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성 선양 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지난 23일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도시의 항공편과 열차편 운항을 제한한 가운데, 북한과 인접한 랴오닝성 선양 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북한 접경 도시에서도 잇달아 발생하면서, 북한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경 봉쇄에 이어 중국 당국에 탈북민 송환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3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를 인용해 이날 현재 북-중 접경 도시인 단둥에서 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닷새 만에 5명으로 늘어난 겁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는 북한과의 거래와 이동이 활발한 두만강 근처에서도 발생했습니다.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가 운영하는 ‘연변라디오TV방송국’과 ‘연변일보’는 31일, 지역 보건당국(예방통제지도소조)을 인용해 연변 내 ‘우한 폐렴’ 확진자가 31일 현재 2명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확진자가 북한 남양과 마주한 투먼(도문)시와 허룽(화룡)시에서 각각 발생해 ‘우한 폐렴’이 북한 코앞까지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이날 밝힌 연변 등 지린성과 단둥 등 랴오닝성 내 확진자는 각각 14명과 48명에 달합니다. 

북-중 무역의 최대 거점도시인 단둥과 연변에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자 북한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수의 소식통은 31일 VOA에, 북한 정부가 육-해-공 국경을 모두 폐쇄한 데 이어 중국 당국에 탈북민 북송 중단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입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탈북자를 북한에서 안 받는다고 합니다. 오늘 연락이 왔는데, 우한 폐렴 때문에 북한에서 탈북자를 보내지 말라고 해서 중국이 못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김 목사는 중국 공안당국과 연계된 관계자들로부터 소식을 들었다며, 북한 당국이 송환 탈북민들을 통한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내 한 소식통도 VOA에, 평소 탈북민 송환과 중국 내 북한 파견 노동자들, 그리고 물품 이동으로 활발하던 투먼 대교가 사실상 폐쇄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북-중 세관 등 공식 통로가 차단됐어도 밀무역은 막기 힘들다며, 이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얼어붙은 두만강 지역을 통해 이뤄지는 밀매는 뇌물을 받는 북한 군인들과 장마당에 물건을 공급하는 북한인들의 생명줄과 같기 때문에 일부 축소는 가능해도 중단은 힘들다”는 겁니다. 

한국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동호 원장은 지난달 주한 외교관 대상 강연에서 북-중 지역의 “밀매가 자유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접경 지역에서 하는 밀매를 중요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김성은 목사는 국경 폐쇄가 장기화되면 밀무역이 오히려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북한 주민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섭겠어요, 먹고 사는 게 더 무섭겠어요? 국가적으로는 국경을 봉쇄할 수 있지만, 밑바닥에서 밀수해 먹고 사는 사람들이 바이러스 때문에 당장 생계를 놓는다는 것은 어렵죠. 이런 때일수록 밀무역은 더 활성화될 것 같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앞서 VOA에 북-중 국경 봉쇄로 인한 대북 관광과 북-중 교역의 감소를 예상하며, 이번 사태가 북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 think most of the risks are downside risk for North Korea...”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유통 문제로 중국 내 물가도 오를 수밖에 없다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까지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