 8월 관련 활동을 중단했고, 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 연이어 발생한 수해와 태풍 등으로 광산이 침수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었습니다.

현재 북한의 석탄 항구의 움직임이 끊긴 곳은 남포만이 아닙니다.

대동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송림과 대안항 등에서도 예년과 달리 석탄 선적을 위해 입항한 선박은 찾아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북한 엘리트 출신으로 중국 등에서 석탄무역업에 종사했던 탈북민 이현승 씨는 석탄의 움직임이 뜸해진 원인으로 석탄의 주 고객인 중국 측과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과 강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상황을 꼽았습니다.

다만 원인과 상관없이 석탄업에 종사하던 북한 내 주민을 비롯해 민생 경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씨] “자원무역은 정권에도 돈이 들어가지만 거기에 연결됐던 많은 비즈니스들 그리고 자원을 생산하던 생산단위들, 거기에 종사하던 사람들, 가족까지 다 영향을 받은 거죠.”

이 씨는 해외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석탄 무역업 종사자는 물론 일부 외교관들도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은 석탄 수출과 같은 밀무역 외에도 국경 봉쇄로 인해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의 공식 교역이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가 국경 봉쇄로 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북한 경제는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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