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 "러시아 유조선 쿠바 입항했어도 쿠바 제재 변화 없어"

2026년 3월 30일 캐롤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이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백악관은 30일 러시아 유조선의 쿠바 입항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대쿠바 제재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쿠바는 심격한 연료 부족과 경제난, 미국의 무역 금수 조치에 직면해 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재 정책에 공식적인 변화는 없다"며 "쿠바 국민들에게 인도적 필요를 제공하기 위해 해당 선박의 입항을 허용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레빗 대변인은 향후 추가 유조선의 입항을 허용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이러한 결정은 사안별(case-by-case)로 내려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쿠바의 마비된 경제는 극적인 정치적 변화와 지도부 교체가 선행되지 않는 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현 행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30일 새벽 쿠바에 도착한 러시아 유조선 '아나톨리 콜로드킨'호는 10만 톤의 원유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밤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에게 쿠바 국민들이 냉난방을 위한 연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당 선박이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두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지금 어느 나라가 쿠바에 석유를 보내길 원한다면, 그것이 러시아든 아니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유럽과 인도 등에 러시아산 석유 구매 중단을 압박해 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이나 다른 나라들이 그렇게 하길 원한다면 나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별다른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이어 쿠바의 반미 정권도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쿠바의 공산 정권을 상대로 미국이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쿠바 정권이 "단기간 내에" 무너질 것이라고 예측하며, 미국이 "그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쿠바에서 쫓겨난 위대한 쿠바계 미국인들"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경우 그들의 가족은 [피델] 카스트로에 의해 신체가 훼손되거나 살해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가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우호적인 인수(friendly takeover)'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백악관은 지난 1월 29일 쿠바에 대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쿠바 정권이 적대 국가와 악의적인 행위자들의 군사 및 정보 시설을 유치하며 이들과 결탁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쿠바가 미국의 민감한 국가 안보 정보를 탈취하려는 러시아의 최대 규모 해외 신호 정보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쿠바는 헤즈볼라나 하마스 같은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 단체에 안전한 은신처를 제공하고 서반구의 적대 세력을 지원함으로써 미국의 제재와 지역 안정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쿠바 정권이 정치적 반대파를 박해·고문하고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부정하며, 국민의 고통을 통해 부패한 이익을 취하는 한편 지역 전체에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퍼뜨려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대화"를 가졌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