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국서 버넘 총리와 첫 정상회담 후 워싱턴행

2026년 7월 27일, 영국 포츠머스 해군기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군사 장비를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는 앤디 버넘 영국 총리(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앤디 버넘 신임 영국 총리는 27일 영국 해군 기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취임 후 첫 정상과의 만남인 이번 회담에서 버넘 총리는 전장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을 보호하기 위한 신형 전자파 교란 장비 '스톤클록(Stone Cloak)'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번 회동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향하기 하루 전에 이뤄졌습니다.

영국 남부 포츠머스의 부두와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HMS Queen Elizabeth)'함에서 진행된 이번 회담은 버넘 총리가 취임 후 외국 정상과 가진 첫 양자 회담입니다. 버넘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악수하며 "우리는 100% 우크라이나와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개인적으로도 100% 당신과 함께한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버넘 총리가 취임 후 수 시간 만에 전화 통화를 한 데 이어 이번 영국 방문 동안 "중요한 지원 신호"를 보내준 것에 감사를 표하며 우크라이나 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드론 공격과 미사일 공격이 격화되는 가운데, 버넘 총리는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한 모든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드론을 보호하기 위한 영국산 신형 교란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지원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버넘 총리는 이 장비가 "목표물 타격을 돕고 우크라이나인의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버넘 총리는 방문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영국은 우크라이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서 있으며, 우리의 지원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러시아는 우리의 결의를 의심해서는 안 되며, 우크라이나의 항구적이고 정의로운 평화를 이룰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태블릿 크기의 군용 등급인 '스톤클록' 교란 장비는 비행 중인 드론에 장착되면, 러시아 방공망의 추적과 표적 설정을 방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양국 간 '100년 파트너십 협정'에 따라 이 장비는 이미 수천 대가 우크라이나에 전달됐습니다.

영국 정부는 스톤클록의 우크라이나 내 실전 배치와 향후 대량 생산에 이어, 이 기술을 영국의 차세대 원거리 타격(deep-strike) 무기체계에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버넘 총리는 "스톤클록은 영국 자체 혁신의 정수이자 최전선에서 입증된 기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영국의 "전자전 기술 제공 결정에 감사하다"며, 양국 정상이 "공동 방산 생산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드론과 기타 기술 분야에서 우리는 함께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버넘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흑해에서의 향후 작전에 대비해 지난 3주간 영국에서 해상 안보∙기뢰 제거 훈련에 참여한 약 200명의 우크라이나 군인들과도 만났습니다.

영국 총리실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영국의 대우크라이나 총지원액이 333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버넘 총리의 전임자인 키어 스타머 전 총리는 이달 초 사임하기 며칠 전 키이우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스웨덴제 '그리펜(Gripen)' 전투기 16대로 구성된 1개 비행대대를 지원하기 위한 3억4천500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한편, 앞서 24일 백악관 관계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28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 스티브 위트코프 평화임무 특사,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 재개 전망에 관해 논의했으며, 며칠 내로 미국-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미국에서 만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달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국 설계의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을 우크라이나가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은 화요일 열리는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의 추모식 일정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이달 초 사망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은 28일 열리는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의 추모식 일정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이달 초 사망한 그레이엄 의원은 의회 내 대표적인 우크라이나 지원파로,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10차례나 방문하며 대러 제재와 미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력히 촉구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그레이엄 의원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릴 장례식에 앞서 거행될 추모식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