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조중우의교(왼쪽)와 압록강철교. 한국전 당시 부서져 중국 쪽만 남은 압록강철교는 관광명소가 됐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조중우의교(왼쪽)와 압록강철교.

북한과 중국의 8월 무역액이 전달에 비해 크게 줄면서 두 달 연속 뚜렷한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올해 북중간 누적 무역액은 약 20년 전으로 후퇴한 수준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8월 한달 북한과 중국의 무역 총액은 전달보다 약 65% 감소한 2천583만 달러입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북한은 이 기간 중국에 657만 달러어치를 수출하고, 1천926만 달러어치의 물품을 수입해, 전달에 비해 수출과 수입 모두에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앞서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 봉쇄 조치를 취한 지 약 한 달 뒤인 지난 3월 무역액 1천864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이후 4월과 5월 각각 2천400만 달러와 6천331만 달러의 무역액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또 6월에는 9천680만 달러까지 무역액을 늘리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7월에는 무역액 7천384만 달러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8월에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4월의 무역액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태입니다.

7월부터 북중 무역액이 계속 감소하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최근 북한 당국이 국경 봉쇄 조치를 강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VOA에 지난 7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조치가 한층 강화됐다며, 북한 당국이 외부 지원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 언론들은 국가정보원의 국회 현안보고를 인용해 북한 내 코로나바이러스 재확산 위기감이 7월부터 고조돼 최대 비상방역 체제로 전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8월 북중 무역에선 북한의 대중 수입이 수출의 하락폭보다 크다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북한의 8월 대중 수입액인 1천926만 달러는 7월의 6천586만 달러나 6월의 8천767만 달러에 비해 최대 7천만 달러, 즉 8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국경 봉쇄 직후인 3월의 수입액 1천803만 달러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반면 8월의 대중 수출액은 7월과 6월에 비해 각각 약 17%와 28% 떨어져,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크진 않았습니다.

북한의 대중 무역은 이미 국제사회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지난 2018년과 2019년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또 한 번 무역액이 급감하면서, 북한 경제가 ‘이중고’에 처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1~8월 북한의 누적 대중 무역액은 5억1천35만 달러로, 이는 2002년(1~8월)의 4억5천만 달러 이후 최저입니다.

북한이 중국과의 1~8월 무역에서 1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간 건 2004년 이후 처음입니다.

북한과 중국의 1~8월 최대 무역액을 기록한 건 40억9천700만 달러를 나타냈던 2013년이었는데, 이는 올해에 비하면 무려 약 40억7천만 달러나 많은 액수입니다.

다른 나라 상황과 비교해도 북한의 대중 무역 감소폭이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8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중국의 무역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6%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의 무역액은 70.1%나 줄어, 중국과 8월 한달간 무역 기록을 남긴 200여개 나라 중 감소폭이 가장 큽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감소폭이 베트남과 태국, 러시아 등 중국과 국경을 맞댄 다른 나라들보다 유난히 크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해관총서 자료에는 베트남과 태국의 8월 대중 무역액이 전년도보다 오히려 높아졌고, 러시아는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대중 무역이 국경지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Of course China has contiguous borders with many countries…”

브라운 교수는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이 많은 나라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이들 나라들의 대중 무역은 대부분 선박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국경지대 인근의 중국 산업체들과의 교역에 집중하면서, 무역도 열차를 이용한 형태가 가장 많다는 겁니다.

따라서 브라운 교수는 최근 북한이 국경 봉쇄조치를 강화하면서, 대중 무역 감소폭이 다른 그 어떤 나라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